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Chapter 521 - Chapter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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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화

심원후는 심순남이 구호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심원후의 마음속에는 그저 구씨 집안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백초아는 옆에서 때맞춰 심원후의 선택을 지지했다.그리고 계속 부추기자 심원후는 심순남의 만류를 무시하고 결국 행동에 나섰다.그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구호민의 눈에 들어갔다.구호민은 며칠 동안 지켜보다가 마침내 심명그룹을 공격했다.오전이 다 지나기도 전에 심명그룹은 수사 대상에 올랐다.심순남이 오래전 여러 사람의 죽음에 연루됐다는 의혹까지 다시 파헤쳐졌다.강이주는 그동안 심씨 집안을 무너뜨릴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그런데 구호민의 손을 빌리자 너무도 쉽게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심순남뿐 아니라 지정애도 수사기관에 연행됐다.부부가 여러 사람의 죽음과 관련돼 있다는 과거가 모조리 드러났다.이제 심씨 집안에는 심원희와 심원후만 남아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강이주는 그 소식을 들었을 때도 병원에 있었다.병세가 심각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유예준과 미리 말을 맞추고 아예 병원에 입원해 지냈다.강이주 쪽에서는 일정한 간격으로 소문을 조금씩 밖으로 흘렸다.이를테면 얼굴이 몹시 수척해졌고 날마다 눈물로 지낸다는 이야기였다.정신 상태가 크게 나빠져 중증 우울증이 의심되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다는 소문도 있었다.그 정보들은 우연히 새어 나온 것처럼 꾸며져 구씨 집안 사람들의 귀에 하나씩 들어갔다.병이 너무 심해 회사 경영에 신경 쓸 수 없고, 강중그룹 내부도 완전히 무너졌다는 소식까지 퍼졌다.임설은 병실에서 강이주에게 상황을 보고했다.“심씨 집안은 이제 완전히 끝났어요. 심원후 대표가 계속 몰래 움직이다가 구호민 회장님의 심기를 건드렸고, 회장님이 직접 나섰어요.”“심명그룹은 사흘도 버티지 못하고 부도처리 절차에 들어갈 거예요.”심원후는 심씨 집안이 구씨 집안에 기대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고 자기 실력만으로 강씨 집안을 차지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려 했다. 실제로 강중그룹의 사업 몇 건을 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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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구호민 회장님이 요 며칠 아주 바쁘다고 해요.” 임설이 비밀을 알려 주듯 목소리를 낮췄다.임설 쪽에서도 실제로 알아낸 정보가 있었다.강이주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구기빈의 행방을 찾느라 바쁜 것은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었다.임설이 대답했다. “이사회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긴급 이사회를 열려고 한대요. 한 명씩 만나서 설득하고 있다고 해요.”긴급 이사회를 소집하려는 정확한 목적은 구호민만 알고 있을 것이다.강이주의 눈빛이 무거워졌다. “기빈 씨가 사라진 틈에 RG그룹의 경영권을 다시 가져오려는 모양이네.”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구기빈은 행방불명 상태이고 구계배는 여전히 구호민에게 권한을 넘겨주지 않았다. 구호민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이사회를 통한 긴급 표결뿐이었다.이사회가 안건을 통과시키면 구계배에게 거부권이 있더라도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구호민이나 구희도가 경영권을 잡기가 훨씬 쉬워진다.구호민은 제법 치밀하게 판을 짰다.강이주도 자세히 생각해 보니 박수라도 쳐 주고 싶은 정도였다.임설 역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임설이 강이주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금 상황은 구기빈 대표님께 너무 불리해요. 아직도 돌아올 계획이 없으신가요?”구기빈과 배진호의 실종이 의도적인 일이었다는 걸 안 뒤 임설도 배진호와 다시 연락을 주고받았다.다만 두 사람은 평소처럼 업무 인수인계에 필요한 이야기만 나눴다.다른 사정은 배진호가 말하지 않았고, 임설도 눈치껏 묻지 않았다.그래도 임설은 앞서 배진호에게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언제 돌아올 예정인지 한 차례 물어본 적이 있었다.배진호는 아직 준비 중이며 구기빈의 판단을 따라야 한다고만 답했다.그렇게까지 말하니 임설도 더 캐물을 수 없었다.하지만 구호민이 이사회까지 움직였다는 건 구기빈을 자리에서 끌어내리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었다.구기빈이 계속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상황이 더 복잡해질까 봐 걱정됐다.강이주도 구기빈의 다음 계획을 정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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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화

구희도가 강이주에게 말했다.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왔습니다. 갑자기 찾아와 방해됐다면 정말 죄송합니다.”강이주를 대하는 구희도의 태도는 겸손하고 예의 발랐다.겉으로는 진심으로 걱정해 찾아온 사람처럼 보였다.강이주는 꽃다발을 한 번 보고 무심하게 대답했다. “일부러 와 주셨으니 감사해요. 하지만 기빈 씨는 아직 찾지 못했고, 저는 지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어요. 연락조차 닿지 않으니 애가 타서 견딜 수가 없네요. 대체 어떻게 된 건지...”말이 끝나기도 전에 목이 메어 문장조차 제대로 이어 가지 못했다.강이주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고 목소리에는 짙은 울음이 섞였다.구희도 앞에서 계속 눈물을 닦으며 소리 없이 울었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할 만큼 흐느꼈다.구기빈을 걱정하는 모습을 더없이 절절하게 표현했다.구희도는 병실에 들어온 뒤부터 몰래 강이주를 관찰하며 무언가를 알아내려 했다.지금 보이는 걱정과 눈물은 연기로 만들어 낸 것 같지 않았다.몇 차례는 구희도마저 그 모습에 흔들려 무심코 강이주를 위로할 뻔했다.강이주는 곁눈질로 구희도의 변화까지 살피며 울먹였다. “기빈 씨는 찾았어요?”돌려 말하지 않고 문제를 정면으로 꺼냈다.구희도가 고개를 저으며 사실대로 답했다. “아직 못 찾았습니다.”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이주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입을 막은 채 다시 울었다.이윽고 구희도를 바라보며 목멘 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그럴 리 없어요. 기빈 씨는...”강이주는 남은 말을 일부러 끝내지 않았다.실제 상황이 어떠한지는 강이주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럼에도 구기빈을 향한 걱정과 깊은 마음을 조금의 빈틈도 없이 드러냈다.“돌아오지 못하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구희도가 차갑게 말을 끊었다.의미심장한 눈으로 강이주를 바라보며 제대로 답하라는 압박을 보냈다.강이주도 그 뜻을 알아차렸다. 어깨를 조금 움츠리며 슬픈 얼굴에 억울하고 순진한 기색을 더했다.구희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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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강이주는 구호민이 자신의 작은 계략을 알아채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처음 계획을 세울 때부터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예상했다.그래도 구호민이 소식을 알아내는 속도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구희도가 전한 경고는 듣지 못한 말처럼 흘려버렸다.구기빈과 계속 연락하고 있지 않았다면 정말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했을 것이다.강이주는 구희도의 경고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병원에서 할 일이 없어 매일 침대에 누워 재계에서 떠도는 흥미로운 소문들을 찾아봤다.그렇게 일주일을 더 보냈다.겉으로는 바깥일에 아무 관심도 없는 듯 지냈지만 실제로는 각 집안의 움직임을 빠짐없이 확인했다.심순남과 지정애는 여러 사람의 죽음에 연루된 혐의가 있어 쉽게 보석으로 풀려날 수 없었다.심명그룹의 사정도 심각했다. 회사는 거의 빈껍데기만 남은 채 무너지기 직전이었다.심원후가 필사적으로 버텼지만, 결국 구희라가 이끄는 RG그룹 인수팀이 심명그룹을 최저 가격으로 사들였다.그 일을 끝으로 심씨 집안은 완전히 몰락했다.심원희는 큰 충격을 받아 정신 상태가 불안정하고 피폐해졌다.결국 전문 치료 시설에 입원했다.심원후도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은 뒤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매일 술에 취해 지내며 고통을 잊으려 했다.백초아의 소식도 들려왔다.백초아는 병원에서 임신을 중단한 뒤, 이미 형태가 갖춰진 태아를 보냉 상자에 넣어 심원후가 빌려 살던 집 앞에 두고 갔다고 했다.적지 않은 돈까지 챙겨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심원후는 제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백초아를 찾아다녔다.강이주도 백초아에게 연락해 봤지만 번호와 계정이 모두 차단돼 있었다.강이주조차 백초아의 행방을 알아낼 수 없었다.몇 차례 더 연락을 시도한 끝에 결국 포기했다.그 무렵 구호민이 RG그룹 이사회의 노련한 인사들을 설득해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목표는 구기빈의 직위 해임이었다.회의는 이번 주 목요일로 정해졌다.오늘은 월요일이었고 남은 시간은 나흘도 되지 않았다.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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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그 소포는 심씨 집안이 지금의 결말을 맞은 모든 원인이 강이주를 가리키고 있었다.백초아가 처음 돌아와 심원후를 찾아간 일부터 강이주와 함께 두 여자가 한 남자를 두고 다투는 연기를 벌인 일까지 전부 강이주가 짠 판이었다.심원후는 처음부터 끝까지 강이주를 너무 얕봤다.강이주는 일그러진 얼굴의 심원후를 충격 어린 눈으로 바라봤다.심원후가 어떻게 그 모든 사실을 알아냈는지 놀라웠다.심원후는 분노로 온몸을 떨었다. “대단하네, 강이주. 정말 대단해. 처음부터 날 속이며 연기했잖아. 애초에 우리를 죽이려고 했지? 독한 여자. 이렇게 악랄할 수가 있나.”“지금 우리가 이 지경이 되니까 만족해?” 격한 분노 탓에 목소리까지 심하게 떨렸다.강이주는 자신을 몰아붙이는 심원후의 말을 들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미 자제력을 잃은 남자를 살피다가 병실 안을 빠르게 둘러봤다.지금 병실에는 강이주 혼자였고, 심원후가 어떤 행동을 할지 알 수 없었다.게다가 심원후는 병실 문에서 멀지 않은 곳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빠져나갈 길이 없었다.창문으로 뛰어내리는 방법밖에 없었다.하지만 병실은 8층이었다. 그대로 뛰면 죽거나 평생 큰 장애를 안고 살아야 했다.창문으로 탈출하는 건 선택지가 될 수 없었다.심원후는 당장 강이주의 살을 찢기라도 할 듯 원망 가득한 눈으로 노려봤다.심원후는 실제로 강이주에게 달려들었다.붉고 음산한 눈으로 강이주를 향해 거칠게 돌진했다.계속 경계하던 강이주는 심원후가 달려오자 베개를 잡아 힘껏 던졌다.동시에 침대 옆 협탁에 놓인 꽃병을 재빨리 움켜쥐었다.심원후보다 먼저 팔을 휘둘러 꽃병으로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둔탁한 충격음이 울렸다.곧이어 꽃병이 깨지는 소리가 병실을 가득 채웠다.심원후의 머리가 찢어졌다.상처에서 흘러내린 피가 바닥에 한 방울씩 떨어져 붉은 자국을 만들었다.심원후는 얻어맞은 머리를 손으로 감쌌고, 두 손은 금세 피로 물들었다.피가 너무 많이 흘렀다.심원후는 충격을 받은 채 멍하니 손바닥의 피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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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강이주가 다시 눈을 떴을 때도 병원이었다.다만 이번에는 곁에 한 사람이 더 있었다.구기빈이 어두운 표정으로 침대 옆을 지키고 있었다. 강이주가 눈을 뜨자 곧바로 물었다. “깼어? 불편한 데는 없어?”강이주는 신고를 마친 뒤 감정이 크게 흔들린 탓에 눈앞이 캄캄해지며 의식을 잃었다.마침 당직 간호사가 지나가다가 병실 안의 광경을 발견했다.강이주가 깨어나기 전 심원후는 경찰에 넘겨졌다.구기빈은 남몰래 J시로 돌아온 직후 강이주가 병원에서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곧바로 변장하고 병원으로 찾아왔다.강이주는 놀란 눈으로 구기빈을 바라봤다. “당신이 왜 벌써 돌아왔어?”분명 이틀쯤 더 걸린다고 하지 않았던가.몸을 일으킨 강이주는 굳게 닫힌 병실 문과 빈틈없이 쳐진 커튼을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앞서 구기빈과 통화했을 때도 조용히 돌아올 예정이라는 말을 들었다.적절한 시기를 골라 구호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겠다고 했다.그런데 눈을 뜨자마자 구기빈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눈앞의 남자를 바라보는 강이주의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곧장 구기빈의 품으로 뛰어들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어리광을 부렸다. “보고 싶었어. 정말 많이.”특히 심원후가 목을 조르려 했던 일을 겪고 나니 구기빈을 향한 그리움은 더 커졌다.구기빈은 자신을 끌어안은 강이주를 조심스럽게 마주 안고 이마에 입을 맞췄다. “돌아왔어. 미안해. 내가 너무 늦었지.”막 비행기에서 내린 구기빈은 강이주가 병원에서 쓰러졌고 곁에는 피를 흘리는 심원후까지 있었다는 소식을 듣자 숨이 막힐 만큼 다급해졌다.당장이라도 강이주 곁으로 날아가고 싶었다.강이주는 고개를 저었다. “딱 맞춰 왔어. 심원후는?”목소리를 낮춰 조심스럽게 물었다.분위기를 망치는 남자 이야기는 꺼내고 싶지 않았지만, 그 인간이 제대로 끌려갔는지는 확인하고 싶었다.이번만큼은 심원후가 반드시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구기빈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경찰이 데려갔어. 예준이에게 직접 이 일을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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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강이주는 심씨 집안이 완전히 무너지는 모습을 기꺼이 지켜볼 수 있었다.그 밖에 다른 문제까지는 깊이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다.구기빈이 손을 들어 강이주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이제 내가 돌아왔어. 당신 혼자 감당하게 두지 않을게.”강이주는 자신을 미끼로 삼기 시작한 때부터 구호민의 공격을 받을 각오까지 끝낸 상태였다.그렇다고 두렵지는 않았다.구기빈의 말을 들은 강이주는 부드럽게 웃으며 알겠다는 미소를 지었다.구기빈이 J시로 돌아왔다는 사실은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현재 그 소식을 아는 사람은 강이주와 유예준뿐이었다.강이주에게 정말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한 뒤에도 구기빈은 쉽게 떠나지 않았고, 몇 번이나 돌아가라고 재촉받고 나서야 경우 병원을 나섰다.구기빈이 떠난 직후 구희라가 과일 바구니를 들고 강이주를 찾아왔다.심원후가 강이주를 해치려 했다는 소식을 구희라도 들은 상태였다.“괜찮아?” 구희라는 꽃다발을 안고 병실 안에서 꽃병을 찾았다.하지만 있던 꽃병은 강이주가 심원후의 머리를 내리치며 깨뜨렸다. 병실에는 여분의 꽃병이 없었다.꽃다발을 든 채 잠깐 서 있던 구희라는 결국 침대 옆 협탁 위에 그대로 내려놓았다.구희라는 강이주를 위아래로 훑으며 말했다. “네 모습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정말 우리 오빠한테 큰일이라도 난 줄 알겠다.”목소리에는 강이주를 향한 불만이 섞여 있었다.구기빈을 찾지 못하고 오빠의 소식도 듣지 못한 구희라 역시 속으로는 꽤 초조했다.강이주가 흘겨봤다. “네가 무슨 상관이야?”구희라의 표정이 분노로 굳었다. “나도 너한테 관심 주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 걱정해 줘도 고마운 줄을 모르네. 정말 말이 안 통한다.”구희라는 씩씩거리며 고개를 돌리고 강이주를 쳐다보지도 않았다.강이주도 어이가 없었다.“멀쩡하고 죽을 것 같지도 않으니 난 갈게. 회사에 처리할 일이 산더미야.” 구희라가 다시 시선을 거뒀다.그 태도를 보며 강이주는 입술만 굳게 다물었다. 대꾸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구희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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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화

물론 강이주는 배진호가 돌아왔다는 걸 알고 있었다.구기빈과 함께 돌아왔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다.다만 배진호의 귀환 소식이 왜 갑자기 이렇게 중요하게 부각되었는지는 이해하지 못했다.마침 임설이 문을 열고 병실로 들어왔다.임설은 놀란 얼굴로 강이주 앞으로 다가왔다. “대표님, 배진호 비서님도 이 병원에 계세요.”배진호는 돌아오자마자 온몸에 상처가 가득한 상태로 구씨 집안을 찾아갔다.두어 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바로 의식을 잃었다.구씨 집안 사람들은 배진호를 곧바로 새온의료원 응급의학과 병동으로 옮겼다.그래서 조금 전 구희라도 병원에 와 있다가 강이주의 병실에 들를 수 있었다.임설은 배진호의 상태를 빠짐없이 설명했다.강이주는 이불을 걷고 일어나서 침대에서 내려왔다. “가자. 직접 확인해 보자.”임설은 강이주의 뒤를 따라나설 수밖에 없었다.배진호는 응급의학과 병동의 입원실에 있었다.강이주와 임설이 병실 앞에 도착했을 때도 배진호는 여전히 깨어나지 못한 상태였다.강이주는 문을 열고 다급한 표정으로 말했다. “배진호 비서가 돌아왔다고 들었습니다.”병실 안에 구희도가 있었지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곧장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배진호는 얼굴이 창백했고 상태도 몹시 좋지 않아 보였다.강이주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배 비서님은 어떤가요? 기빈 씨를 찾았다는 말은 없었어요?”구희도는 초조해하는 강이주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없었습니다. 두 마디도 제대로 못 하고 의식을 잃었습니다.”실제로 그랬다.구기빈의 행방이 궁금한 사람은 강이주뿐만이 아니었다. 구호민 쪽도 한시라도 빨리 알고 싶어 했다.배진호가 쓰러지자 구호민은 곧바로 구희도를 병원에 보내 곁을 지키게 했다.모두 배진호가 눈을 뜨는 즉시 구기빈의 소식을 듣고 싶어 했다.구희도의 대답을 들은 강이주가 단호하게 말했다. “저는 여기서 배 비서님이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게요.”구희도가 옆에서 주의를 줬다.“배 비서는 몸 곳곳에 심한 상처를 입었습니다. 의사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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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강이주는 목소리를 조금 높였다. “어떻게 하죠? 저도 궁금하네요. 배 비서님이 돌아오자마자 저를 찾지 않은 이유가 뭔지. 저를 볼 면목이 없었던 건지, 아니면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있는 건지...”어떤 이유든 강이주는 배진호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알아야 했다.이 정도까지 말했는데 구희도가 계속 막는다면 오히려 더 수상하게 보일 터였다.구희도는 의미심장한 눈으로 강이주를 바라보기만 했다.강이주는 그 시선을 무시했다.하지만 앉아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졸음이 밀려왔다.한 손으로 머리를 받친 강이주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구희도는 강이주가 태연하게 배진호의 병실까지 찾아와 기다리는 모습이 이상하다고 느꼈다.어딘가 맞지 않는 점이 있는 것 같았다.강이주가 눈을 감고 선잠에 들었을 무렵 배진호가 깨어났다.배진호는 임설의 부축을 받아 천천히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았다.아직 기운이 없었고 입술을 굳게 다문 채 가볍게 기침했다. “구기빈 대표님은 찾았습니다. 하지만 부상이 너무 심해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했습니다. 담당 의사는 위험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해 당장 이송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배진호는 구기빈의 소식을 가지고 돌아왔다.강이주는 구기빈을 찾았다는 말을 듣자 크게 안도하는 연기를 했다. 눈가를 붉히고 몰래 눈물을 훔쳤다. “찾았다니 정말 다행이에요.”하지만 아직 깨어나지 못했고 위험한 상태라는 말에는 벌떡 일어났다. “배 비서님, 기빈 씨는 지금 어디 있어요?”강이주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두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다.구희도는 배진호를 유심히 바라봤다. 거짓말하는 기색이 없다는 걸 확인한 뒤 입을 열었다. “배 비서, 어서 주소를 말해요.”구기빈이 치료받고 있다는 먼 곳의 병원 주소를 요구한 것이다.강이주는 구희도를 경계하는 눈으로 바라본 뒤 배진호에게 말했다. “됐어요. 말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지금은 기빈 씨의 안전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구희도를 믿지 않는다는 뜻을 숨기지 않고 노골적으로 드러낸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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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구기빈의 행방을 알게 된 구희도는 곧바로 사람을 보낼 준비를 했다.그 모습을 본 강이주가 말했다. “제 쪽 사람도 구희도 씨 측 사람들과 함께 가게 할게요.”구희도가 강이주를 바라봤다.구희도가 가볍게 웃었다. “왜 그러십니까? 제 사람들이 형에게 무슨 짓이라도 할까 봐 걱정되십니까?”구희도는 숨기지 않고 의심을 직접 입에 올렸다.강이주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런 뜻은 아니에요. 지금 제 몸 상태만 괜찮다면 제가 직접 가고 싶어요.”“구희도 씨도 가족이면 걱정하는 게 당연하다고 하셨잖아요. 저도 기빈 씨의 연인이니 걱정할 수밖에 없어요. 괜히 다른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강이주는 차분한 눈으로 구희도를 바라봤다. “물론 제 사람들이 함께 움직이는 게 불편하시다면 따로 전세기를 준비해 보내도 돼요. 결과는 같을 테니까요.”어떤 방식으로든 강이주 쪽에서도 사람을 보내 구기빈을 돌보겠다는 뜻이었다.아무리 구씨 집안이라 해도 강이주의 결정을 막을 수 없었다.구희도의 눈빛이 잠깐 어두워졌지만 곧 대답했다. “그 말씀도 맞습니다. 그럼 함께 가게 하죠.”현재 상황에서 강이주가 자신을 경계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그렇다면 강이주의 사람들이 자신의 사람들과 동행하며 직접 확인하는 편이 서로 안심할 수 있었다.강이주는 구희도가 동의할 거라고 예상했다. 곧이어 무심하게 시선을 거두고 침대 머리맡에 기대 있는 배진호에게 말했다. “배 비서님은 푹 쉬세요. 잠시 뒤 임 비서에게 병실을 옮겨 달라고 할게요. 제가 있는 8층은 전부 비워 뒀으니 조용히 회복하기에 좋아요. 배 비서님은 어떠세요?”심원후의 일이 벌어진 직후 강이주는 임설에게 유예준과 상의해 8층 전체 병실을 확보하라고 했다.명목상으로는 강이주의 안정과 회복을 위한 조치였다.실제로는 강이주를 외부 위험에서 보호하는 방법이기도 했다.8층으로 이어지는 모든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앞에는 경호원 두 명씩 배치돼 있었다.배진호가 고마운 눈으로 강이주를 바라봤다. “그럼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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