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บทที่ 21 - บทที่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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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처음에 심원후는 백초아의 부탁을 바로 받아들이지 않았다.이 웨딩드레스는 강이주가 직접 맞춘 것이었고, 사이즈도 강이주에게 맞춰 제작된 데다, 정작 강이주 본인조차 아직 한 번도 입어 보지 못한 드레스였다.심원후는 조심스럽게 백초아의 요구를 거절했다.웨딩드레스가 아니라도 스튜디오에 가서 다른 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백초아는 겉으로는 이해한다고 말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방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고, 다시 자해를 시도했다.백초아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낀 심원후는 결국 백초아의 감정을 달래기 위해 웨딩드레스를 한 번만 입어 보라고 하며 한발 물러섰다.다만 심원후는 한 가지를 계산하지 못했다. 강이주가 웨딩 업체의 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이곳으로 올 거라는 사실이었다.심원후는 급하게 핑계를 만들어 강이주를 데리고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그런데 그때, 웨딩드레스를 입은 백초아가 그대로 방에서 나왔다.상황은 너무 빠르게 돌아갔고, 심원후는 미처 대응할 틈도 없이 두 여자를 마주했다.강이주는 눈앞의 심원후를 비웃듯 바라보며 말했다.“그래, 설명은 필요하겠네.”“나도...”심원후는 두피가 저릿해지는 기분에,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그때 백초아가 급하게 나섰다.“이주 씨, 원후 탓하지 마세요.”강이주를 향해 공손한 말투를 유지한 채 백초아는 말을 이었다.“드레스가 너무 예뻐서요. 평생 이런 걸 입어 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그래서 원후한테 부탁했어요.”“제가 잘못했어요. 원망하실 거면 저를 탓하세요. 이주 씨 드레스가 너무 예뻐서, 저도 모르게 욕심이 났어요.”겉으로 보면 모든 책임을 스스로 떠안는 말처럼 들렸다. 하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전부 강이주를 향한 도발이었다.심원후는 백초아를 등지고 있었기에 백초아의 표정을 보지 못했다.백초아는 고개를 살짝 들고, 강이주를 향해 노골적으로 도발하는 시선을 보냈다.백초아는 강이주가 예전처럼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심원후와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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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심원후를 붙잡기 위해 백초아는 이를 악물었다.그리고 그대로 몸을 던지듯 계단 아래로 굴렀다.앞서 강이주를 따라 나가던 심원후는 등 뒤에서 들려온 둔탁한 소리에 걸음을 멈췄다.심원후가 급히 돌아섰을 때, 시야에 들어온 것은 계단을 따라 굴러 내려가는 백초아의 모습이었다.“초아야!”심원후는 눈을 크게 뜨고 백초아 쪽으로 달려갔다.이미 백초아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이 상황에서 심원후는 더 이상 강이주를 붙잡고 설명할 여유가 없었다.심원후는 백초아를 안아 들고 그대로 밖으로 뛰쳐나갔다....강이주가 다시 심원후를 마주한 건 그날 오후였다.심원후는 손에 웨딩드레스를 들고 있었다.그는 강이주를 향해 말했다.“드레스... 가져왔어.”하지만 그 웨딩드레스는 말끔하지 않았다. 구겨져 있었고, 곳곳이 더러웠으며 희미하게 피가 묻어 있었다.강이주는 차갑게 심원후를 바라볼 뿐, 손을 내밀지 않았다.“버려. 필요 없어.”‘더러워진 걸 들고 와서 아무렇지도 않게 내 앞에 내미는 건 무슨 생각이지.’강이주는 스스로 묻게 됐다.‘심원후 눈에 나는 아무 가치도 없는 사람인 거지.’‘이런 상태의 물건도 거리낌없이 주려는 걸 보면...’강이주의 말을 듣고서야 심원후는 드레스에 묻은 피를 제대로 봤다.서둘러 강이주에게 오느라 드레스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못했다.심원후는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다.“원래는 더 빨리 너한테 오려고 했어. 근데 초아가 계단에서 굴렀어.”“미안해. 드레스는 다시 맞출게. 새로 하나 제작하면 되잖아.”심원후는 자세를 한껏 낮춘 채 강이주의 반응을 살폈다.이번 일은 누가 봐도 심원후의 잘못이었다.이렇게 빨리 잘못을 인정하는 심원후의 모습은 강이주에게도 처음이었다.하지만 강이주는 별다른 감정을 보이지 않았다.“버리라니까.”짧고 담담한 대답이었다.심원후는 강이주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다.아무 감정도 읽히지 않는 얼굴에, 심원후는 설명하기 힘든 거리감을 느꼈다.그래도 강이주가 그렇게 말한 이상 심원후는 들고 있던 웨딩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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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아니면 이주가 나를 그냥 적당히 넘기려는 건가?’심원후는 의심 섞인 시선으로 강이주를 바라봤다.강이주는 심원후가 직접 데려다주겠다고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잠시 생각에 잠겼다.이미 심원후와 함께 살던 그 아파트는 매수 의사를 밝힌 사람이 있었다.강이주는 지금 그 계약서를 쓰러 가는 길이었다.이 타이밍에 괜히 일이 꼬이는 건 원치 않았다.무엇보다도, 집을 파는 결정만큼은 심원후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지금 심원후의 태도를 보면, 그냥 보내 줄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예전엔 이런 거 신경도 안 쓰더니.’‘왜 이제 와서 이렇게 집요하지?’강이주는 이런 심원후가 점점 신경에 거슬렸다.잠시 후, 강이주는 심원후의 시선을 받아내며 말했다.“그럼 부탁할게.”결국 강이주는 한발 물러섰다. 어차피 심원후가 굳이 데려다주겠다면, 목적지에 도착한 뒤 적당히 빠져나올 방법을 찾으면 그만이었다.강이주는 주소를 알려 준 뒤, 뒷좌석 문을 열고 앉았다.그 모습을 본 심원후의 표정이 굳었다.‘진짜 나를 기사 취급하는 거야?’심원후는 강이주에게 앞좌석에 앉으라고 말하려다가 시선을 옆으로 옮겼다.조수석에는 백초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알록달록한 메모 스티커, 캐릭터 스티커, 그리고 ‘전용 좌석’이라고 적힌 표시까지.모든 게 백초아의 존재를 또렷하게 드러내고 있었다.심원후만 본 게 아니었다.강이주 역시 다 봤다.강이주는 눈을 들어 심원후와 시선을 마주쳤다.그 눈빛에는 숨기지 않은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그 시선에 심원후는 반사적으로 눈을 피했다.이상하게도 강이주가 그런 표정을 지을 때마다, 심원후는 설명하기 어려운 찜찜함을 느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한 채 그저 불편하기만 했다.결국 심원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시동을 걸었다.차는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에 멈춰 섰다.심원후는 곧바로 물었다.“여기 왜 와?”강이주는 차분하게 대답했다.“요즘 눈여겨보던 새 단지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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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심원후의 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마자 강이주는 걸음을 멈췄다.천천히 몸을 돌려 심원후가 떠난 방향을 묵직한 시선으로 바라봤다.강이주는 핸드폰을 꺼내 잠금을 풀었다.화면에는 방금 올린 SNS 게시물이 떠 있었다.[신혼집 보러 가는 중!]사진은 운전석에 앉아 있는 심원후의 뒷모습이었다.차가 목적지에 거의 다다랐을 때, 강이주는 일부러 한 장 찍어 두었던 사진이었다.강이주는 이 게시물을 백초아만 볼 수 있게 설정해 올렸다.차가 멈춘 뒤에도 강이주는 일부러 시간을 끌었다.백초아가 이 게시물을 보고, 분명 심원후에게 전화를 걸어 도로 불러들일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그리고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예전에는 이 방식으로 백초아가 강이주를 수차례 자극해 왔다.지금은 그 방식을 그대로 돌려준 것뿐이다.강이주는 게시물을 깨끗하게 삭제했다.흔적 하나 남기지 않았다.그제야 강이주는 안으로 들어갔다.매매계약서에 서명을 마치고 나서야 강이주는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대금은 이 두 계좌로 나눠서 입금 부탁드립니다.”강이주는 부동산 공인중개사를 향해 정중하게 말했다.강이주는 일부러 두 개의 계좌를 만들어 두었다.대금이 입금되면, 그중 한 계좌의 돈만 심원후에게 넘길 생각이었다.오랫동안 마음에 걸렸던 일이 하나 정리되자 강이주는 곧바로 아파트로 향했다.강이주는 이사업체를 불러, 백초아가 들여놓았던 가구들을 전부 실어 나르게 했다.목적지는 쓰레기 처리장이었다.그런 다음 강이주는 아파트의 전자 도어락 비밀번호를 전부 바꿨다.변경된 비밀번호는 부동산 공인중개사에게만 전달했다.집 안을 한 번 더 둘러본 뒤, 강이주는 미련 없이 돌아섰다....강이주는 부모님 댁으로 향했다.마침 장숙연 여사가 외출을 마치고 돌아오고 있었다.얼굴에는 은근한 미소가 떠 있었다.강이주의 모습을 보자 장 여사는 반갑게 다가왔다.“딸, 원후랑 화해한 거야?”강이주는 고개를 저으려 했다.하지만 장 여사는 이미 강이주의 손을 붙잡은 상태였다.“그럴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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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장 여사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는 듯 강이주에게 이것저것 당부했다.장 여사는 심원후가 다시 강중그룹을 도와준 것만 봐도 강이주가 이제 화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장 여사의 말을 듣는 동안, 강이주는 입술을 꼭 다물고 있었다.어떤 이야기들은 아무리 말해 봐도 장 여사와는 통하지 않는다는 걸 강이주는 이미 알았다.그래서 더 답답했다.강이주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장 여사는 다시 말했다.“내가 지금 너한테 말하고 있잖아. 듣고 있기는 하니?”강이주가 이런 태도를 보이자, 장 여사는 속이 타들어 갔다.혹시라도 딸이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을까 봐 장 여사는 다급한 마음에 강이주의 팔을 잡아당겼다.“말 좀 해 봐.”강이주는 장 여사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알겠습니다.”그 외의 말을 해 봐야 장 여사는 듣지 않을 게 뻔했다.강이주는 더 말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적어도 이렇게 하면, 귀는 좀 편해지니까.강이주는 심원후에게 일부러 잘 보일 생각은 없었지만, 장 여사의 부탁을 완전히 거절할 수도 없었다.결국 강이주는 절충안을 택했다.주방에서 옆에서 거들기만 했다.마지막 요리가 식탁에 올라갈 즈음, 심원후가 늦게 도착했다.심원후는 강이주를 한 번 보고는 말했다.“일이 있어서 좀 늦었어.”강이주는 고개만 끄덕였고, 굳이 할 말은 없었다.장 여사는 얼굴 가득 웃음을 띠었다.“괜찮아, 괜찮아. 딱 맞게 왔네. 자, 밥 먹자.”그러고는 강이주를 향해 말했다.“이주야, 원후 국 좀 떠 줘.”강이주가 움직이기도 전에 심원후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제가 할게요.”심원후는 직접 국을 떠서 먼저 강이주 앞에 내려놓았다.“이주야, 천천히 먹어.”그리고 다시 한 그릇을 떠서 장 여사에게 건넸다.“어머님도 드세요.”장 여사는 흐뭇한 표정으로 그릇을 받았다.“자네도 많이 먹어. 이제 우리 집도 자네 집이라고 생각하게. 편하게 먹어.”그러면서 장 여사는 강이주를 향해 계속 눈짓을 보냈다.심원후를 좀 더 챙기라는 신호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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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얼마 지나지 않아 강이주는 백초아에게서 또 다른 메시지를 받았다.이번에도 내용은 다르지 않았다.백초아와 심원후가 지나치게 가까워 보이는 사진이었다.강이주는 핸드폰 화면을 잠시 바라보다가 아무 표정 없이 그대로 캡처해 저장했다.그렇지만 마음속에는 어떤 파문도 일지 않았다.강이주는 감정의 흔들림 없이 해야 할 일을 계속해 나갔다. 집 문제는 이미 정리했고, 아직 손봐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었다.원래는 다음 날 사람을 만나기로 되어 있었지만, 이튿날 아침 일찍, 도하늘의 전화가 강이주를 깨웠다.강이주는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전화기 너머로 도하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단체 채팅방 보셨어요?]“아니. 무슨 일인데?”강이주는 그제야 정신이 또렷해졌다.전화를 스피커로 전환한 뒤, 곧바로 단체 채팅방을 열었다.이 채팅방은 과거 ‘심쿵 다이어리’ 게임 개발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었다.방장은 심원후였다.채팅방 안은 이미 소란스러웠다.누군가가 새로 추가된 뒤,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혀 있었다.[게임 테스트도 코앞인데, 갑자기 낙하산을 꽂아 넣는 게 말이 됩니까?][우리는 몇 달을 밤새워가며 작업했는데, 그 결과물로 남 좋은 일 시키는 거예요?][저는 강 대표님만 믿습니다. 강 대표님이 직접 말씀해 주세요.][저도 강 대표님만 믿어요.][저도요.][저도...]...[그래서 강 대표님은 어디 계신가요?][...]강이주는 채팅방에 쏟아지는 멘션을 확인하며 위로 스크롤을 올렸다.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려는 참이었다.그때 도하늘이 다시 말을 이었다.[심 대표님이 사람 하나를 갑자기 끌어들였어요. 그러고는 공개적으로 그 사람이 기획팀 팀장이라고 발표했어요.][기존 팀원들 다 반발 중이에요. 몇 달 동안 다 같이 고생했는데, 심 대표님이 마음대로 끼워 넣고, 기획팀장 이름도 그 사람으로 올린다고 하니까요.][대표님, 원래 테스트 정식 오픈 이후에 내부에서 기획팀장 선발하기로 했잖아요. 심 대표님은 왜 이런 결정을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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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도하늘 역시 마음으로는 이미 알고 있었다.심원후가 직접 백초아를 단체 채팅방에 초대했고, 또 직접 나서서 발표까지 한 이상, 그건 명백하게 백초아를 보호하겠다는 뜻이었다.심원후는 분명 백초아를 지켰다.하지만 그 방식은, 강이주의 체면을 밟고 올라선 보호였다.‘강 대표님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네.’‘이게 무슨 약혼자라는 사람이 할 짓이야.’도하늘은 옆에서 보기에도 강이주가 너무 억울하다고 느껴졌다.강이주는 조용히 숨을 내쉬며 말했다.“이미 벌어진 일이야. 하늘 씨도 개인감정은 일에 섞지 말고, 알겠지?”도하늘은 강이주의 말이 자신을 위한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네, 대표님. 알겠습니다. 그런데... 대표님은 괜찮으세요?]“괜찮아. 진짜로.”강이주는 웃으며 대답했다.강이주는 정말로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심원후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으니, 자신의 체면을 신경 쓰지 않는 것뿐이었다.‘체면이 돈이 되나?’게임이 예정대로 출시되고, 몇 달을 고생한 사람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는다면,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었다.강이주에게는 팀원들의 수고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훨씬 중요했다.통화를 마친 뒤, 강이주는 다시 단체 채팅방을 열었다.그리고 직접 메시지를 남겼다.[전체 공지합니다. 새로운 팀원의 합류를 환영합니다. 또한 심 대표님의 지원 덕분에 게임이 일정에 맞춰 출시될 수 있게 된 점, 모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심 대표님은 미스틱레벨의 최대 투자자이고, 이번 결정에도 분명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몇 달 동안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이어 강이주는 다시 한번 메시지를 보냈다.[이 게임은 저 혼자 만든 게 아닙니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분의 노력과 시간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그래서 더 잘되길 바랍니다. 심 대표님의 뜻도 이해해 주시고, 함께 힘을 모아 주셨으면 합니다. 감사의 의미로 작은 이벤트 준비했습니다. 곧 출시니까 분위기 좀 살려 봅시다. 모두의 적극적인 호응과 참여 바랍니다.]강이주는 단체 채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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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월요일 아침, 강이주가 미스틱레벨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심원후가 백초아를 데리고 먼저 와 있었다.사무실 안에는 사람들이 제법 모여 있었고, 여기저기서 낮은 목소리로 웅성거리는 소리가 이어졌다.아직 가까이 가지도 않았는데, 도하늘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심 대표님, 이건 강 대표님 오신 다음에 이야기하시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심원후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그 옆에 선 백초아는 어딘가 억울한 기색을 띠고, 작은 목소리로 반복해서 말했다.“그만해요.”공기는 눈에 띄게 가라앉아 있었다.“무슨 일이야?”강이주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앞으로 나오며 굳어 있던 분위기를 끊었다.도하늘은 강이주를 보자마자 곧바로 다가왔다.“대표님, 오셨군요. 심 대표님이 대표님 사무실을 백초아 팀장님께 쓰게끔 한다고 하셔서요.”백초아의 갑작스러운 합류만으로도 내부 불만은 충분히 쌓여 있었다.그런데 출근하자마자 강이주의 사무실까지 내놓으라는 말이 나오자, 비서인 도하늘이 가장 먼저 반발했다.미스틱레벨의 다른 직원들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그래서 자연스럽게, 강이주 사무실 앞에서 심원후와 대치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었다.도하늘의 말을 들은 강이주는 고개를 들어 심원후를 바라봤다.강이주의 시선을 받은 심원후는 코끝을 만지며, 헛기침한 뒤 설명했다.“네 사무실이 북향 남향 다 트여 있고, 채광도 좋잖아. 초아한테 더 맞을 것 같아서.”강이주의 사무실은 넓었고, 볕도 잘 들었다.처음 이 사무실을 정할 때도, 심원후가 직접 강이주의 사무실로 골랐다.그때 심원후는 강이주가 기분 좋게 일해야 효율도 오른다며 웃었다.그런데 이제 와서 그 사무실을 백초아를 위해 내놓으라고 하고 있었다.강이주가 미스틱레벨을 위해 해 온 일들은,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그래서 심원후의 결정은 더욱 반감을 살 수밖에 없었다.강이주는 주변의 불편한 시선을 느끼며 심원후 뒤에 반쯤 숨어 있는 백초아를 힐끗 바라봤다.그리고 다시 심원후를 보며 입꼬리를 아주 옅게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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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강이주는 백초아의 속셈을 모를 리 없었다.이런 수법을 백초아는 이미 여러 번 써먹었고, 심원후는 늘 그 수에 넘어갔다.하지만 강이주는 달랐다.심원후는 미간을 찌푸린 채 강이주를 바라봤다. 갈수록 이 여자를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심원후는 당연히 강이주가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다. 자기 사무실로 옮기게 해 주겠다고 하면, 망설임 없이 받아들일 줄 알았다.사실 심원후가 자기 사무실을 내주겠다고 한 데에는 속내가 있었다.최근 백초아 때문에 강이주에게 소홀히 한 걸 알고 있었고, 이번 기회에 관계를 조금이라도 만회해 보려는 계산이었다.그런데 강이주는 고민조차 하지 않고 거절했다.이건 심원후의 예상 밖이었다.심원후의 눈빛이 서서히 차가워졌다.결국 단호하게 말했다.“네 사무실 물건 다 내 사무실로 옮겨. 이 방은 초아가 쓰는 걸로 하고, 이걸로 끝이야.”심원후는 더 이상 여지를 주지 않았다.그리고 주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뭣들 해? 강 대표 짐 옮기는 거 도와. 설마 내가 직접 나서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사람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이내 모두의 시선이 강이주에게 쏠렸다.강이주는 손짓으로 잠시 기다리라는 신호를 보냈다.그리고 심원후를 바라봤다.“심 대표님, 지금 이건 결정이야? 최대 투자자라는 위치에서 나한테 사무실 비우라고 명령하는 거고?”강이주는 심원후의 대답을 기다렸다.그 말이 심원후의 귀에 몹시 거슬렸다.좋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강이주는 단번에 상황을 권력 문제로 만들어 버렸다.‘왜 이렇게 말이 안 통하지?’심원후의 속이 점점 답답해졌다.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네가 어떻게 받아들이든 상관없어. 요즘 왜 이래? 꼭 그렇게 비꼬아야 해?”강이주는 시선을 거뒀다.“알겠어. 이해했어.”“심 대표님이 사무실을 내놓으라는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거절하겠어?”강이주는 곧바로 도하늘을 불렀다.“하늘 씨, 여기에 있는 직원 몇 명에게만 부탁해. 내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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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강이주가 막 짐을 전부 옮기고 나오자마자, 심원후의 비서가 곧바로 백초아를 데리고 들어와 사무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각종 화분과 초록 식물들, 공기청정기까지 하나둘씩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마치 온 회사에 공표라도 하듯 요란한 움직임이었다.이미 불만이 쌓여 있던 미스틱레벨 내부 분위기는 그 장면으로 인해 더욱 거칠어졌다.하지만 강이주가 한 번 눈빛을 주자, 모두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렸다.누구도 더 이상 나서지 않았다.잠시 후, 심원후가 백초아와 함께 다시 미스틱레벨로 돌아왔다.심원후는 사무실 문 앞에서 말했다.“먼저 둘러봐. 마음에 안 드는 거 있으면 말하고.”백초아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번졌다.“다 마음에 들어. 전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야.”“원후야, 고마워. 괜히 나 때문에 번거롭게 한 건 아닌지 모르겠네.”그리고 덧붙였다.“나 예전에 프로그래밍도 배웠잖아. 오래돼서 좀 낯설 뿐이지, 다시 감 찾으면 이주 씨 일도 많이 도울 수 있을 거야.”백초아가 강이주의 이름을 입에 올리자, 심원후는 무심코 유리창 쪽을 바라봤다.강이주의 자리는 한쪽 벽면이 전부 투명 유리로 되어 있었다.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지만, 안에서는 공용 사무 공간이 훤히 내려다보였다.심원후의 시선은 구석 자리에서 모니터를 바라보며 일에 집중하고 있는 강이주에게 멈췄다.간간이 동료들이 노트북을 들고 다가와 이야기를 나누면, 강이주는 하던 일을 멈추고 차분하게 설명해 줬다.심원후는 그런 강이주를 오래간만에 본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심원후가 미스틱레벨에 직접 나오는 일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처음 강이주가 게임 회사 미스틱레벨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도 심원후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투자를 결정한 것도 사업성보다는 강이주와의 관계 때문이었다.돈을 벌든 말든, 심원후에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하지만 심원후는 알았다.강이주는 이 회사에 진심이었다.그래서 모든 걸 직접 챙겼고, 하나하나 신경 썼다.그때 심원후는 돈 좀 써서 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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