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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나의 노래 1

“다들 아시잖아요.”그러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아는 사람은 아는 내용입니다.정치계, 경제계, 조폭, 연예계를 연결해서 성장한 검은 세력이 있습니다.”최원정의 난데없는 말에 편집장이 인상을 찡그렸다.“요즘 세상에 그런 세력이 있다고?대부분의 연예 기획사는 건강하다고 알고 있는데.”그러면서 연예부장을 쳐다보았다.연예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죠. 저도 압니다.하지만 아직도 구시대적인 구조로 비리를 저지르고,범죄를 일삼는 세력이 분명히 있습니다.하지은 양 사망 사건도 그렇고.”하지은이라는 가수가 소속사를 고발하는 내용의 유서를 쓰고자살한 사건이 문제가 되었었다.하지만 소속사는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하지만 하지은을 죽음으로 내몬그들의 잘못을 웬만한 연예계 기자들은 알고 있었다.“사실, 의문과 소문은 무성합니다.물론 극소수의 연예 기획사지만요.”연예부장도 상황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편집장이 팔짱을 끼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일단 정호걸 취재하면 다시 이야기하자고.”최원정이 금방 물러서지 않았다.“취재하면 다시 이야기가 아니라,일단 저에게 연예 기획사 취재를 허락해 주십시오.”편집장이 최원정에게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근데, 갑자기 연예 기획사는 왜?연예부도 아니라면서 갑자기 왜 취재하고 싶은 거냐고?”최원정은 대답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에게는 그럴 계기가 있었다.학창 시절부터 마음에 담아온….“일단 허락해 주십시오.”최원정이 고집을 피웠다.편집장이 혀를 차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하여튼 원정아, 너는 참 못 당하겠다.알았어. 알았어.”최원정이 세 사람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편집장실을 나왔다.“이 곡으로 하겠다고?”“네.”이명우는 고개를 갸우뚱했다.정호걸이 부르겠다는 노래가생뚱맞게도 잘 알지도 못하는 옛날 발라드라니.“김별 작사 작곡, 김별 노래 ‘비’?김별이라…, 예전에 요절한 가수 아냐?”“맞습니다.”김별이 무거운 표정으로 대답했다.그는 자신의 노래를 무대에서 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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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나의 노래 2

그때, 이명우의 전화가 울렸다. 번호를 보더니 인상이 구겨졌다.“아니 이 기자, 참 끈질기네.”한숨을 쉬더니 전화를 받았다.“최 기자님. 지금 바빠서 그런데, 제가 좀 있다 전화할게요.”그러더니 전화를 끊었다.김별은 전화한 상대가 최원정이라는 것을 대번에 알았다.“무슨 일인가요?”김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아, 그, 최원정 기자 있잖아.자꾸 너 팔로우를 하게 해 달라고.말도 안 되는 얘길 자꾸 하는데. 확 무시할 수도 없고.”김별의 눈이 커졌다.“최원정 기자요?”“그래, 너는 기억 안 나겠지만,내 사촌이자 너의 친구인 연진이가 억울하게 감옥 갈 뻔했는데,최 기자가 무죄의 증거를 찾아주었거든.그래서 무시할 수도 없고.”“취재하라고 하세요.”김별이 급하게 말을 끊었다.“뭐?”“최원정 기자에게 취재를 허락하자고요.원하는 대로 해주죠.”이명우가 이상하다는 듯이 김별을 쳐다보았다.“아니…, 그렇게 우리를 도운 분인데…,그 정도는 할 수 있죠.”김별이 둘러댔다.“근데, 신문사 기자라고 글만 쓰고,사진만 찍고 하는 게 아니야.요즘 인터넷 신문사는 방송국이랑 차이가 없어.동영상 찍어서 올리겠다는 거야. SNS에.”김별이 잠시 핑곗거리를 찾다가 입을 열었다.“일종의 기록 차원에서 남기는 거죠.제가 얼마나 더 올라갈지 모르지만,제가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글과 영상으로 남길 수 있게.”이명우가 황당하다는 듯이 김별을 쳐다보았다.“너, 기억 못 하는 게 많은데, 탄로 나면 어떡하려고.”이명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김별도 그게 걱정이 되긴 했다.하지만 최원정과의 만남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제가 잘 알아서 할게요.”이명우가 이마를 만졌다.“나도 모르겠다. 네 뜻이 정 그렇다면.일단 최 기자 한번 만나볼게.”“저랑 같이 만나요.”김별이 적극적으로 나오자,이명우는 이상하다는 듯이 김별을 쳐다보았다.“재미있을 것 같아서.”김별이 웃었다.이명우가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눈꼬리를 치켜올렸다.“너 혹시…, 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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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그녀와의 만남 1

기타 독주의 전주가 시작되더니 악기들이 더해지기 시작했다.“뭐라고 말도 못 하고~참고 또 참았다가~그대로 그냥 자기 뭣해서~소주 한잔하고 누웠는데~네가 왜 울고 그래~눈물 나게~~.”김별의 노래는 감미롭다가도 슬프고, 슬프다가도 힘이 있었다.편곡은 기타 독주인 원곡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서바이벌에 맞게 다양하게 변주되었다.노래를 듣고 있는 이명우의 눈이 촉촉이 젖어 들기 시작했다.김별의 노래가 끝나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그제야 눈을 훔치던 이명우가 벌떡 일어나김별에게 다가와 팔을 벌렸다.그러고는 두 사람이 포옹했다.“호걸아, 좋아, 너무 좋아. 감동이 있어. 수고했어.”김별은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이명우가 처음으로 자신의 음악을 이해하고,지지하는 느낌을 받았다.“그래 이 노래로 하자. 떨어지더라도 여한 없이 불러라.”그러자 김별이 차분하게 대답했다.“절대 떨어지지 않을 겁니다.”이명우가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다가 뭔가 생각난 듯한 표정을 지었다.“참, 최원정 기자가 하도 졸라서오늘 저녁 보기로 일단 말해놨는데, 너 괜찮니?”그 말에 김별의 눈이 커졌다.“당연히 괜찮죠.”김별이 환하게 웃었다.그런 김별을 보고 이명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김별과 이명우가 방문을 열자,최원정 기자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이명우의 단골 일식집이었다.“안녕하세요.”서로 인사가 오가고 자리에 앉았다.김별이 어색한 표정으로 최원정을 쳐다보았다.이렇게 가까이서, 이렇게 자세히 최원정의 얼굴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분명 한미주였다.닮은 정도가 아니었다.비록 헤어스타일이나 옷차림새는 달라도 분명히 미주였다.김별은 울컥하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메뉴판으로 고개를 숙였다.최원정은 정호걸이 자신을 뚫어져라 보는 시선을 느꼈다.부담스러웠다.사실 병실에서 봤을 때부터 이상하긴 했다.예전 정호걸의 친구가 억울하게 경찰서에 끌려온 걸 해결해 줄 때,그때의 정호걸과는 정말 달라 보였다.사고 후, 정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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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그녀와의 만남 2

시간이 지나고 세 사람이 횟집에서 나왔다.이명우가 최원정에게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최 기자님. 제가 또 가볼 때가 있어서요.죄송합니다. 오늘은 여기서 끝내야 하겠네요.”“아, 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최 기자가 돌아서려 했다.“최 기자님.”갑자기 김별이 불렀다.“저희 둘이라도 2차 하시죠.”“네?”“맥주 딱 한 잔만 더 하시면 안 될까요?”최원정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저는 신경 쓰지 마시고 두 분이 한잔하시죠. 그럼, 이만….”이명우가 김별을 한번 툭 치고는 사라졌다.두 사람이 어색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술도 세시던데. 입가심이라도….”김별이 끈덕지게 매달렸다.최원정이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김별이 환하게 웃었다.그 웃음에 어이가 없었는지 최원정도 피식 웃었다.“나 참.”둘은 실내 포차에 마주 앉았다.막상 둘이 되고 나니 어색해서 그런지 말없이 술만 마셨다.최원정이 김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김별은 그 눈길이 부담스러워 술잔을 들이켰다.“정호걸 씨.”“네.”“한 가지 물어볼게요.”“…….”“나한테 관심 있어요?”최원정의 난데없는 질문에 김별이 우물쭈물했다.뭐라고 해야 할지 난감했다.“아니, 요즘 잘나가서 주위에 여자도 많을 텐데.호걸 씨 그 인물에, 그 능력에 얼마든지 좋은 여자 만날 수 있을 텐데….”김별이 말없이 듣고 있었다.“나, 보기보다 사나운 여자예요.그리고… 제가 호걸 씨 좋아서 매달리는 게 아니에요.나, 사심 없어요. 그냥 일만 합시다. 일만.”그렇고 말하고는 최원정이 술을 들이켰다.취기가 오른 상태였다.“내 스타일도 아니고. 호걸 씨는.물론, 제가 오해한 걸 수도 있고요.호걸 씨가 왜 저를….”그 말에 김별이 고개를 들어 최원정을 바라보았다.“저는 상관없습니다.”“네? 상관없다니?”“저를 어떻게 생각하셔도 괜찮습니다.전 그냥… 최 기자님을 그냥 좀 알고 싶어서 그런 겁니다.”최원정이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김별을 쳐다보았다.“뭘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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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결전의 날 1

“무슨 사연이 있는지, 무슨 상황인지 잘은 모르겠지만,이해할게요. 저 때문에 힘들었다면 죄송합니다.말을 함부로 한 거 같고.”최원정이 김별의 안색을 살폈다.한참 고개를 숙이고 있던 김별이 고개를 들었다.이 여자에게 더 이상 바라면 안 돼.나도 믿기지 않은 일을 이 여자가 이해할까?천천히 풀자. 천천히.김별은 현실적으로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저 사실, 사고 후 정신이 정상이 아닙니다.”최원정이 말없이 김별을 바라보았다.그 정도 눈치는 있었다.“그리고, 무엇보다 기억상실증이 있어요.기억을…, 잘 못해요.주위 사람들이나 저의 과거가….”과거까지 기억 못 한다고?최원정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기억상실증이 그 정도인 줄은 몰랐다.“일단 비밀로 해주세요. 부탁합니다.”김별을 바라보던 최원정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취재하더라도 그 부분은 철저하게 뺄게요.그리고… 저도 도울게요.”최원정이 따뜻한 눈빛으로 김별을 바라보았다.김별은 다시 눈물이 나려는 것을 꾹 참으며 애써 밝게 웃었다.KBC 방송국 앞에는 아침부터 수많은 팬이 모여 있었다.신들의 전쟁 8강전 생방송 날이었다.차가 한 대씩 도착하고 8강전에 진출한 가수들이 하나씩 내렸다.팬들의 함성이 커지고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팬들 사이에는 기자들도 있었다.그들의 관심은 한 사람에 쏠려 있었다.바로 정호걸이었다.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다시 서바이벌에 나온 정호걸은확실히 뉴스거리였다.“긴장 풀고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손도 흔들고.”이명우는 차 안에서 정호걸에게 주문을 걸듯이 말을 이어갔다.김별이 심호흡을 하며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이렇게 많은 팬이 모여 기다리는 장면은가수였던 자신에게도 생소했다.그런 그의 옆에서 긴장한 그의 모습을 찍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최원정 기자였다.최원정 기자는 정호걸 일행이 출발하기 전,정호걸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아니, 우리 차에 같이 타려고요?”이명우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하기로 했으니 확실히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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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결전의 날 2

“이 대표님. 정호걸 씨가 기억이 온전치 않다는 것을언론에 어느 정도 밝혔잖아요.너무 숨기려고만 하지 말죠.그게 더 어색할 수도 있어요.그리고…, 어떻게 보면 그게 더 팬들의 호응을 받을 수도 있잖아요,기억상실증을 극복하는 가수 정호걸.”이명우는 최원정의 말에 즉각 대응하지 못했다.“형. 이제 나가야 해요.”운전석에 있던 김태웅이 재촉했다.문이 열리고 김별이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차에서 내렸다.여기저기서 정호걸을 연호하고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기자들도 우르르 김별의 차 쪽으로 몰려왔다.김별은 만면에 미소를 띠고 손을 흔들어 보였다.“정호걸 씨, 신들의 전쟁 8강에 오게 된 소감 한 말씀 부탁합니다.”“죽음에서 살아 나온 기분이 어떠신지요?”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졌지만,김별은 말없이 웃기만 했다.이명우와 김태웅이 인파를 헤치며김별을 방송국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최원정은 카메라를 켠 채 이들을 뒤따랐다.“호걸 씨. 반가워요. 고생했어요.”방송국 대기실 앞 로비에 신들의 전쟁 담당 팀장인 이은영이밝은 표정으로 김별을 맞았다.피디 한 명이 다가와 꽃다발을 건넸고, 박수가 터져 나왔다.“정호걸 씨. 환영합니다.”예능국장과 김기웅 부장도 함께였다.그들 옆에는 신들의 전쟁 제작진이 카메라로 정호걸을 찍고 있었다.김별은 반갑게 인사했다.“감사합니다. 팀장님, 부장님. 그리고 국장님.염려 덕분에 이렇게 살아왔네요.”사전에 연습한 대로 김별은 응대했다.“야. 호걸아. 환영한다.”8강에 진출한 가수들도 우르르 몰려왔다.“아, 영진이 형. 고마워요. 동헌아, 고마워.”김별은 가수들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해 내며 대답했다.그러다가, 한 명을 유심히 쳐다보았다.“아이고. 대선배님까지 이렇게 반겨 주시고.”김별이 고개를 90도로 숙였다. 김동열이라는 가수였다.김별은 그의 얼굴을 보자, 갑자기 그를 기억해 냈다.분명 아는 사람이었다.김별이 데뷔할 당시 같은 ‘해피뮤직’ 소속 후배 가수였다.당시는 20대 초반이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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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결전의 날 3

드디어 생방송이 시작되었다.박수 소리와 함께 음악이 흘러나왔다.사회자가 만면에 웃음을 띠고 앞으로 걸어 나왔다.“안녕하십니까, 사회를 맡은 정성주입니다.뮤직 서바이벌 신들의 전쟁 8강전이생방송으로 여러분을 찾아왔습니다.”오프닝 멘트가 이어졌다.“오늘은 관객 200분의 현장 투표 200점,심사위원 20분의 투표 400점.그리고 실시간 시청자 투표 400점,총 1,000점 만점으로 투표가 이루어집니다.먼저, 심사위원 소개합니다.먼저 심사 위원장이신 김수한 작곡가님.”백발의 남자가 일어서서 웃으면 인사하자,박수가 터져 나왔다.대기실에서 모니터를 보던 김별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김수한이라니….그러고 보니 나이는 들었어도 분명 김수한이었다.자신을 가수로 데뷔시킨 작곡가,첫 앨범이자 마지막 앨범인 ‘단어의 진상’의 프로류서.그리고, 자신의 죽음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를 미스터리한 인물.바로 그 김수한이었다.“저 사람, 옛날 해피뮤직 작곡가인 김수한 맞죠?”김별의 표정이 심각해졌다.“어, 그래 해피뮤직. 오랜만에 들어보네.지금은 HP 엔터테인먼트라고 엄청난 대기업으로 성장했지.”김별이 놀란 눈으로 이명우를 쳐다보았다.“여기, 이 프로그램도 협찬하는 그 HP 엔터테인먼트요?”“그래. 그래서 김수한이 심사 위원장을 맡은 거야.70이 다 된 노인네지만, 그 회사 권력자거든.”김별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자신을 데뷔시킨 김수한이 권력자라니.그리고, 해피뮤직이 HP 엔터테인먼트로 성장했다니.“HP 엔터, 너무 믿지 마세요.”김별과 이명우가 최원정을 돌아보았다.최원정의 표정이 굳어있었다.“네?”이명우가 되물었다.“그 회사… 문제가 많습니다.”최원정이 중얼거리듯 대답했다. 심각한 표정이었다.김별은 예전 매니저 최상호의 말이 생각났다.“우리 회사 너무 믿지 마라.”김별은 HP 엔터라는 회사의 이름을 되뇌었다.가수들의 노래가 차례로 이어졌다.만만치 않았다. 선곡과 가창이 모두 훌륭했다.심사평도 칭찬 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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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신들의 전쟁 1

“뭐라고 말도 못 하고~참고 또 참았다가~그대로 그냥 자기 뭣해서~소주 한잔하고 누웠는데~네가 왜 울고 그래~눈물 나게~~.”심사위원은 물론, 관객들의 표정이 변해갔다.처음에는 뭐지, 하는 표정이었다가,점점 놀람과 감동으로 이어졌다.눈물을 보이는 관객이 곳곳에 보였다.관객뿐만 아니었다.심사위원들 중, 절반 이상이 눈을 훔쳤다.마치 감염이라고 된 듯이.자신의 대기실에서 분장을 고치고 있던김동열이 김별의 노래를 듣더니벌떡 일어나 모니터로 다가갔다.“뭐야…?”김동열이 화면 속 김별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예전에 해피뮤직 연습실에서 듣던 노래가 갑자기 떠올랐다.대기실에서 모니터를 보던 이명우와 스태프들,그리고 최원정도 눈이 붉어졌다.최원정은 저도 모르게 빠져드는 자신을 제어할 수 없었다.마치, 정호걸의 아픔이 자신에게 전해오는 것 같았다.뭔가 운명의 끈이 이어진 기분이었다.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또 있었다.집에서 TV를 보고 있던 정호걸의 어머니, 남현숙 여사였다.눈물을 흘리는 정도가 아니었다.아들의 모습과 목소리를 듣다가 펑펑 울기 시작했다.통곡에 가까웠다.아들을 키우며 겪었던 숱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그리고 정호걸의 아버지, 정훈의 모습도 스쳐 지나갔다.말 못 할 사연들, 아직 아들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복잡한 감정을 이기지 못해 남 여사는 내내 울었다.“뭐야? 쟤 왜 저래?”예능국장이 놀란 눈으로 부장을 쳐다보았다.스튜디오 한쪽에서 생방송을 지켜보던 중이었다.“뭔가 달라. Feel이 장난이 아닌데?”수십 년 동안 음악프로를 만들어 온 국장은나름 음악에 대한 감이 있었다.“그렇죠? 사고 후에 애가 더 농익었다고 할까요.정말 다행입니다.”부장도 인정했다.“저 노래, 비라는 노래, 누구 노래라고?”“김별이라는 예전 가수 노래입니다. 1집 내고 요절한 가수요.”“그래 맞다. 김별….”국장이 생각에 잠기더니 눈을 번쩍 떴다.“예전에 내 프로에 김별이 나온 적 있었어.맞다. 그때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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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신들의 전쟁 2

김수한의 표정이 어두웠다. 잠시 뭔가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네. 맞습니다.사실 이 곡을 제가 프로듀싱했습니다.”“네. 알고 있습니다.”김수한은 김별의 눈빛이 부담스러웠는지 시선을 돌렸다.“오랜만에…, 이 노래를 들으니, 감개무량합니다.그때 김별이 처…음, 이 노래를 부를 때…,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온 것 같습니다.이상하게 정호걸 씨 모습에서…,김별의 모습이 보였어요. 제 말은….”떠듬떠듬 말을 이어가던 김수한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제 말은 오늘 노래 너무 좋았다는 겁니다.”김수한이 무거운 표정으로 마이크를 내려놓았다.그러고는 자신의 말을 후회하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김별은 김수한의 표정에서 자신의 죽음에 대해김수한이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가 누구의 편이었는지는 몰라도그는 뭔가 알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잠시 광고가 나가는 사이,8명의 가수가 모두 무대에 나와 섰다.마지막 발표만 남은 상황이었다. 모두 긴장한 표정이었다.오늘 8명 중에, 4명만 결승전에 곧바로 진출하고,4명은 패자부활전을 거쳐 1명만 결승에 합류할 수 있었다.다음 주 패자부활전 및 축하공연이 나가고,그다음 주가 바로 결승전이었다.신들의 전쟁 대장정이 이제 2회만 남겨놓은 상황이었다.“뮤직 서바이벌 신들의 전쟁 8강전,드디어 발표의 순간이 다가왔습니다.곧바로 결승전에 진출하는 네 명은 누굴까요?그리고 패자부활전을 벌어야 할 네 명은 또 누굴까요?먼저, 8등부터 발표하겠습니다….”여덟 명 모두 긴장된 표정으로 발표를 기다렸다.방청객과 심사위원들의 표정도 마찬가지였다.사회자가 8등부터 5등까지 발표를 이어갔다.탄식이 나오고 패자부활전에 가게 된 가수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자, 그럼 남은 네 분은 결승전에 진출합니다. 축하합니다.”엄청난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다행히도 김별은 살아남았다.기뻤다. 진짜 기뻐서 웃었다.서바이벌이 이런 거구나. 나름 짜릿한데.가수로서 처음 겪어보는 지금의 무대가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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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신들의 전쟁 3

정호걸의 대기실에서는 다섯 사람이초조한 표정으로 화면을 쳐다보고 있었다.그리고 서로의 손을 마주 잡고 있었다.마치 기도라도 하듯이.이명우와 김태웅, 의상 담당과 메이크업 담당,그리고 최원정이었다.최원정의 눈은 벌써 붉어져 있었다.마치 자신이 오래전부터 정호걸의 스태프인 것처럼 느껴졌다.“제발, 호걸이 형. 제발….”“조용히 해라. 부정 탄다.”이명우가 김태웅을 조용히 나무랐다.대기실에는 다시 숨소리만 들리기 시작했다.“일단, 1등의 점수부터 볼까요?”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이어지고 모두 대형 스크린을 바라보았다.점수표의 숫자가 빙글빙글 돌다가 멈추었다.그리고 점수가 나왔다. 모두 입이 벌어졌다.“1등의 점수는 1,000점 만점에 990점입니다. 놀랍습니다.지금까지의 모든 기록을 깨는 점수네요.특히 놀라운 것은,실시간 시청자 투표가 400점 만점에 400점입니다.여러분 믿기십니까?어떻게 시청자들 모두가 점수를 줄 수 있죠?자, 그러면 990점의 주인공은?”다시 긴장된 음악이 흐르고,화면은 정호걸과 이동헌의 얼굴을 클로즈업했다.두 사람 모두 떨리는 표정이었다.“자, 그럼 990점의 주인공은…, 정호걸입니다!”방청석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심사위원들과 전원 일어서서 박수를 보냈다.몇몇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김별은 믿기지 않았다. 입이 벌어졌다.이 짧은 순간에 김별로서의 과거가 스쳐 지나갔다.그리고 뜨거운 것이 속에서 밀려 올라왔다.김별이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흐느꼈다.그러자, 대부분의 방청객이 눈물을 닦았다.대기실의 다섯 사람도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아니 웃었다. 웃고 울며 펄쩍펄쩍 뛰었다.“야, 우리 호걸이 최고다, 최고. 사랑한다. 호걸아.”이명우가 목 놓아 소리쳤다.신들의 전쟁에서 1등은 처음이었다.그것도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와서 1등이라니.최원정도 울었다.나름 씩씩하고 독하기로 소문난 기자인데.뭐 이런 일에 이렇게 기뻐서 울지?자신을 나무랐지만,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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