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을 돌려보내고 난 뒤, 서아는 한동안 어안이 벙벙한 채 카운터에 멍하니 서 있었다.비록 현실적인 이유를 대며 쌀쌀맞게 거절했지만, 사실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살면서 누군가에게 이토록 열렬하게 대접받고 챙김을 받는 느낌이 꽤 신선하고 좋았다.‘환심을 사려고 수작 부리는 게 빤히 보이는데, 왜 그 모습이 귀엽게 느껴지지?’서아는 피식 웃음이 났다.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정신을 가다듬었다.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아르바이트생인 자신에게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선물은 여전히 감당하기 힘든 짐이었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느라 손님이 온 줄도 몰라요?”“아, 죄송합니…… 엘? 여긴 어쩐 일이에요?”고개를 들자, 눈앞에 나타난 건 펠이 아닌 엘이었다.그는 편의점 조명조차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찬란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어쩐 일은요. 편의점에 뭐 하러 왔겠어요? 살 게 있으니까 왔지. 여기 이거, 커피 두 개 계산해 줘요.”서아는 얼떨결에 그가 내민 캔 커피 두 개를 받아 들었다.삑.“3,600원입니다.”엘은 결제를 마치자마자 빨대를 꽂은 커피 하나를 서아에게 쓱 내밀었다.“자, 하나는 서아 씨 거예요.”“아…. 고마워요, 잘 마실게요. 그런데 설마 이거 주려고 일부러 여기까지 온 건 아니죠?”“맞는데요.”엘이 한쪽 눈을 찡긋하며 눈부신 미소를 발사했다.서아는 가슴이 철렁했지만, 애써 침착하게 대꾸했다.“이런다고 제 소원 얘기 안 해줘요.”“음, 반은 그 이유도 있지만, 나머지 반은 아니에요.”“그럼, 뭔데요?”“샤브샤브 먹다가 반해서?”“에?”서아의 눈이 휘둥그레지자 엘이 즐겁다는 듯 소리 내어 웃었다.“하하! 그런 반응, 정말 재밌네요.”“그쪽 세계 사람들은 취향이 참 독특하네요. 아,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가? 그쪽 동네엔 미남미녀가 넘쳐날 텐데, 저 같은 사람이 흥미로운가 봐요?”“흥미로운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반했다는 것도 진심이에요.”서아는 헛웃음을 삼키며 커피를 한 모
최신 업데이트 : 2026-03-05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