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보면 구희도와 구희라의 삶은 구기빈에 비해 훨씬 자유롭고 행복한 편이었다.집안 대소사의 모든 책임이 구기빈의 어깨 위에 올라가 있었기 때문이다.구희라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구희도가 이어서 말했다. “네가 아버지의 방식을 싫어한다는 건 알아. 그래도 이런 식으로 맞서면 결국 너만 다쳐.”“희라야, 너는 더 좋은 사람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어. 아버지한테 반항하겠다고 가진 것 없는 어린 남자를 택해서 남은 인생까지 걸 가치가 정말 있어?”화를 내며 몰아붙이던 구호민과 달리 구희도는 감정과 이성을 모두 내세워 결혼의 장단점을 차분히 설명했다.구희라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작은오빠, 그건 내가 반박해야겠다. 선하는 좋은 사람이야. 잘생겼고 밝고 긍정적이고 다정하고 섬세해. 같이 있으면 기분도 좋아지고.”“목소리도 좋고 얼굴도 좋고 몸도 좋아. 장점이 얼마나 많은데. 태어난 집안은 자기가 정한 것도 아니고, 돈이 부족해도 사람이 가난한 건 아니잖아.”“맞다, 재테크도 잘해.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건 내 돈을 노리지 않는다는 거고.”구희라는 손가락까지 접어 가며 주선하의 장점을 하나씩 세었다.겉으로는 자신이 주선하를 먹여 살린다고 농담했지만 실제로 구희라가 주선하에게 쓴 돈은 거의 그대로 다시 구희라를 위해 쓰였다.결국 그 돈은 돌고 돌아 다시 구희라에게 돌아온 셈이었다.생각해 보니 주선하는 오히려 더 괜찮은 사람이었다. 늘 자신부터 챙겨주고 마음 편하게 해 주는 그 어린 남자가 더 좋아졌다.구희라는 구희도를 보며 웃었다. “이렇게 따져 보니까 선하가 더 좋아졌어. 이제 그만 설득해. 난 그 사람하고 헤어질 생각 하나도 없어.”구희도는 할 말을 잃었다. 자신이 그렇게 오래 얘기했는데 한마디도 제대로 듣지 않고 오히려 제멋대로 더 깊이 빠진 건가?구희도는 힘없이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봤다.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감정을 누른 뒤 다시 구희라를 바라봤다. “그럼 이것도 생각해 봤어? 아버지는 너희를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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