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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수민의 선택

지하실의 공기는 오래된 슬픔처럼 가라앉아 있었다.수진은 눈을 감지도 뜨지도 못한 채,가슴 안쪽 어딘가에 묵직하게 박힌 돌을 꺼내 보는 사람처럼 흑거미의 말 한 줄 한 줄을 되새기고 있었다.그녀의 손끝은 여전히 가방 끈을 잡고 있었지만, 그 힘은 조금씩 풀려 있었다.마치 오랫동안 꽉 쥐어온 진실을 더는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처럼.흑거미가 다시 말을 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낮았고 조심스러웠지만, 감정을 숨길 수 없는 깊이가 묻어 있었다.“수민은 배신구가 너희 둘을 모두 지울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래서… 자신이 표적이 되는 쪽을 선택했지.”수진의 눈이 천천히 흔들렸다.그녀는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수민은 언제나 그런 사람이었다.자신보다 누군가를 먼저 생각하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을 선택하는 사람.그 따뜻함 때문에 연변의 혹독한 겨울에서도 언니는 늘 눈처럼 맑았었다.“그럼 언니는…”수진의 목소리는 처음으로 아주 작은 떨림을 보였다.“…언니는 처음부터 죽음을 택한 거예요?”흑거미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숨을 들이쉬고, 오래 담아둔 금 같은 슬픔을 꺼냈다.“살아남는 쪽이 너여야 한다고 믿었다. 너는 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흑거미의 목소리가 아주 조금 부드러워졌다.“…수민은 너를 참 많이 사랑했다.”그 순간, 수진의 시야가 비틀렸다.그녀는 눈을 감아야 했다.감정이 넘쳐서가 아니라, 너무 조용하게 무너졌기 때문에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였다.강혁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말없이 숨을 고르고 있었다.수진에게 다가가고 싶었지만 그녀가 지금 마주하는 진실은 어떤 위로나 손길도 대신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그는 그녀가 스스로 견디도록 곁에서 지켜주는 쪽을 선택했다.흑거미는 시선을 내렸다가 어떤 결심이 담긴 표정으로 다시 올렸다.“수민은 네가 끌려 들어가는 걸 원하지 않았다. 어둠이라는 건… 한 번 물들면 벗어나기 어렵지.”흑거미의 손이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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