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빈은 강이주의 말에 맞춰 곧장 세 번이나 부정했다.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원래 좋지 않았던 장세영의 표정은 더 참담해졌다.그러나 구기빈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예전부터 장세영에게 그런 식으로 부르지 말라고 수없이 거절해 왔다.그런데도 장세영은 고치지 않았다.강이주의 화가 묻어난 말을 들은 구기빈은 장세영에게 차가운 시선을 던졌다.“나랑 너는 아무 관계도 없어. 네가 누군데 이렇게 친한 척이야? 내 아내도 나를 그렇게 부른 적 없는데, 네가 뭔데.”마치 충성을 보이기라도 하듯, 구기빈은 강이주의 허리를 안은 채 뒤로 물러났다. 장세영이 더러운 것이라도 되는 듯한 행동이었다.그 뒷걸음질을 본 류남정의 입꼬리가 움찔했다.‘아예 연기에 빠졌네?’‘그런데 이상하게 보기가 좋은데?’강이주도 구기빈의 행동에 웃음이 났다.연기를 맞춰 주는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구기빈은 너무 진심 같았다.두 사람이 주고받는 말에 장세영의 안 좋던 표정은 점점 일그러졌다.“가자. 돌아가자.”구기빈은 고개를 돌려 강이주에게 부드럽게 말했다.눈빛은 다정했고, 방금 전 차갑게 말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강이주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구기빈의 움직임에 맞춰 자연스럽게 구기빈의 품에 기대었다.두 사람은 그렇게 가까운 자세로 다시 연회장으로 돌아갔다.장세영은 창백했다가 붉어졌다가 하면서 두 사람의 뒷모습을 원망스럽게 바라보았다.류남정은 바로 따라 들어가지 않고, 장세영을 조용히 살핀 뒤 선의로 말했다.“장세영 씨, 그렇게 오래 쫓아다녀도 안 되는데, 왜 굳이 자기 사람이 아닌 남자에게 매달려요?”전에 류남정은 임해승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구기빈을 집요하게 쫓아다니는 재벌가 아가씨가 있고, 구기빈과 대학 동창이라고 했다.하지만 구기빈에게는 그때도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장세영을 대하는 태도는 얼어붙은 강처럼 차가웠고, 가까이 다가갈 틈조차 주지 않았다고 했다.구기빈에게 접근하려고 이 장씨 집안 아가씨가 거액을 들여 RG그룹과 협력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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