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Bab 361 - Bab 370

498 Bab

제361화

구기빈은 아예 속마음을 다 털어놓았다.강이주가 싫어하지만 않는다면 구기빈은 정말 강씨 집안의 데릴사위가 돼도 괜찮았다.구기빈의 이 한심하리만큼 단호한 말에 구호민은 다시 분노했다.구호민은 구기빈을 손가락질했다.“너... 이 불효자식. 네가 더 사랑에 미친 놈이구나. 여자 하나 때문에 남자로서의 자존심도 버려? 데릴사위 같은 말을 네 입으로 꺼내? 구씨 집안을 뭘로 보는 거냐?”구호민은 당장이라도 앞으로 나서서 이 못난 아들을 후려치고 싶었다.정말 자신을 화병으로 쓰러뜨리려고 작정한 것만 같았다.구기빈은 차갑게 웃었다.“아버지께서 저를 어디에 두셨는지에 맞춰 저도 구씨 집안을 거기에 두겠습니다. 받은 만큼 돌려드려야 공평하지 않겠습니까?”“또 하나, 경고는 한 번만 하겠습니다. 이주에게 손댈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기거나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다치면 전부 아버지 책임으로 돌릴 겁니다.”구기빈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아버지, 저 건드리지 마십시오. 제가 미칠까 봐 저 자신도 무섭습니다.”“언젠가 너무 몰아붙여서 아들이 아버지를 해치는 일이 벌어져도, 그때 가서 저를 원망하지는 마세요.”차갑게 떨어진 한마디에 구호민은 분노하면서도 말을 잇지 못했다.구호민의 머릿속에 구기빈이 열세 살이던 해가 떠올랐다. 구기빈의 반항과 거부에 분노한 구호민은 그를 죽도록 때렸고, 구기빈은 거의 숨이 끊어질 만큼 맞았다.결국 구기빈은 참아 온 원한을 터뜨리며 미친 사람처럼 구호민을 칼로 찔렀다.그 칼은 복부 깊숙이 들어갔다.조금만 빗나갔더라면 신장까지 다쳤을 것이다.그 일 이후 구호민은 구기빈을 어느 정도 경계하게 됐다.이번에도 구기빈이 그 일을 은근히 꺼내자, 구호민의 거친 기세가 조금 누그러졌다.구기빈의 눈빛은 더 어둡게 가라앉았다.그때 구기빈의 전화가 울렸다.그 소리가 부자 사이의 대치를 끊어 냈다.구기빈은 화면을 내려다보았다. 강이주에게서 온 전화였지만 받지 않았다.구호민 앞에서 받을 수는 없었다.자칫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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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공항 안.강이주는 VIP 라운지에서 안내 방송을 들었다.폭우가 이미 시작됐고, G시에는 폭우에 우박까지 쏟아진다고 했다. G시로 향하는 모든 항공편이 취소되어 운항이 불가능했다.강이주는 지금 G시로 갈 수 있는 환승편이 있는지 문의하고 있었다.오늘 안으로는 반드시 G시에 가야 했다.처음에는 G시 근처 도시로 먼저 날아간 뒤 거기서 다시 이동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하지만 날씨 탓에 G시 공항이 언제 다시 열릴지도 알 수 없었다.강이주는 점점 초조해졌다.그때 핸드폰이 울렸다.강이주는 안내 데스크 직원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전화를 받았다.[나야.]구기빈 쪽 배경음은 조금 소란스러웠다.구기빈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지금 어디야?]그때 강이주의 귀에 또 다른 안내 방송이 들렸다. 바로 놀라서 물었다.“설마... 공항이야?”[뒤돌아봐.]구기빈이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그 말에 강이주가 뒤를 돌아보자, 핸드폰을 든 채 서 있는 구기빈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구기빈은 전화를 끊고 강이주 쪽으로 천천히 걸어왔다.강이주도 그를 향해 걸어갔다.“어떻게 여기 있어?”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반가움이 묻어났다.강이주의 앞에 서자, 구기빈은 큰 손을 뻗어 바로 그녀를 품에 안았다.강이주는 구기빈에게서 묻어나는 피로를 느낀 듯했다.강이주는 눈앞의 남자가 자신을 안고 있도록 가만히 두고, 위로하듯 어깨를 토닥였다.구기빈은 잠시 강이주를 안고 있다가 놓아주었다.구기빈은 고개를 숙여 강이주를 바라보았다.“비랑 우박 때문에 G시는 항공편이 전부 멈췄어.”“응.”강이주가 조용히 대답했다.이어 원자재 문제를 구기빈에게 설명했다.구기빈은 미간을 좁히고 말했다.“기차로 가면 아직 늦지 않아.”구기빈은 그렇게 말하며 핸드폰을 꺼내 G시행 고속열차 표가 있는지 확인했다.항공편은 멈췄지만 열차까지 멈췄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강이주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맞다. 왜 고속열차로 G시에 갈 생각을 못 했을까!공항 옆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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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강이주는 예전에 구기빈을 두고 떠돌던 말들을 떠올렸다.그를 ‘냉혈한’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적지 않았지만, 구기빈은 RG그룹에 들어온 뒤 거의 쉬지 않고 일했다.명절날 가족 식사를 마친 뒤에도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회사 일을 처리했다는 말까지 있었다.그야말로 일중독자의 표본 같았다.강이주는 가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명절에도 정말 그렇게 바쁜 일이 있을까 의심하곤 했다.실제로 구기빈이 바쁜 것은 맞지만, 명절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일해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가족 식사는 어디까지나 구계배 부부의 체면을 세우기 위한 자리였을 뿐이다.구기빈은 그저 구호민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강이주는 아직 그 사실을 몰랐다.다만 구기빈의 말을 듣고 가볍게 놀리듯 말했다.“그럼 나랑 G시에 가는 것도 결국 일하러 가는 거잖아.”본질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구기빈은 바로 반박했다.“내 여자랑 같이 가는 건 다르지.”구기빈에게는 강이주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그 한마디에 강이주의 웃음이 더 깊어졌다.“그럼 일 끝나면 우리 G시에서 조금 돌아다니자. 패션쇼 끝나면 근처 도시로 여행도 가자.”물론 강이주는 구기빈의 일정에 맞출 생각이었다. 시간이 없다면 나중에 가도 됐다.구기빈은 진지하게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럼 돌아가면 웨딩 촬영부터 할까?”전에 구기빈은 강이주에게 웨딩드레스 디자인을 꽤 많이 보내 두었다. 강이주는 아직 답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그 말을 듣고서야 강이주도 그 일이 떠올라서 금세 멋쩍어졌다.“그래. 우리 남편이 원하는 대로 하자.”구기빈은 강이주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눈 감고 좀 쉬어. 아직 두 시간 넘게 가야 해.”열차는 이미 출발한 뒤였다.구기빈의 시선을 느끼며 강이주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사실 조금 졸렸다.구기빈이 곁에 있자 강이주는 마음 놓고 눈을 감을 수 있었다.구기빈은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옆자리의 강이주를 오래 바라보았다.눈빛은 부드럽고 다정했다.열차가 G시 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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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두 사람이 호텔에 도착했을 때는 빗줄기가 조금 약해져 있었다.G시에 처음 도착했을 때처럼 비바람이 몰아치고 천둥 번개가 치던 상황은 아니었다.하늘은 여전히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었지만, 내리는 비의 양은 확실히 줄었다.구기빈은 호텔 프런트로 가서 핸드폰 주문 내역을 열어 보였다.“예약했습니다.”직원은 QR코드를 확인하고 등록을 마친 뒤 구기빈에게 룸키를 건넸다.“객실 키입니다. 88층입니다. 포시즌스호텔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필요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객실 서비스로 연락 주세요.”“감사합니다.”구기빈은 짧게 인사하고 객실 키를 받아 강이주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건물 전체가 호텔이었다.구기빈이 예약한 곳은 프레지덴셜 스위트 룸이었다.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었고, 카드키만 태그하면 바로 올라갈 수 있었다.엘리베이터가 88층에 도착하자 구기빈은 88호 객실을 찾아 카드키를 찍고 들어갔다.객실의 불을 모두 켠 뒤 구기빈이 강이주에게 말했다.“먼저 머리 좀 말려. 생강차도 올려 달라고 할게.”구기빈이 계속 강이주를 감싸고 있었지만 비가 워낙 거셌다.강이주도 꽤 보호를 받았는데도 조금 젖어 있었다.“당신부터 옷 갈아입어. 다 젖었잖아.”강이주는 구기빈을 자세히 살폈다. 다행히 다친 왼팔은 젖지 않았다.구기빈은 왼손으로 강이주의 어깨를 감싸고 오른손으로 우산을 들고 있었다.강이주의 말을 들은 구기빈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그녀를 욕실 쪽으로 밀었다.“당신부터 정리해.”말투에는 거절을 허락하지 않는 단호함이 있었다.강이주는 어쩔 수 없이 구기빈의 말을 따랐다.강이주는 욕실에서 젖은 부분을 정리했다.구기빈은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어 옷 두 벌을 보내 달라고 했다.구기빈이 막 지시를 끝냈을 때, 강이주가 머리를 수건으로 닦으며 나왔다.강이주가 구기빈에게 말했다.“옷 벗고 일단 여기 가운으로 갈아입어. 내가 머리 말려 줄게.”말하면서 강이주는 앞으로 다가가 구기빈의 재킷 단추를 풀었다.강이주가 고집을 꺾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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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말하자면 구기빈과 강이주는 언제든 진창엽을 찾아갈 수 있었다.“당신이 같이 와 줘서 정말 다행이야.”강이주는 구기빈이 준비해 둔 모든 일에 감탄을 숨기지 못했다.출발 전 강이주는 진창엽에게 이미 연락했었다. 상대는 강이주가 직접 간다는 말에 분명 당황한 기색이었다.통화하는 동안 진창엽은 말을 흐리기만 했고, 핵심은 끝내 말하지 않았다.그 태도 때문에 강이주의 의심은 더 커졌고, 직접 확인하겠다는 생각도 더 굳어졌다.진창엽은 항공편이 멈췄다는 메시지도 강이주에게 보냈다.지금 진창엽이 공장에 있는 건 비 때문에 갇혔을 수도 있고, 이렇게 큰비가 내리고 항공편까지 취소됐으니 강이주가 오고 싶어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여겼을 수도 있었다.강이주가 지금 찾아가면 상대는 분명 허를 찔릴 것이다.강이주는 G시에 도착하면 이쪽을 잘 아는 사람에게 연락해 공장까지 데려다 달라고 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은 구기빈이 모든 일을 미리 준비해서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강이주가 생각한 문제를 구기빈은 이미 다 떠올려 두었다.정말 대단했다.강이주는 옆의 구기빈을 보며 눈을 반짝일 수밖에 없었다.구기빈은 그런 강이주를 향해 살짝 웃었다.옷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호텔로 도착했다.세탁과 건조까지 끝난 상태였다.강이주와 구기빈은 옷을 갈아입고 바로 공장으로 향했다....진창엽은 눈앞에 나타난 강이주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어떻게 된 거지?’‘비행기는 멈췄을 텐데... 어떻게 온 거지?’강이주는 진창엽의 의문을 알아챈 듯 웃으며 말했다.“기차 타고 왔습니다.”진창엽은 말문이 막혔다.‘그 생각을 왜 못 했을까?’진창엽은 곧 아부 섞인 웃음을 지었다.“강 대표님, 기차로 오실 거면 말씀이라도 해 주시지 그러셨어요. 제가 기사를 보내서 역까지 모시러 갔을 텐데요.”진창엽은 얼굴로는 웃고 있었지만 마음에 없는 말을 하고 있었다.처음 강이주가 직접 오겠다고 연락했을 때부터 진창엽의 속은 이미 불안했다.강이주가 찾는 실크 새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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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진창엽은 어색하게 웃었다.“강 대표님, 정말 죄송합니다. 그 실크 새틴은 진짜 없습니다. 저희 같은 작은 공장에는 대체할 만한 새틴도 없고요.”눈빛에는 미안한 척하는 기색이 섞여 있었다.대체 원단이 아예 없다는 말은 사실일 수가 없었다.예전에 생산할 때 진창엽 쪽에는 금박 가공이 들어가지 않은 실크 새틴도 일부 있었다.하지만 심순남이 이미 말을 해 둔 이상, 진창엽은 그 뜻을 거스를 수 없었다.진창엽은 강이주가 회사를 넘겨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대표라고 들었다. 적당히 둘러대면 넘어갈 수 있다고 여겼다.강이주는 진창엽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사장님, 정말 없습니까?”강이주는 처음에는 좋게 대화해 보려고 했다.하지만 진창엽의 반응을 보니 여전히 사실을 말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강이주는 진창엽 쪽에 그 실크 새틴이 분명히 남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예전에 강중그룹에서 전통적인 무드를 살린 의상 라인에 이 원단을 쓰려고 한 적이 있었다.당시 강중그룹은 진창엽의 업체에서 상당한 양을 구매했다.나중에 해당 의상이 다른 원단으로 제작되면서, 그 실크 새틴은 그대로 진창엽의 창고에 남겨졌다.당시 회사는 이미 대금의 3분의 2를 지급했고, 진창엽 측과 보관 계약도 체결했다. 원단은 진창엽의 창고에 맡기고 진창엽이 강중그룹을 대신해 보관하기로 한 것이다.언젠가 강중그룹에서 그 원단이 필요해지면 남은 3분의 1 대금을 지급하고 원단을 가져가기로 되어 있었다.계약상 진창엽은 강중그룹의 원단을 임시 보관할 뿐이었다. 임의로 처분할 권한이 없기에, 전부 팔아 버리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했다.강이주가 오기 전, 임설은 이미 그 계약서를 찾아 전자 파일로 스캔해 강이주의 메일로 보내 두었다.강이주가 처음부터 그 얘기를 꺼내지 않은 것은 굳이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적지 않은 물량이 진창엽의 창고에 묶여 있었다.진창엽은 강이주가 이 정도로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그런데도 진창엽은 계속 버텼다.“정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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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하지만 강이주는 진창엽의 말에 흔들리지 않았다.강이주는 차갑게 진창엽을 바라보았다.“그렇게 끝까지 버티시겠다면 경찰을 부르죠. 적지 않은 금액의 원단이 사장님 쪽에서 사라졌는데, 책임은 그쪽에서 지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진창엽은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경찰요? 지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십니까? 그 물건은 분명 그쪽 회사에서 가져갔습니다. 저한테 뒤집어씌우지 마세요.”“대표님이 인수인계 받으면서 누군가에게 속은 건지 누가 압니까? 왜 그걸 저한테 떠넘기십니까?”강이주는 진창엽의 말에 헛웃음이 나올 뻔했다.“제가 사장님과 심순남 회장 사이의 더러운 거래를 모른다고 생각하십니까?”“사장님 사촌동생이 한때 심원희 곁에 붙어 다녔고, 사장님이 강중그룹 협력 업체가 된 것도 그 관계 때문이었죠.”“예전에 강중그룹에서 한 의상을 대량 생산했는데, 판매 전에 원단 품질이 기준에 못 미친다는 게 드러났습니다.”“그 원단 공급 업체가 바로 사장님이었고, 검사 보고서도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강이주는 차갑게 웃었다.“김태용이 그 일을 덮었다고 해서 다 끝난 줄 아셨습니까?”진창엽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강이주가 그 일까지 알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빌어먹을...’김태용은 모든 자료를 깨끗하게 없앴다고 했다. 강중그룹에서 따지려고 해도 방법이 없을 거라고 했다.그런데 이제 강이주가 직접 진창엽 앞에 자료를 들고 나타났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해?’진창엽의 속은 엉망으로 흔들렸다.진창엽이 어쩔 줄 몰라 하는 사이, 강이주 곁에서 조용히 있던 구기빈이 차갑게 웃었다.“사장님 해외 계좌에 그저께 수억 원이 들어왔더군요. 심순남 회장에서 보낸 돈 맞습니까?”구기빈의 말에 진창엽은 다시 크게 놀랐다.이렇게 은밀한 일을 어떻게.그제야 구기빈의 얼굴을 제대로 본 진창엽은 손발에 힘이 빠졌다.‘구... 구기빈?’눈치가 없던 진창엽도 이제야 강이주 옆에 선 남자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구기빈의 말은 진창엽의 가면을 바로 찢어버렸다.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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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강이주는 진창엽을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원하는 건 그 원자재뿐입니다.”강이주의 요구는 단순했다. 이제 남은 것은 진창엽이 협조할 의지가 있느냐뿐이었다.진창엽도 깨달았다. 오늘 그 원자재를 내놓지 않으면 강이주가 그냥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여러 번 계산해 본 끝에 진창엽은 결국 물러서기로 했다.진창엽은 이를 악물고 마음을 굳혔다.“강 대표님, 창고에 실크 새틴이 조금 남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정말 많이 남은 건 아닙니다. 그때 심명그룹 쪽에서 상당량을 가져갔습니다. 그 기록은 있습니다.”“왜 대표님 회사에는 기록이 하나도 없는지 저도 모릅니다. 정말 제 책임은 아닙니다. 그 원단이 빠져나갈 때 창고 쪽 CCTV도 남아 있습니다.”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김태용이 회사 대표 명의로 그 원단을 가져가 심명그룹에 넘기면서, 공식 기록에는 남기지 않았을 가능성도 충분했다.진창엽이 남은 원단을 내놓겠다고 하자, 강이주는 더 이상 여기서 시간을 허비할 생각이 없었다.“남아 있는 건 전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원단만 넘기시면 이전 일은 더 묻지 않겠습니다.”강이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원단을 확보해 내일 오후 전까지 류남정 손에 넘기는 일이었다.진창엽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바로 창고로 모시겠습니다.”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말만으로도 진창엽은 심순남의 지시를 어떻게 처리할지 따질 여유가 없었다.게다가 강이주 옆에 구기빈이 서 있는 것을 보자마자 진창엽은 완전히 겁을 먹었다.진창엽이 아무리 배짱이 두둑하다 해도 감히 구기빈과 맞설 생각은 할 수 없었다.RG그룹의 금메달급 법무팀만으로도 진창엽은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었다.강이주는 구기빈을 한 번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곧 진창엽을 따라 창고 쪽으로 걸어갔다.가는 내내 진창엽은 자신을 변명하느라 시끄러웠다. 말끝마다 자신은 심순남을 감당하지 못해 그쪽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뜻을 내비쳤다.강이주는 그 말을 듣기만 할 뿐 어떤 의견도 내지 않았다.진창엽은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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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전부 여기 있습니다, 강 대표님. 이제 와서 제가 대표님을 속여 봐야 제게 이득 될 게 없습니다.”진창엽은 꽤 진심 어린 말투였다.진창엽은 난처한 얼굴로 강이주를 보았다.“아니면 다른 창고를 한번 보시겠습니까? 대체할 만한 다른 원단이 있는지 말이죠. 다만 공장에서는 요즘 실크 쪽은 거의 안 합니다. 면이나 린넨 계열이 대부분입니다.”강이주는 진창엽의 말에 맞춰 말했다.“그럼 일단 창고를 보겠습니다.”강이주의 시선이 물로 가득 찬 창고에 머물렀다가 천천히 떨어졌다.진창엽을 따라 후방 창고로 간 강이주는 컴퓨터에 저장된 재고 데이터를 확인했다. 정말 대체할 만한 원단은 없었다.강이주는 가슴이 먹먹해져서 진창엽에게 물었다.“이전에 거래하시던 업체 중에 실크 원단을 다루는 곳은 없습니까?”아직 완전히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진창엽은 고개를 저었다. 거래하던 공장은 있지만 대부분 경쟁 관계라 자신이 물어본다고 해서 유용한 답을 얻을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이 일만큼은 진창엽도 정말 손쓸 방법이 없었다.예상했던 답을 들은 강이주는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 한쪽에는 아쉬움이 남았다.“강 대표.”물에 잠긴 창고를 나온 뒤 구기빈은 핸드폰을 들고 G시에 있는 지인들에게 연락하고 있었다.구기빈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 원단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방금 막 한 지인에게 답이 왔다. 양씨 집안의 양수은이 희귀 원단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는 내용이었다.어쩌면 양수은 쪽에 구기빈이 찾는 원단이 있을지도 몰랐다.구기빈은 이미 사람을 통해 양수은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만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중이었다.강이주는 구기빈의 말을 들은 뒤 함께 호텔로 돌아갔다.이번 외출로 두 사람의 옷은 또 비에 젖었다. 호텔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소식을 기다리기에 딱 시간이 맞았다.구기빈은 호텔에 돌아오자마자 배진호에게 연락했다. 진창엽을 지켜보면서 손볼 기회를 찾으라고 지시했다.강이주가 더 따지지 않겠다고 했다고 해서 구기빈까지 가만히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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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양수은의 시선은 온화하며 강이주를 위아래로 살펴보았다.그 시선을 느낀 강이주는 품위 있는 미소를 유지했다.이상하게도 조금 긴장됐다.양수은은 강이주의 감정을 알아챈 듯 천천히 시선을 거두었다. “서호에게 들었어요. 강 대표님 쪽에서 전통적인 무드를 살린 드레스에 사용할 실크 새틴을 찾고 계시다고요?”양수은이 말한 ‘서호’는 바로 구기빈이 강이주에게 말했던 그 지인이었다.강이주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대표님께서 원단을 수집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패션쇼에 쓸 실크 원단이 급히 필요해서 염치없이 찾아뵙게 됐습니다.” “혹시 양보해 주실 만한 원단이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물론 높은 가격을 드리고 구매할 생각입니다.”강이주의 태도는 과하지도 낮추지도 않았다. 담백하고 진심이 느껴졌다.강이주는 예전에 크루즈에서 양수은을 봤을 때도 전통적인 무드를 살린 의상을 입고 있었던 것 같다고 기억했다.양수은이 원단을 수집한다는 말을 들은 뒤, 강이주는 그녀에 대해 간단히 검색해 보았다.양수은은 다양한 전통적인 무드를 살린 드레스를 좋아했다. 큰 행사나 사교 자리에도 늘 그런 계열의 옷을 입고 나갔다.솔직히 말해 그런 옷들은 양수은에게 아주 잘 어울렸다. 양수은은 전통적인 무드를 살린 의상을 입었을 때 특유의 기품이 더욱 도드라졌다.그런 분위기의 옷을 만들 수 있는 원단을 따로 모아 둔다 해도 이상할 일은 아니었다.양수은 명의의 꽤 유명한 드레스 아틀리에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름은 ‘묵죽영’. 매 시즌 매장에서 선보이는 피날레 작품은 양수은이 직접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맡았다.당연히 그 시즌 피날레 드레스는 양수은이 직접 소장했고 판매하지 않았다.그럼에도 ‘묵죽영’의 인지도는 비정상적으로 높았다.브랜드 이름으로 나오는 작품들이 늘 사람들의 마음을 정확히 사로잡았기 때문이다.양수은은 강이주의 말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그저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모든 음식이 차려지자, 양수은은 그제야 강이주를 바라보았다.“이 도미조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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