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은 피투성이로 쓰러졌지만, 눈은 뜬 채였다.경찰이 양양의 눈을 강제로 감기고,대학생과 함께 경찰차에 실었다.그러고는 밤늦은 서울 도심,혁명의 여파로 부서지고 불타는 거리,총에 맞아 쓰러진 대학생들 사이에 둘을 버렸다.너무나 끔찍한 사연에 미나의 눈이 젖어 들었다.하지만, 당사자인 양양은 오히려 의연했다.양양이 다시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갔다.“나는 내가 맹세한 대로, 죽어서 원혼이 되어,그놈들을 내 손으로 죽여버리기 위해 그 집 주위를 떠돌았지.”“그래서… 어떻게 복수한 건데?”미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 늙은 친척이란 놈은 생각보다 쉬웠어.술에 취해 옥상에 서 있던 그에게 그냥 나타나 버렸지.지금. 이 모습 그대로,그리고, 그에게 저주의 말을 퍼부었지.그랬더니 그놈의 눈이 터질 듯 커지더라고.나는 온몸에 피를 흘리며 그놈 낯짝까지 다가갔지.놀란 그놈은 중심을 잃고 그대로 떨어져죽었어.겉으로는 실족사였지.”“그 아들은…?”“아들은 오래 걸렸어. 계속 그놈 앞에 나타났어.오들오들 떨더군.일상생활이 힘들어지니 경찰에서도 쫓겨나고,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했지.그래도 십 년을 버티더라고.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고,그놈은 끝내 정신병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양양은 아직도 분이 안 풀렸는지, 이를 깨물었다.미나는 죽은 그 대학생이 아까부터 궁금했다.“그 대학생은? 같이 원혼이 된 거야?”그 말에 양양의 눈이 젖었다.“그…, 그 사람은 죽은 후에…,한 번도 나에게 나타나지 않았어.한을 안고 그냥 구천으로 간 거 같았어.그래서 난 그놈들을 더욱 용서할 수 없었어.그래서 끝까지 그놈들을 괴롭힌 거야.그의 복수를 위해.”양양의 목이 메었다.“혼이 되어 돌아가지 않고, 인간을 죽게 한 죄.그래서 그 업보로, 그 죄를 씻지 못해 이렇게 떠돌고 있는 거야.”양양의 이야기는 그렇게 끝났다.미나는 양양이 불쌍하고, 또 미안했다.“4·19 때면…, 나이가 거의 할머니뻘이네.그런데 막 반말하고,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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