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서아. 난 이 자식이 우리 데이트 방해해서 화가 치미는데, 넌 이게 웃음이 나와?""오호, 데이트 중이었어? 데이트라…."엘이 눈을 가늘게 뜨며 짓궂게 웃자 펠이 소리쳤다."그래! 그러니까 그만 좀 꺼져. 눈치는 어디다 팔아먹었냐? 눈치 좀 챙기고 갈 길 가라고.""나 딱히 목적지가 있었던 건 아닌데? 이왕 눈치 없는 거, 나도 같이 놀면 안 돼? 나 진짜 심심하단 말이야.""싫어! 절대 안 돼!""서아 씨. 서아 씨도 제가 싫어요?"엘이 금세 눈가를 촉촉하게 적시며 울망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천사 특유의 그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얼굴에 서아는 마음이 약해졌다."아, 음… 전 딱히 상관없긴 한데….""정말요?""네. 전 펠만 괜찮다면 상관없어요."서아는 펠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덧붙였다.펠은 세상을 다 잃은 듯한 표정으로 마른세수를 하더니, 결국 포기한 듯 내뱉었다."하. 우리 호텔 정원으로 와. 거기서 딱 차 한 잔만 마시고 꺼지는 거다.""오케이!""서아, 너도 참 눈치 없다. 꽉 잡아, 내려간다."휙!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급강하했다.순식간에 땅에 발을 디딘 서아는 조금 어지러운 듯 비틀거렸고, 어느새 지상으로 내려온 엘이 그녀를 부드럽게 부축했다."와. 서아 씨. 아까 하늘에서 봐도 예뻤는데, 가까이서 보니 오늘 정말 너무 아름다워요.""고마워요. 엘도 아까 날개 펼친 모습이 정말 멋지던걸요?""제가 좀 멋있긴 하죠, 하하!""아주 잘 알고 계시네요?"서아와 미카엘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며 정원 안쪽으로 걸어가자, 뒤에 남겨진 펠의 얼굴은 숯덩이처럼 검게 타들어 갔다.'저 닭털 같은 자식이 내 데이트를 완전히 망쳐놓고 있어…!'정원의 은은한 조명 아래, 엘의 시선이 서아의 쇄골 위에서 빛나는 투명한 펜던트에 머물렀다.순간, 늘 여유롭던 그의 눈동자가 날카롭게 가라앉았다."어…. 서아 씨, 그 목걸이…….""아, 엘도 단번에 알아보시는군요. 맞아요, 제 영혼 목걸이예요
Last Updated : 2026-03-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