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무엇에 홀렸다는 말인가? 수상하다면 수상하다고 할 수 있는 사건의 연속이었으나, 붉빛미르나 기우사들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정확히 알아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아니, 애초에 불과 물을 다루는 기이한 존재들을 사람의 눈으로 탐구한다는 것이 허황된 일일지도 몰랐다. 대화재, 검은 연기, 짐승의 울음소리, 홀린 방화범들. 그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없는 기이한 파편들.일견 관련없어 보이는 이 파편들을 하나로 꿰어낼 만한 연결고리가 필요했다. ‘차라리.’ 천우가 침을 꿀꺽 삼켰다. ‘대화재에서 살아남았던 생존자를 찾아 도움을 구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군.’ 그게 최선일 성싶었다.무엇보다, 2년 전의 대화재를 직접 몸으로 겪었던 장본인의 증언이 필요할 듯했다. ‘내가 하릴없이 만날 수 있는 사람들 중에, 2년 전 대화재를 겪었던 사람이라면…….’ 주상전하? 아니었다.지운 영감? 기우사의 수장이지만 친구 만나듯 뵐 수 있는 분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포교뿐이군.’ 그러다 불현듯, 또 한사람이 떠올랐다. ‘어리.’ 불쑥 그 이름이 생각났다.어리 또한 그 불지옥을 겪었다고 했으니, 분명 도움이 될 것이었다.물어볼만한 사람이 한집에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Last Updated : 2026-04-0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