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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531 - チャプター 540

656 チャプター

제531화

결과가 뻔한데도 그 두 골칫덩이를 떠맡겠다고 나설 사람은 없었다.심원희도 그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 자신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은 심원후뿐이었다.심원후마저 일이 틀어져 한동안 경찰서 신세를 지게 된다면, 그때 심원희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혼자 모든 일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은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어떻게 해서든 심원희는 심원후를 빼내 곁에 붙잡아 둬야 했다.강이주는 그 말만 듣고도 심원희가 찾아온 이유가 오직 동생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걸 알아챘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심원희는 사람을 잘못 찾아왔다.지금 눈앞에 있는 강이주야말로 심원후가 죽기를 누구보다 바라는 사람이었다.심원희는 정말 다급해지니 아무 데나 매달리는 모양이었다.실은 그것도 아니었다. 정확히는 상황을 읽을 줄 알았다. 이 일의 주도권이 강이주 손에 있다는 건 알고 있었으니까.그런데 무슨 근거로 지금 강이주가 심원후를 놓아줄 거라고 생각한 걸까?심원희는 여전히 강이주라는 사람을 알지 못했다.강이주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심원희가 다급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적당히 하고 넘어가. 원후도 예전엔 널 진심으로 좋아했잖아. 옛정 생각해서라도 사람을 끝까지 몰아붙이지는 마.”“그래야 나중에라도 서로 얼굴 보고 살 수 있는 거 아니야?”심원희는 강이주가 과거 심원후와의 정을 생각해서라도 이번 한 번만큼은 넘어가 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그 말들은 강이주에게 불쾌하게만 들렸다.강이주가 눈을 가늘게 뜨며 헛웃음을 흘렸다. “난 심씨 집안 사람들 다시 볼 생각이 없는데? 특히 심원후는 두 번 다시 내 눈앞에 얼씬거리지 않는 게 좋겠어. 보기만 해도 거슬리니까.”강이주의 뜻은 분명했다. 심원후가 알아서 나타나지 않았다면 굳이 건드릴 이유도 없었다.하지만 이번에는 심원후가 강이주를 죽일 뻔했다.강이주는 그렇게까지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목숨까지 위협받고도 성인군자라도 된 듯 옛정을 들먹이며 자신을 죽이려 한 인간을 용서할 리 만무했다.그럴 리 없었다.심원희는 그래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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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심원희가 갑자기 나타나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오늘 그나마 괜찮았던 강이주의 기분은 완전히 망가졌다.물론 강이주도 심원후가 그렇게 쉽게 빠져나오지는 못하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심원희가 갑자기 강이주를 찾아온 이유도...원래부터 심씨 집안을 지긋지긋하게 싫어했고 차라리 이번 기회에 심씨 집안이 모조리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강이주에게 찾아와 선처를 부탁하다니, 심원희가 무슨 생각으로 나섰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하도 기가 막혀 웃음도 안 나왔다.엘리베이터는 8층에서 멈췄다.강이주는 굳은 표정으로 병실에 돌아왔다.그런데 병실 안에 있는 구기빈을 보자마자 조금 전까지의 감정이 흔적도 없이 가라앉았다.강이주는 서둘러 문을 닫고 빠른 걸음으로 구기빈에게 다가갔다. “여보!”목소리부터 밝았다. 갑작스러운 구기빈의 등장에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구희도와 심원희 때문에 쌓였던 짜증도 구기빈을 보는 것만으로 깨끗이 사라졌다.이 층은 전부 유예준 쪽 사람들이 지키고 있었고 출입도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어 구기빈은 다른 사람에게 들킬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구기빈은 강이주를 끌어당겨 자기 무릎 위에 마주 앉혔다. 이마를 맞댄 채 낮게 말했다. “병원에만 있으면 당신 심심할 것 같아서. 같이 있어 주려고 왔어.”지금 구기빈의 신분으로는 밖에 모습을 드러내기 어려웠다.배진호가 퍼뜨린 이야기대로라면 구기빈은 지금 해외 병원에서 중상을 입고 누워 있어야 했다.강이주도 그 점을 고려해 유예준에게 8층 전체를 비우게 했다. 구기빈이 이곳에 숨어 지내기에도 편했다.구기빈의 말을 들은 강이주는 환하게 웃었다.“임 비서한테 배 비서님도 이 층으로 데려오라고 했어. 구희도 쪽 사람들은 내 사람을 데리고 해외로 가서 ‘당신’을 돌보게 될 거고.”“그런데 그쪽에서 순순히 내 사람을 붙여 둘 것 같지는 않아. 당신 쪽은 괜찮아?”구기빈이 지금 J시에 있는 이상, 해외에 누워 있는 사람의 역할을 누군가 대신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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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어쩌면 구계배의 반응을 떠보려는 것일 수도 있었다.이유가 무엇이든 구기빈은 굳이 막을 생각이 없었다.권력에 취해 헤어 나오지 못하는 구호민이 노리는 건 결국 더 많은 실질적 이익이었다.구기빈은 어릴 때부터 구호민의 본성을 똑똑히 봐 왔다.지금 구씨 집안의 지위와 영향력만으로도 이미 충분했다.그런데도 구호민은 거기에 만족하지 못했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싶어 했다.그래서 구기빈이 자신의 사업에 도움이 되고 집안과 배경, 능력까지 걸맞은 여자를 아내로 맞길 바랐다.심지어 구호민은 구기빈이 제2의 자신이 되어 훗날의 아내를 유만정처럼 길들이기를 바랐다.그렇게 아내의 집안까지 집어삼켜 더 많은 이익을 얻고 구씨 집안의 사업 영역을 넓히려 했다.구씨 집안의 사업 규모가 끝없이 커져 가장 강력한 기업 제국이 되기를 원했다.그 목적을 위해서라면 자식들의 결혼도 철저히 이익을 극대화하는 수단이어야 했다.그런 구호민의 통제를 벗어난 구기빈이 몰락한 집안의 여자 강이주를 선택해 구씨 집안의 안주인 자리에 앉히려는 일은 받아들일 수 없는 배신이었다.몇 번이나 기회를 줬는데도 구기빈은 말을 듣지 않았고 오히려 거세게 반항하며 여자 하나 때문에 아버지에게 끝까지 맞섰다.그전까지 구기빈은 구호민이 가장 성공적으로 길러 냈다고 자부하던 작품이었다.자신의 냉혹함과 잔인함, 끝없이 커지는 야망까지 완벽하게 물려받았다고 믿었다.그런데 그 모든 것이 강이주 때문에 망가졌다고 생각했다.가장 아끼던 작품이 실패작이 되었다면 구호민은 차라리 완전히 부숴 버릴 사람이었다.구기빈은 구호민의 뒤틀린 속내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자신이 못 가지면 남도 가질 수 없게 부숴 버려야 분이 풀리는 인간이었다.친아들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여보?” 강이주는 구기빈의 표정이 점점 험악해지고 온몸에서 차가운 기운이 번지는 걸 알아차렸다.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불렀다.구기빈이 눈을 들어 강이주를 바라봤다. 그 눈에 스친 사나운 살기와 적의에 강이주는 흠칫했다.그 눈빛만 보면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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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강이주가 연기를 위해 병원에 입원한 김에 구기빈도 같은 층의 다른 병실에서 지내기로 했다.목요일 아침, 두 사람은 아침을 먹고 병실에 숨어 함께 영화를 보고 있었다.오전 11시쯤 구기빈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상대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들리지 않았다. 구기빈은 낮게 한마디만 답했다.“할아버지랑 할머니만 잘 지켜봐 줘. 부탁할게.”전화를 끊은 구기빈은 다시 강이주 곁에 앉았다.강이주도 더는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어떻게 됐어?”오늘 RG그룹 이사회와 관련된 전화라는 건 짐작하고 있었다.다만 현재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지 못했다.구기빈이 설명했다. “아버지가 정말 희도를 내 자리에 앉히겠다고 추천했어. 이사회에서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고, 할아버지 측 사람이 연락해서 할아버지가 직접 회의장에 오셨어. 결국 거부권을 행사하셨고.”원래 구호민은 절반이 넘는 이사들을 설득해 찬성을 받아 둔 상태였다.그런데 약속했던 이사들이 정작 회의가 시작되자 갑자기 입장을 바꿔 반대했다.구호민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화를 내기도 전에 구계배가 회의장에 나타나 바로 거부권을 행사했다.구계배는 구호민이 계속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면 지금 구호민이 가진 권한까지 거둬들이겠다고 경고했다.부자는 여러 사람 앞에서 크게 충돌했다.구계배도 상당히 화가 났는지 좋지 않은 안색으로 회사를 떠났다.주치의가 곧바로 본가로 가 구계배의 상태를 살폈다.다행히 크게 탈이 난 건 아니고 화가 치민 정도였다.강이주는 구계배가 괜찮다는 말을 듣고서야 조용히 안도했다.그래도 걱정은 남아 있었다. “이번 일이 막혔다고 다른 일을 꾸미는 건 아닐까?”구호민은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다.구기빈은 안심하라는 듯 강이주를 바라봤다. “당분간은 조용할 거야.”구기빈을 완전히 처리할 방법을 찾기 전까지 구호민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게다가 이번 일에 구호민이 직접 들인 힘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구희도를 시험하고 키워 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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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강이주도 알고 싶었다. 다만 자신이 알았을 때는 이미 혼인신고까지 끝난 뒤였고, 막으려 해도 늦은 상황이었다.구기빈이 다시 물었다. “그 남자는 누구야?”“희라 옆에서 일하던 비서야. 주선하라고, 곧 졸업하는 대학생인데 희라를 아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강이주는 숨기지 않고 주선하의 신분을 사실대로 설명했다.‘주 씨?’구기빈의 머릿속에 곧바로 한 집안이 떠올랐다.‘하지만...’그 집안에서 주선하라는 이름은 들어 본 적이 없었다.구기빈은 금세 떠오른 생각을 지웠다. 바로 그때 병실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강이주와 구기빈이 서로를 바라봤다.“누구세요?” 강이주가 천천히 물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갔다.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강 대표님, 저예요. 주선하예요.”강이주는 구기빈을 힐끗 바라봤다.구기빈은 재빨리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조용히 닫았다.강이주가 문을 열었다가 주선하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 얼굴에는 맞은 흔적이 있었고 옷도 군데군데 찢어져 있었다.누군가와 크게 몸싸움을 벌인 게 분명했다.주선하는 어두운 표정으로 낮게 말했다. “희라 누나가 대표님을 찾아가라고 했어요. 안에 들어가도 돼요?”구희라가 보냈다는 말을 들은 강이주는 옆으로 비켜 주선하를 병실 안으로 들였다.주선하를 살핀 강이주가 말했다. “간호사 불러서 상처부터 치료해 달라고 할게요.”“괜찮아요.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주선하는 손등으로 입가의 피를 거칠게 닦았다. 씁쓸한 표정으로 강이주를 바라봤다. “구호민 회장이 희라 누나한테 맞선을 보라고 했어요. 누나가 저랑 혼인신고한 서류를 내밀었더니 사람을 보내서 저를 잡아 오고, 둘이 이혼하라고 했어요. 그 사람들하고 부딪치다가 싸움이 났고요.”주선하의 상처는 전부 구호민이 보낸 사람들과 싸우며 생긴 것이었다.강이주는 놀랐다. 정말 구기빈의 말대로 구호민은 곧바로 구희라의 결혼 문제부터 건드렸다.아마 구희라는 이런 결과를 예상했기에 주선하를 데리고 혼인신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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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주선하가 격하게 분노하는 이유를 강이주는 충분히 이해했다.그래서 아무 말 없이 주선하가 스스로 차분히 감정을 가라앉히기를 기다렸다.주선하도 방금 강이주에게 화를 낼 일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미안한 표정으로 먼저 사과했다. “대표님, 미안해요. 대표님한테 화내려던 게 아니에요. 그냥 제가 너무 무능한 것 같아서 저 자신에게 화가 났어요.”좋아하는 여자 하나 제대로 지켜 주지 못했으니 자신도 한심하게 느껴질 만했다.강이주는 그런 일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대신 차분하게 주선하를 설득했다. “주선하 씨가 지금 그 집으로 가는 건 스스로 덫에 들어가는 거예요. 구호민 회장은 오히려 선하 씨가 찾아오길 바랄걸요? 선하 씨를 잡아 두고 희라를 협박하는 데 쓸 사람이에요.”실제로 구호민은 이미 비슷한 짓을 여러 번 해 왔다.구희라가 직접 말하지 않았다고 해도 오랜 친구인 강이주가 모를 리 없었다.구희라가 주선하를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았다면 혼인신고까지 하고 어떻게든 보호하려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구희라는 누군가를 정말 좋아하게 되면 혼자 마음을 삭이며 참고 있을 성격이 아니었다.다만 구씨 집안의 사정과 구호민의 반응까지 생각해 상대를 먼저 지키려 했을 뿐이다.주선하는 주먹을 꽉 쥐더니 벽을 세게 내리쳤다. “그럼 저는 아무것도 못 하는 거예요? 살면서 이렇게 답답하고 비참한 적은 없어요.”지금 구호민이 눈앞에 있었다면 당장 달려들어 한 대라도 때렸을 것이다.평소에는 능청스럽게 구희라에게 들이대는 것처럼 보여도 주선하는 결코 가벼운 사람이 아니었다.구희라를 진심으로 좋아했기 때문에 구희라가 좋아하는 모습이라면 무엇이든 보여 주고 싶었다.구희라에게 혼인신고를 하자는 말을 들은 전날 밤에는 설레서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주선하는 처음부터 구희라와 헤어질 생각이 없었다. 혼인신고는 평생을 약속한 일이었고 이혼할 생각도 없었다.죽는 한이 있어도 이혼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강이주는 피가 배어 나오는 주선하의 주먹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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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구호민은 바로 그 점을 노렸다. 강중그룹에 큰일이 생기면 강이주를 아끼는 구기빈이 해외 병상에 누운 척한 채 강중그룹이 무너지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강이주를 미끼로 구기빈을 끌어내려는 수였다.주선하가 강이주를 바라봤다. “전할 말은 다 전했어요. 대표님도 조심해요. 저는 이제 갈게요.”주선하가 돌아서려 하자 강이주가 붙잡았다. “그냥 여기 내 곁에 있는 건 어때요? 지금 주선하 씨 혼자 나가게 두기는 좀 불안해요.”구희라는 떠나기 전 강이주에게 주선하를 맡겼고 반드시 안전하게 지켜 달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여기서 내보낸 직후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강이주는 친구인 구희라를 볼 면목이 없었다.주선하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요. 대표님 말대로 할게요. 제가 먼저 구호민 회장 앞에 찾아가 잡혀 주는 일은 안 해요. 그쪽 사람들이 저를 잡지도 못할 거고요.”“대표님도 할 일이 많잖아요. 방해하지 않을게요. 저도 선을 넘는 행동은 안 할 테니까 믿어 주세요. 약속할게요.”강이주가 못 믿을까 봐 주선하는 손까지 들어 약속했다.강이주는 위아래로 주선하를 살폈다. 장난치는 기색 없이 진지해 보이자 마지못해 말했다. “좋아요. 대신 매일 한 번은 나한테 연락해요. 혹시 내가 먼저 연락해도 확인하면 꼭 답하고요.”주선하가 정말 안전한지 확인할 방법은 있어야 했다.주선하는 흔쾌히 동의했다. 직접 연락처를 알려 주고 강이주와 연락처도 교환했다.그렇게 필요한 일을 모두 마친 뒤에야 병실을 나갔다.주선하가 떠나자 구기빈이 화장실에서 나왔다.방금 전 대화도 전부 들은 모양이었다. 표정이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구기빈은 애초부터 구호민이 자신이 중상을 입어 돌아오지 못한다는 말을 쉽게 믿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기에 대역까지 철저하게 준비했다.그런데도 구호민의 의심은 예상보다 집요했다.강이주까지 이용해 자신을 떠보려 하고 있었다.강이주는 구기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걸 느끼고 조용히 불렀다.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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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강이주는 구기빈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작게 말했다. “화내지 마. 나 지금 뭘 하는지 알고 있어. 이제 화 풀면 안 돼?”구기빈이 고개를 돌려 강이주를 바라봤다. “정말 그대로 할 생각이야?”강이주가 화제를 돌리려 한다는 걸 모를 리 없었다. 딴말하며 어물쩍 넘어가려는 태도가 구기빈에게는 너무 뻔히 보였다.강이주는 깊게 가라앉은 눈과 마주 보며 말했다. “나도 당신이 앞으로 뭘 할 건지 하나하나 캐묻지 않았잖아. 당신이 그렇게 움직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믿으니까. 나도 똑같아. 내가 이렇게 하는 데에는 내가 생각하는 이유가 있어.”오늘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두 사람 마음에 불편함이 남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강이주가 원하는 건 그런 일이 아니었다.지금은 둘이 다툴 때가 아니라 같은 편에서 밖에 있는 적을 상대해야 했다.강이주는 먼저 한발 물러선 태도로 구기빈을 바라봤다. “내가 뭘 하는지 알고 있어. 그러니까 당신도 나를 좀 믿어 주면 안 돼?”마지막 말에는 부탁과 애교가 조금 섞였다.그 말을 듣고 나서야 구기빈도 자신의 태도가 지나쳤음을 깨달았다. 괜히 강이주를 위축시켰을지도 몰랐다.구기빈은 자신을 달래려는 강이주를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 “당신이 알아줬으면 좋겠어. 난 누구도 나 때문에 희생하는 걸 바라지 않아. 당신도 마찬가지야.”“나한테 우산을 씌워 주겠다고 내 여자가 비를 다 맞는 건 희생이 아니야. 나한테는 부담이고 압박이야. 동시에 내 능력을 믿지 못한다는 뜻처럼 느껴져.”구기빈은 돌려 말하지 않고 속마음을 그대로 꺼냈다.강이주가 이해할지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소위 말하는 자기만족식 희생은 필요하지 않았다.너무 직설적인 말에 강이주의 미소가 잠깐 굳었다.솔직히 조금 화가 났다.그래도 감정에 휩쓸리기 전에 이성을 되찾았다.구기빈에게도 나름의 자존심은 있었다. 강이주가 강중그룹까지 미끼로 내세우는 이유가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착각이었다.강이주는 고개를 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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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강이주는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야. 백 퍼센트 진짜.”표정은 지나치게 진지해서 구기빈이 계속 믿지 않으면 당장 맹세라도 할 기세였다.구기빈은 말없이 강이주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그래도 내 말은 똑같아. 누구 때문이든 자기 이익을 희생할 필요는 없어. 우리 사이에서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여기까지 말했으니 나머지는 강이주가 스스로 판단할 거라고 믿었다.강이주는 구기빈의 표정을 살피다가 자신을 믿어 준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한편 구호민은 병상에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사람이 진짜 구기빈이라고 믿지 않았다.해외로 보낸 사람들이 몇 번이나 직접 확인하고 보고했는데도 마찬가지였다.심지어 현장에서 바로 영상 통화까지 연결했다.그 무렵 유만정은 구기빈이 의식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고 서재로 들이닥쳤다.창백한 얼굴로 구호민 앞까지 달려가 다급하게 따졌다. “기빈이는 어디 있어? 당신 분명 내 아이들은 절대 다치게 하지 않겠다고 했잖아. 내 아들 돌려줘!”구기빈의 소식을 들은 뒤 오랫동안 팽팽하게 버텨 온 유만정의 감정은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머리는 흐트러지고 눈가도 붉어 평소의 온화하고 우아한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말해! 말하라고!” 유만정은 거의 이성을 잃은 채 구호민에게 달려들어 주먹으로 마구 때렸다.오랫동안 몸에 밴 두려움도 잊었다. 지금 유만정이 알고 싶은 건 오직 아들의 안부뿐이었다.구기빈이 납치된 뒤부터 유만정의 감정은 안정되지 못했고 자주 무너졌다.눈물이 흐르는 것도 잊은 채 멍한 눈으로 무표정한 구호민을 노려봤다. “내 아들 돌려줘. 기빈이 내놓으라고! 구호민, 당신은 짐승이야. 아무리 잔인한 짐승도 제 새끼는 안 건드려! 어떻게 자기 아들을... 윽...”말이 끝나기도 전에 구호민이 어두운 표정으로 유만정의 머리채를 잡아챘다. 다른 손으로 목을 세게 조여 시끄러운 말을 막아 버렸다.손아귀에 힘이 들어가자 유만정의 목에 날카로운 통증이 번졌다.유만정은 두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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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이 곳은 방이라기보다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감옥에 가까웠다.안에는 굵은 쇠사슬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한가운데에는 몇 미터 높이의 밀폐형 원통 유리 수조가 세워져 있었다.내부 공간은 그리 넓지 않았다.수조 안에는 물이 가득 차 있었다.주변에는 여러 대의 전기 충격 장치까지 설치돼 있었다.구석에는 녹이 잔뜩 슨 십자가 모양의 구조물이 놓여 있었고, 표면에는 검붉은 핏자국이 얼룩처럼 남아 있었다.숨 쉬는 공기 중에는 옅은 피비린내까지 배어 있었다.유만정은 온몸을 떨며 아직 멀쩡한 한 손으로 문틀을 죽도록 붙잡았다. 구호민에게 끌려 안으로 들어가는 걸 온몸으로 거부했다.동공이 커졌다. 차갑고 독한 뱀이 몸을 휘감은 듯한 공포에 식은땀이 옷을 적셨다.그러나 구호민은 유만정의 저항을 우스운 구경거리라도 보듯 바라봤다.처음에는 조금의 여유를 두고 유만정이 되지도 않게 저항하는 모습을 지켜봤다.하지만 곧 인내심이 바닥났다.구호민이 유만정을 세게 잡아당기자 문틀을 붙잡은 유만정의 손톱이 부러지며 나무에 여러 줄의 핏자국을 남겼다.핏방울이 손끝을 타고 떨어졌다.손끝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도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공포를 밀어내지는 못했다.결국 유만정은 처참한 꼴로 방 안까지 끌려 들어갔다.구호민은 선반에 놓인 쇠 목걸이를 집어 유만정의 목에 채웠다.유만정이 미처 소리를 지르기도 전에 장치가 목을 세게 조였다. 곧바로 숨이 막혔다.이어서 양손과 양발에도 수갑과 족쇄가 채워졌다.구호민은 목에 연결된 쇠사슬을 잡아당기며 물이 가득한 수조 쪽으로 끌고 갔다.두려움에 다리가 풀린 유만정은 그대로 바닥에 엎어졌다.구호민이 목의 쇠장치를 붙잡고 버티는 유만정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명령했다. “알아서 기어가.”유만정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저었지만 목은 더 강하게 조여 왔다.얼굴이 붉어지자 결국 목을 붙잡은 채 굴복했다.구호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유만정은 체면도 잊고 유리 수조 앞까지 기어갔다. 남자의 불쾌한 시선을 견디다 결국 수조 안으로 몸을 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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