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그 넓은 형사과 사무실이 조용해졌다.계장은 아직도 화가 뻗치고 있었지만 뭐라고 말을 못 했다.가장 놀란 것은 인명 자신이었다.수많은 사람, 그것도 경찰들 앞에서,이렇게 큰 소리로, 이렇게 긴 문장으로,이렇게 막말을 해본 적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예전엔 상상도 못 했던 말을 뱉고 말았다.그러고는 너무 심한 말을 했다는 후회가 밀려왔다.애꿎은 경찰들도 많은데 괜히 덤터기를 씌어서 막말을 해버렸다.하지만 왠지 속은 너무 후련했다.한번 뱉은 말을 어떻게 다시 주워 담겠나. 에이 모르겠다.잠시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했던 사무실 여기저기서투덜대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경찰 입장에서는 맞는 말 같기도 하지만,가만히 듣고 있으려니 자존심도 상하고억울하기도 하고 인명이 괘씸하기도 할 것이다.계장이 뭐라고 또 한마디 하려는 걸,고 형사가 거의 입을 막듯이 해서 안쪽 사무실로 끌고 갔다.분위기를 눈치챈 진구가 인명을 끌고 서둘러 사무실을 빠져나왔다.박 형사도 애매한 표정을 지으며 따라 나왔다.뒤에서 경찰들이 뭐 저런 놈이 있나,그냥 보내도 되는 거냐,더러워서 못 해 먹겠다, 등의 투덜거림과 함께간간이 욕도 섞여 들렸다.세 사람은 부랴부랴 경찰서를 빠져나왔다.경찰서 밖은 벌써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말없이 걷던 세 사람은 경찰서 인근의 한 해장국집에 자리를 잡았다.정시은에게 박 형사가 약속한 것이 있다고 했다.경찰조사를 받고 나오는 정시은을,확실하게 안전해졌다고 판단될 때까지보호해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인명은 그런 박 형사가 고맙기도 했지만,지금은 미안함이 더 앞섰다.경찰서에서 얼떨결에 해버린자신의 화풀이가 못내 마음에 걸렸다.같은 경찰 출신인데, 그래도 성심성의껏 인명을 도와줬는데,자기 때문에 박 형사가 경찰들에게왕따를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정말 죄송합니다, 박 형사님.제가 너무 심할 말은 했네요.저도 제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제 주제에, 수많은 경찰분들이 고생하
Last Updated : 2026-03-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