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막으려다 죽고 다친 사람도, 불을 지르려는 범인을 막다 변을 당한 사람도 있었다.어느 농사꾼은 화상으로 팔이 떨어져나간 와중에도 겨우 목숨을 부지했으나,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을 매어 자결하였다는 내용도 있었다.지아비를 잃은 그 부인이 수절하면서도 매일 밤낮으로 울음 삼키며 홀로 된 아픔을 견디고 있다는 포청발 소식도 접하고 나니 마음이 심히 좋지 않았다.강 건너 어떤 고을에서는 부모가 모두 화재로 사망하여 일곱 살, 다섯 살 된 형제 둘만 남았는데 칡뿌리를 캐먹겠다고 산에 올랐다 형제 모두 호랑이에게 잡혀간 일도 있었다.방화는커녕, 일평생을 화기(火氣)와 거의 담을 쌓고 지내온 천우였다.밥을 짓거나 화전을 새로 일구어야 할 때, 불씨를 살린다고 장작 크게 넣었다가 불길이 번진 경우야 있었지만, 물을 다룰 줄 아는 천우에게는 손바닥 뒤집는 것만큼이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불똥이 지붕으로 옮아 붙든, 숲속으로 튀어버리든 천우에게는 해가 되질 않았다.그저 평소에 하던 것처럼 어디 양동이에서 물을 끌어오거나, 시냇물을 가져다가 뿌려버리면 그만이었으니까.‘불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구나.’한양에 오지 않았다면 아마 평생 체감하지 못할 사실이었다.비가 오지 않아 바싹 마른 논밭을 걱정하던 사람들만 익히 보아 와서 그런지, 그 반대편에 선 사람들에 대해서는 생각지도 못한 터였다.새삼 불을 가벼이 여기던 자신이 반성이 되었다.울컥-갑자기 불이라는 것에 대해 막연한 분노가 솟았다면, 너무나 단순한 생각이었을까. * * *정신없이 사건일지를 살피다 보니, 어느새 서고 절반을 가로지르고 있었다.햇수로는 지금으로부터 2년 전, 그러니까 아버지 백사성이 한양 다녀오겠다며 집을 떠났던 그때, 그 시간이었다.‘드디어 아버님이 떠나셨던 2년 전의 기록이다.’천우는 침을 꿀꺽 삼키며 사건일지에 눈을 고정했다.한양이
Huling Na-update : 2026-04-06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