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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Author: 마루콩
심원후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누나, 그만 좀 해.”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심원후는 자신과 강이주 사이에 심원희가 계속 끼어드는 것이 정말 지긋지긋했다.

지정애는 아들의 화난 표정을 보고 심원희의 팔을 살짝 잡아당겼다.

이제 그만 입을 다물라는 뜻이었다.

네 사람은 저마다 다른 속셈을 품고 있었다.

바로 그때, 심순남이 강이주를 향해 입을 열었다.

“우리도 이렇게 찾아온 이유가 있단다. 우리는 혼담을 다시 넣으러 온 거야.”

“장 여사님도 늘 네가 우리 심씨 집안으로 시집오길 바라지 않았니? 오늘 우리는 충분히 성의를 보이러 왔다.”

심순남의 말을 들은 강이주는 철문 밖에 선 네 사람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이윽고 입꼬리를 가볍게 올렸다.

“빈손으로 오신 성의요?”

말을 마친 강이주의 웃음에는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

혼담을 넣으러 오면서 빈손으로 찾아오는 경우는 강이주도 처음 보았다.

게다가 시간도 이미 밤이었다.

마치 남에게 보이면 곤란한 일을 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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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예준은 강이주의 상태를 숨기지 않고 구기빈에게 그대로 설명했다.구기빈의 감정도 아까보다 조금은 가라앉아 있었다.수술까지 필요하다는 말을 들은 구기빈이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화물차 운전자는 어떻게 된 거야?]현재 수사기관의 1차 판단은 일반 교통사고에 가까웠다.운전자의 생활 배경과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등을 종합하면 명백한 음주운전 상태였기 때문이다.바깥에서는 자신과 피해자의 안전을 모두 내팽개친 운전자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셌다.운전자의 배우자와 아이들에 관한 사생활까지 온라인에 속수무책으로 퍼지고 있었다.하지만 구기빈은 이번 사고가 단순한 우연이라고 믿지 않았다.유예준이 말했다. “사고 쪽은 나도 더 파볼게. 지금 제수씨 곁에는 임설 비서도 있고 배 비서도 있어. 강이주 대표님 부모님도 와 계시고 나도 여기 있으니까 너무 불안해하지 마.”유예준은 강이주 상태보다 지금 구기빈의 심리 상태에 더 신경이 쓰였다.강이주의 바이털 사인은 이미 안정된 상태였다.다만 온몸에 충돌로 생긴 상처가 있었고 복부도 다쳤다. 유예준은 진료기록까지 직접 확인했다.유리 조각의 위치가 조금만 달랐으면 자궁의 한쪽 나팔관까지 손상될 뻔했다.정말 아슬아슬하게 피한 것이었다.이마와 뺨에도 유리 조각에 긁힌 상처가 있었지만 깊지 않아 큰 문제는 없었다.현재 가장 심각하게 봐야 하는 곳은 오른쪽 발목이었다.서로 다른 부위에 미세 골절이 세 군데나 있었다.강이주가 다친 상황이라 앞으로 구기빈이 앞으로의 계획에 집중하지 못할 가능성도 컸다.구기빈이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영상통화 가능해? 나 이주 좀 보고 싶어.]유예준은 병실 안을 한 번 보고 답했다. “기빈아, 지금 제수씨 부모님도 같이 계셔. 조금 있다가 내가 몰래 사진 찍어서 보내 줄게.”현재 공식적으로 구기빈은 심하게 다쳐 치료받는 것으로 알려졌다.실제로는 연기라고 해도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안전했다.유예준은 구기빈이 강이주를 걱정하는 마음을 이해했지만, 지금 정체를 드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577화

    유리 조각을 제거하자 복부 상처에서 피가 거세게 쏟아졌다.유예준이 가까이서 확인해 보니 위치상 동맥까지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컸다.문제는 하필 그때 제일병원에서 강이주와 같은 혈액형의 혈액 보유량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었다.오후에 삼유병원 인근에서 화학물질 폭발 사고가 발생해 제일병원이 보유하던 혈액 상당량이 응급 지원으로 이미 빠져나간 상태였다.유예준이 물었다. “혈액형이 어떻게 됩니까?”간호사가 답했다. “AB형입니다.”유예준은 바로 소매를 걷었다. “응급 지정헌혈 절차 진행해 주세요. 저도 AB형입니다.”말을 마친 유예준은 간호사와 함께 채혈과 필요한 검사를 받으러 이동했다.헌혈 절차를 마친 뒤 유예준은 더 이상 수술실에 남지 못하고 간호사의 부축을 받아 밖으로 나왔다.채혈을 막 끝낸 탓인지 유예준의 안색은 평소보다 창백했다.배진호가 한 걸음 다가서며 물었다.“강 대표님은... 지금 어떻게 됐어요?”배진호는 구기빈과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배진호는 유예준을 보며 더 불안해졌다. ‘그런데 안색은 왜 저렇게 안 좋지?’유예준은 복도 의자에 앉아 채혈한 팔의 거즈를 눌렀다. “헌혈하고 나왔어요. 안에서는 처치가 잘 진행되고 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이어 강서규와 장숙연을 향해 말했다. “회장님, 사모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강 대표님은 괜찮을 겁니다.”유예준이 그렇게 말해도 강이주가 수술실에서 나오기 전까지 부모인 강서규와 장숙연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강서규는 유예준이 팔의 거즈를 누르고 있는 모습을 봤다.방금 유예준이 강이주를 위해 헌혈했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차린 강서규가 고마운 마음으로 유예준을 바라봤다. “우리 이주를 위해서 피까지 내줬구나. 고맙다.”유예준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같은 혈액형이라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어서 한 겁니다.”유예준은 정말 크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며 강서규를 안심시켰다.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장숙연은 오히려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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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575화

    유예준은 강이주에게 정말로 큰일이 생긴다면 구기빈이 어디까지 무너질지 상상하기조차 두려웠다.긴 시간동안 구호민으로부터 정신적인 압박을 받으며 살아온 구기빈은 마음속에 오래 품어 온 강이주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더 버티지 못하고 진작 무너졌을지도 몰랐다.구기빈이 꾸준히 심리 치료를 받으며 버틴 것도 결국 강이주 때문이었다.친구에게 강이주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유일한 해독제와도 같았다.강이주가 사라지면 구기빈을 완전히 진정시킬 방법도 함께 사라지는 셈이었다.유예준은 핸들을 쥔 손에 힘을 줬다. 손등의 핏줄이 도드라졌다. 길게 숨을 내쉰 뒤 말했다. “나 도착했어. 불안해하지 마. 곧 영상 연결할게.”통화를 끊은 유예준은 구기빈에게 영상통화를 걸고 카메라를 후면으로 바꾼 뒤 핸드폰을 셔츠 주머니에 고정했다.그리고 차를 길가 안전 구역에 세운 뒤 병원 신분증을 꺼내 들고 사고 현장 쪽으로 걸어갔다.현장 통제 중인 경찰에게 의료인 신분증을 보여 줬다.“의사 면허가 있고 예전에 진료도 했습니다. 구조나 응급 처치에 도움이 필요하면 들어가서 돕겠습니다.”신분을 확인받은 유예준은 현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강이주의 차를 한눈에 알아봤다.유예준은 차체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구기빈에게 말했다. “현장 안으로 들어왔어. 조수석 쪽은 심하게 찌그러졌는데 운전석은 그나마 괜찮아.”화물차 앞부분이 조수석 쪽에 깊숙이 파고들어와 박혀 있었다.그 자리에 사람이 타고 있었다면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이다.유예준이 빠르게 다가가 보니 강이주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오른발이 차체에 끼어 있었다. 구조대가 발을 빼고 사람을 꺼낼 방법을 찾고 있었다.공기에는 매캐한 연료 냄새가 짙게 퍼져 있었다.충돌 충격 때문에 대형 화물차의 연료 계통이 손상돼 기름이 심하게 새고 있었다.강이주의 발이 끼어 구조가 지연되는 동안 제일병원 구급차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대기 중이었다.출동한 응급의학과 의료진은 의식을 잃은 강이주의 바이털 사인부터 확인했다.이 정도로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574화

    강이주의 교통사고 소식이 유예준에게 전해졌을 때, 유예준은 맞선 상대와 식사 중이었다.전화는 구기빈에게서 왔다.유예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한 룸을 찾아 들어갔다.구기빈의 목소리는 심하게 쉬어 있었다. [지금 병원으로 갈 수 있어?]“강이주가 교통사고를 당했어. 제일병원 근처야.”구기빈이 애써 감정을 누르고 있었지만 유예준은 떨리는 목소리에 섞인 이주에 대한 구기빈의 염려를 바로 알아챘다.유예준은 몸을 돌려 룸 밖으로 뛰어나가며 말했다. “나 근처야. 내가 바로 갈게. 너 잘 들어. 지금 충동적으로 움직이지 마. 제수씨 상태가 어떻든 내가 반드시 안전하게 네 앞에 데려다 놓을게.”“정말 지금은 움직이지 마. 알았지? 사고는 이미 벌어졌어. 네가 지금 오든 내일 오든 우리한테 당장 달라지는 건 없어.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지?”맞선 상대를 챙길 여유도 없이 그대로 식당 밖으로 뛰어나왔다.밖으로 나오자 주변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들렸다.“들었어? 근처 고가도로에서 큰 사고가 났대. 지금 구조 중이라던데.”“화물차 운전자는 현장에서 숨졌다는 말이 있더라. 음주운전이라나 봐. 들이받힌 승용차도 심하게 찌그러졌다던데 안에 탄 사람은 괜찮으려나.”“...”사람들의 말이 여기저기서 이어졌다.유예준은 그 이야기가 구기빈에게 들리지 않게 통화 마이크 쪽을 손으로 가렸다.곧바로 차를 몰아 고가도로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통화는 끊지 않은 채 핸드폰을 차량 블루투스에 연결했다.“나 지금 현장으로 가는 중이야. 너... 괜찮아?”유예준이 더 걱정하는 건 구기빈이 강이주 사고 소식을 듣고 계획을 무시한 채 해외에서 바로 돌아오려 하는 일이었다.곁에 민서호가 있다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었다.민서호라고 해서 지금의 구기빈을 반드시 붙잡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다.구기빈의 대답이 들리지 않자 유예준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차라리 당장 사고 현장까지 날아가고 싶었다.전화 너머로는 거친 숨소리만 반복해서 들렸다. 그 소리 하나하나가 유예준의 심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573화

    구기빈은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솟은 듯 답답했다. 온몸이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처럼 굳어 있었다.공포가 한꺼번에 밀려들며 심장 한가운데가 찌르듯 아팠다.구기빈은 다른 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밖으로 뛰쳐나가려 했다.지금 당장 돌아가야 했다.“기빈아!”구기빈이 문 쪽으로 달려가려 하자 누군가 팔을 붙잡았다.구기빈은 아직 환자복 차림이었고 안색도 창백했다. 지금도 병원 안에 있었다.J시에서 이곳으로 온 뒤 구기빈은 자신으로 위장했던 사람을 비밀리에 빼돌려 안전하게 보냈다.대신 직접 병상에 누워 ‘구기빈’ 역할을 이어 가고 있었다.구기빈을 붙잡은 사람은 검은 옷을 입고 있어서 겉으로는 경호원처럼 보였다.실제로 경호원들 사이에 섞여 움직이고 있었다.구기빈이 심어 둔 사람이었다.길을 막자 구기빈은 상대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이주한테 사고 났어. 내 아내가 다쳤다고. 서호야, 나 막지 마.”민서호는 구기빈 앞을 가로막고 어깨를 눌렀다. “지금 돌아가면 안 돼. 제수씨 걱정되는 건 아는데 좀 진정해. 여기까지 간신히 공들인 계획을 네가 지금 뛰쳐나가서 다 망칠 셈이야?”방금 들린 충돌음은 구기빈 곁에 있던 민서호에게도 선명하게 들렸다.상황을 몰라도 강이주에게 큰 사고가 생겼다는 건 알 수 있었다.민서호는 즉시 J시에 남겨 둔 사람들에게 강이주의 위치와 상황을 확인하라고 지시했다.지금 자신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구기빈이 이성을 잃고 J시로 뛰어가는 걸 막는 것이었다.어차피 구기빈은 내일이면 돌아갈 수 있었다. 지금 몇 시간을 앞당긴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었다.그 판단이 강이주에게는 너무 가혹하다는 것도 알았다.구기빈은 이성을 놓아도 되지만 민서호까지 같이 흔들릴 수는 없었다.그 때문에 민서호가 구기빈과 함께 해외까지 따라온 것이었다.구기빈은 차갑게 말했다. “나 지금 그런 거 신경 쓸 여유 없어. 이주한테 가야 해. 비켜. 난 돌아갈 거야!”구기빈은 J시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바꾸지 않았다.구기빈에게는 강이주보다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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