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는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내내 끓어오르는 화를 꾹꾹 눌러 담고 있었다.원인은 양옆에 포진한 비현실적인 존재들이었다.엘은 천사의 능력을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 중이었다.손가락을 딱! 하고 튕기기만 하면 라면 물이 오차 없이 맞춰지고, 음료 트레이가 공중을 둥둥 떠다니며 빈자리를 치웠다.반면 펠은 구석 단골 좌석에 앉아 눈을 부릅뜨고 그 광경을 감시하고 있었다.“하아…… 엘.”결국 서아가 참다못해 엘을 불러 세웠다.“네, 서아 씨? 시키실 일이라도 있나요?”“여기 CCTV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다는 거, 알고 계신 거죠?”“그럼요. 왜요? 누가 서아 씨를 괴롭히나요? 당장 혼내줄게요.”“네! 당신이요! 바로 당신이 문제라고요!”서아가 낮게 소리를 지르자 엘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네? 전 그저 서아 씨 편하게 해주려고 열심히 일만 하고 있는데요?”“그 일 때문이잖아요! 냄비랑 쟁반이 허공을 날아다니는 게 녹화되면 어쩌려고 그래요? 나중에 사장님이 돌려보다가 ‘아, 우리 알바생 천사대 씨는 초능력이 있구나! 짠~ 놀라셨죠?’ 이러면 해결될 문제냐고요!”“아하! 그렇겠네요. 미안해요, 서아 씨.”엘이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사과했다.그 무해한 미소에 서아는 맥이 탁 풀렸다.‘아, 저렇게 웃어버리면 화를 더 낼 수가 없잖아.’“그, 앞으론 손으로 직접 해요, 직접. 알았죠?”“네, 네. 그럴게요. 서아 씨가 곤란해지는 건 저도 싫으니까요~”엘이 콧노래를 부르며 걸레를 집어 든 순간, 서아의 모니터 하단에 알림이 띠링 하고 울렸다.[둘이 사이좋게 시시덕거리지 말고, 일이나 해.]‘하, 진짜. 피시방 메신저로 사적인 메시지 보내지 말라고!’서아는 핸드폰을 꺼내 펠에게 문자를 쏘아붙였다.[너 진짜 백수지? 내일 출근 안 해? 3주 동안 따라다녔으면 됐지, 왜 또 일주일이나 더 출근 도장을 찍는 건데?]문자를 확인한 펠이 의자를 박차고 카운터로 성큼성큼 다가왔다.“서아. 너 지금 우리 봉의 능력을 무시하는 거야?”“무슨
Last Updated : 2026-03-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