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공식 발표나 다름없는 그 글은 강이주의 SNS를 순식간에 떠들썩하게 만들었다.[희라: ??? 그러니까 우리 오빠가 드디어 성공한 거야? 말도 안 돼. 이렇게 바로 잡혔다고? 나 왜 하나도 안 믿기지?][류남정: 구 대표, 드디어 바라던 일을 이루셨네요. 축하드립니다.][유예준: 제수씨, 제수씨, 제수씨! 아, 드디어 마음 놓고 부를 수 있네요. 참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임설: 벌써 공식 발표예요? 우리 대표님을 이렇게 데려가신 건가요? 아니, 이렇게 큰 우리 대표님을 이렇게 데려가 버리시다니. 구 대표님 대단하시네요!][...]평소 연락이 뜸하던 지인들까지 댓글창에 줄줄이 축하를 남겼다.강이주는 댓글을 훑어보기만 하고 따로 답을 달지는 않았다.옆에 앉아 있던 구기빈은 고개를 쭉 빼고 당당하게 강이주가 올린 SNS를 들여다보았다.그러더니 핸드폰을 꺼내 SNS에 들어가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남겼다.[여보!!!!!]강이주가 새로고침을 하자 구기빈의 댓글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특히 뒤에 붙은 느낌표들을 보자, 강이주의 시야 끝에 꼬리 펼친 공작새처럼 뿌듯해하는 구기빈의 표정이 잡혔다. 강이주는 저도 모르게 웃었다.이어 구기빈의 댓글을 눌러 포옹 이모티콘 하나를 답글로 남겼다.그 일을 마친 뒤 강이주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구기빈은 강이주의 답글을 확인하고 활짝 웃었다. 강이주의 손을 잡은 채 바보처럼 웃기만 했다.‘별나라’로 돌아오자마자 구기빈은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짐을 강이주 쪽으로 옮기려고 했다.배진호가 구기빈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강이주는 두 사람을 보다가 배진호에게 말했다.“배 비서님, 제가 도와드리면 돼요. 하실 일이 있으시면 먼저 가셔도 됩니다.”배진호는 눈치 하나만큼은 빠른 사람이었다. 강이주의 말을 듣자마자 구기빈이 입을 열기도 전에 바로 대답했다.“회사에 처리할 일이 꽤 남아 있어서요. 저는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말이 끝나기도 전에 배진호의 모습은 벌써 사라지고 없었다.유능한 비서라면 대표에
문자를 보내고 난 뒤, 강이주는 곧바로 번호를 차단했다.심원후처럼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강이주 말 한마디에 정말 목숨을 내려놓을 리 없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다만 잊을 만하면 전화와 메시지로 속을 뒤집어 놓는 심원후의 방식이 역겨웠다.강이주는 이대로라면 백초아에게 연락해 진행 상황을 재촉하고 싶을 정도였다.계속 이렇게 흘러가다가는 더 기다릴 인내심이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았다.“왜 그래?”강이주의 기색이 달라진 것을 알아챈 구기빈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강이주는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돌려 구기빈에게 웃어 보였다.“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우리 관계를 공개할까 생각하고 있었어.”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이상, 강이주는 숨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구기빈의 마음속 불안을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 공개가 구기빈에게 조금이라도 안심이 된다면 강이주는 얼마든지 그러고 싶었다.구기빈은 말하지 않았지만 강이주도 알고 있었다. 구기빈이 아니었다면 강중그룹을 넘겨받은 뒤 모든 일이 이렇게까지 순조롭게 굴러가지는 않았을 것이다.강이주는 둔한 사람이 아니었다. 구기빈이 뒤에서 얼마나 든든하게 지켜 주고 있는지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마음을 솔직하게 인정한 만큼, 강이주도 할 수 있는 한 구기빈에게 잘해 주고 싶었다.강이주의 말을 들은 구기빈은 금세 눈빛이 살아났다.구기빈은 기대가 가득한 눈으로 강이주를 바라보았다.“정말 공개해도 돼? 당신이 싫으면 조금 더 늦춰도 괜찮아.”정작 구기빈은 그 일에 지나치게 매달리고 있지는 않았다.어쨌든 바라던 대로 강이주의 마음을 얻었으니, 공식 발표를 하든 말든 구기빈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물론 강이주가 공개를 원한다면 구기빈은 기쁠 수밖에 없었다.구기빈은 강이주의 뜻을 존중했다.강이주는 구기빈의 마음을 느끼고 가만히 머리를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이어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공개하자. 당신하고 내가 남들 눈을 피해야 할 사이도 아니잖아.”“당신과 나는 혼인신고까지 마친 합법적인 부부야.
배진호는 이미 병원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강이주와 구기빈이 손을 잡고 나오는 모습을 본 배진호의 얼굴에 호기심 어린 미소가 떠올랐다.“대표님? 이제 밖에서 대놓고 ‘사모님’으로 불러도 되는 겁니까?”강이주는 놀란 눈으로 배진호를 보았다.‘배 비서도 기빈 씨가 예전부터 나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나?’배진호의 한마디에 강이주는 다시 민망해졌다.구기빈은 배진호를 슬쩍 보면서 말했다.“이번 달 보너스 두 배.”배진호가 활짝 웃었다.“와우! 우리 대표님 통이 크십니다. 감사합니다, 사모님.”강이주는 조용히 시선을 피했다.구기빈은 배진호에게 강이주를 놀라게 하지 말라고 눈짓을 했다. 괜히 겁을 먹게 하면 보너스는 고사하고 월급까지 깎아 버릴 기세였다.절친의 눈빛을 알아본 배진호는 순박하게 웃었다.배진호가 운전대를 잡았고, 강이주와 구기빈은 뒷좌석에 앉았다.구기빈은 차에 타자마자 강이주의 손을 잡았다. 마치 강이주가 자기 곁을 떠날까 봐 두려운 사람처럼.강이주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그가 손을 잡도록 내버려 두었다.구기빈은 고개를 돌려 강이주를 바라보았다.“언제 우리 집으로 들어올 거야?”두 사람은 관계를 분명히 했고, 함께하기로 했다.그렇다면 같이 사는 것도 지나친 일은 아니다.강이주는 잠시 생각하고 대답했다.“우리 집이랑 당신 집, 걸어서 몇 걸음 거리잖아. 같이 있는 거랑 다르지 않아.”“달라.”구기빈이 바로 반박했다.“난 아내를 항상 돌보고 싶어.”지금도 강이주와 바로 옆집에 살고 있긴 했다. 하지만 구기빈은 눈을 뜨자마자 강이주를 보고 싶었고, 같은 지붕 아래에서 살고 싶었다.강이주는 남자의 시선을 마주하며 뭔가 얘기하려고 했다.그런데 입을 열기도 전에 구기빈이 먼저 말했다.“우리 집으로 오기 불편하면 괜찮아. 그럼 내가 당신 집으로 가면 돼.”말을 마친 구기빈은 배진호에게 말했다.“진호야, 내 짐 이주 집으로 옮겨 줘. 앞으로 나 거기서 지낼 거야. 어디로 찾아오면 되는지 알지?”“네.”배진호는 두
구기빈은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은 집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늘 스스로를 억누르며 강이주에게 다가갔다.원하는 것을 얻은 뒤 더 많이 가지려 하다가는 강이주가 숨이 막힌다고 느낄까 봐 두려웠다.그 답답함이 강이주를 겁먹게 만들고 자신에게서 도망치고 싶게 할까 봐.구기빈이 가장 바라지 않는 것은 강이주를 다치게 하는 일이었다.그 생각을 하자 강이주의 가슴이 아프게 조여 들었다.그래서 먼저 손을 뻗어 가만히 구기빈을 끌어안았다. 얼굴을 구기빈의 품에 깊이 묻은 채 강이주가 조용히 말했다.“나... 정말 생각을 많이 했어. 앞으로 우리 함께 가자. 난 안 떠나. 절대 안 떠날게. 맹세해.”구기빈의 불안과 절제가 자신으로 인해 묶일 수 있다면, 강이주는 괜찮다고 생각했다.어쩌면 다시는 구기빈처럼 자신을 좋아해 주는 남자를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이 세상에서 구기빈보다 좋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그 사실을 깨닫자, 강이주의 마음은 구기빈을 향해 세차게 뛰었다.적어도 지금 이 자리에서 강이주는 분명히 구기빈과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자신의 마음이 말해 주고 있었다. 바로 구기빈을 좋아하고 있다고.강이주는 구기빈이라는 남자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강이주가 먼저 안으면서 부드러운 말이 귓가를 감싸자, 구기빈의 손이 살짝 떨렸다.그녀는 앞으로 함께 가자고 했다.절대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맹세한다고 했다.구기빈에게 그 말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고백이었다.처음 강이주에게 속마음을 꺼냈을 때, 구기빈은 심장이 터질 것처럼 긴장했다.자신이 강이주를 겁먹게 할까 두려웠지만, 전부 말해 두지 않으면 언젠가 강이주가 자신의 소유욕에 놀라 도망치려고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 두려웠다.그런 상실감을 구기빈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구기빈은 강이주가 거절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강이주는 구기빈의 고백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함께 가자고 말했다.구기빈에게 그 사실은 꿈만 같았다.눈을 뜨면 사라질지도 모르
강이주의 말을 듣자 구기빈의 마음은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가 없었다.구기빈은 이 날을 오랫동안 혼자서만 상상해 왔다.혼인신고를 제안해 강이주를 자신의 곁으로 끌어들인 그때부터, 구기빈은 긴 싸움을 각오했다.강이주를 놓아줄 생각은 없었다.그런 날이 정말 오자, 구기빈의 마음 깊은 곳에 눌러 두었던 욕심이 미친 듯이 자라났다.구기빈은 예리한 눈으로 강이주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신이 정말 생각을 끝낸 거라면, 나한테 걸려든 뒤에는 도망칠 기회는 더 이상 없어.” “내 마음은 아주 좁아서 당신 한 사람밖에 못 담아. 당신이 스스로 들어오겠다고 했다면, 떠날 생각도 못 하게 할 거야.”“내 고백을 받아들이는 거라면, 이번 생은 나와 묶이는 거야. 당신이 도망갈 생각이라도 하면...”앞으로 다가온 구기빈은 오른팔로 강이주의 허리를 감아 가볍게 끌어당기면서, 강이주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하게 속삭였다.“내 곁에서 도망치면 당신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쇠사슬로 묶어서 내 곁에 가둬 둘 거야. 영원히...”“그래도 나랑 해 볼래? 당신이 말한 ‘사귀어 보자’는 말은 내게는 내 고백을 받아들였다는 뜻이고, 나와 함께하겠다는 뜻이야.” “당신이 동의한 뒤에는 후회해도 절대 못 물러.”그 말과 함께 허리를 감은 손에 힘이 조금 더 들어갔다.강이주의 몸이 구기빈과 빈틈없이 붙었다.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이어졌다.“나는 소유욕이 강해. 당신이 나와 함께하겠다고 하면, 이번 생에는 나를 떠날 수 없어. 그래도 나와 함께할 거야?”구기빈은 속마음을 꺼내 강이주 앞에 놓았다.강이주를 겁먹게 하려는 게 아니었다.강이주를 향해 품은 자신의 소유욕과 갈망을 그녀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자신의 집착을 숨기지 않을 생각이었다.어쨌든 언젠가는 강이주도 그 사실을 알고 마주해야 할 테니까.그래서 그는 강이주가 준비가 되기를 바랐다.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과 함께하기로 한다면, 두 사람은 평생 서로 묶여서 살 것이다.구기빈은 자신이 강이주의 손을 놓는 건 단 한
강이주는 자신의 손을 쥔 구기빈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가는 걸 느꼈다.마치 자신이 손을 놓을까 봐 겁을 내는 것처럼.그 생각이 들자 강이주의 마음 한쪽이 시큰해졌다.강이주는 말없이 구기빈이 자신의 손을 잡도록 두었다.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침에 병원에 왔다가 배진호와 마주친 임설이 차를 주차장에 놔 두고 배진호의 차로 병원을 떠나서, 차는 그대로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었다.엘리베이터는 금세 주차장에 도착했다.강이주는 여전히 구기빈에게 손을 잡힌 채 구기빈의 뒤를 따라갔다.“기빈 씨.”강이주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구기빈의 이름을 불렀다.걸음을 멈춘 구기빈도 뒤를 돌아보면서,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강이주를 바라보았다.“응, 왜?”구기빈은 강이주의 표정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마음속에는 불안이 피어올랐다.‘설마...’구기빈이 더 생각하기 전에, 강이주가 고개를 들어 구기빈의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나를 좋아한다고 했던 그 말, 지금도 유효해?”“항상 유효해.”남자의 눈빛은 잔뜩 긴장되어 있었다. 구기빈은 웃음을 머금은 강이주의 눈을 마주했다.불안감은 이내 믿기지 않는 기대감으로 바뀌었다.‘갑자기 이 질문을 한 게 내가 생각하는 그것 때문일까?’솔직히 구기빈은 감히 그쪽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이 강이주의 뜻을 잘못 읽을까 봐 두려웠다.원래 강이주가 이렇게 빨리 자신의 고백을 받아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그래서 오래 쫓아다닐 각오도 이미 해 두었다.강이주가 곁에 다가오는 걸 허락해 주기만 한다면, 사귀자고 허락하든 하지 않든 구기빈에게는 큰 차이가 없었다.그저 강이주 곁에 머물면서 지켜주고 아껴주고 싶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겼고, 더 많은 건 바라지 않으려고 했다.강이주는 구기빈의 손에서 손을 빼냈다.손바닥이 비어 버리자, 구기빈은 마음까지 비어 버린 것처럼 실망감이 밀려왔다.눈앞의 남자를 똑바로 바라보는 강이주의 목소리는 진지했다.“기빈 씨, 나 당신한테 마음이 움직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