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남자가 젊은 여자의 팔을 당기며 가고 있었고,여자는 마지못해 따라가는 것 같았다.그들이 가는 방향은 인명의 집과는 달리,아래쪽으로 다시 내려가고 있었다.인명은 그들과 멀찌감치 떨어져서 따라갔다.사실, 진구와 헤어지기 직전우연히 길 건너편에서 걸어가고 있는 남녀를 봤다.근데 그 남자가 바로 ‘여자 친구 패는 애’였다.같이 가고 있는 여자는검은 모자를 쓰고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끌려가는 그 여자에게서무언가 석연찮은 것이 느껴졌다.그렇다. 그 여자가 그 ‘여자 친구’라는 것을 직감했다.그 여자라는 걸 느꼈을 때 인명은 혼란스러웠다.옆에는 진구가 있었다.그러나 진구에게, 자기가 본 상황을 설명하기가 애매했다.일단 혼자 따라가 보기로 했다.‘양아치’ 사건이 일어난 지 하루밖에 안 되었는데,또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꼬인다’라기 보다는, 정확히 말하면 스스로 ‘꼬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일단 마스크를 점퍼 주머니에서 꺼내 썼다.그들과는 한 50여 미터 뒤 쳐져, 천천히 따라갔다.다행히 거리에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서인명의 추격이 눈에 띄지는 않았다.저 여자가 그 여자다. 분명하다.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하지만 그걸 알아버렸는데 모른 척할 수는 없다.지금 사라 문제만 해도 힘들다.내가 이러는 게 맞는 건가?모른 척하고 집에 가서 편안하게 자는 게 나을 수도 있다.하지만, 그냥, 모른 척, 할 수는 없다.사라만큼 저 여자도 위험할 수 있다.사라에게 등을 돌리지 않은 것처럼,저 여자에게도 등을 돌리지는 말자.차가운 한강 물속에서 살아서 나왔을 때,더 이상 세상에 등을 돌리지 않기로, 더 이상 눈감지 않기로,더 이상 찌질하지 않기로 한 거 아닌가?머릿속은 혼란스러웠지만 발은 명확했다.그들의 뒤를 밝고 있었다.십여 분을 따라가는데, 남자가 여자를 데리고 제과점으로 들어갔다.복층구조의 대형 제과점 2층은차도 마시고 빵도 먹을 수 있는 카페 공간이었다.늦은 시간에도
Last Updated : 2026-03-0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