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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강수 철학관: Chapter 51 - Chapter 60

102 Chapters

51화

강수는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어둠의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느낌이었다. 남자의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명 본 적이 있는 남자였다. 집 밖을 서성이던 그 검은 그림자였다.강수와 남자는 말없이 그렇게 서서 서로를 한참 바라보았다.관상을 보러 왔는데…….목소리가 쇳소리처럼 긁히면서도 낮게 방안을 울렸다. 강수는 온몸의 기운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강수는 침착하려고 애썼다.미리… 예약을 하셔야 하는데요.예약?남자가 꼼짝도 하지 않고 서서 무심하게 말했다. 열린 문밖에서 차가운 겨울 한기가 밀려왔다. 강수는 순간 아버지의 얼굴이 스쳐 지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강수는 겁이 나긴 하지만, 한편으로 이 남자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반드시 봐야 할 것 같았다.이왕 오셨으니…. 관상을 보려면 그 마스크를 좀 벗어…주실래요?그러자 남자가 안쪽으로 천천히 몇 발짝 들어왔다. 강수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을 쳤다. 남자는 어느새 사무실 책상 옆에 섰다. 동작은 조용하고 느렸지만 날렵해 보였다. 그러더니 강수를 한참 응시했다. 몇 초였지만 너무나 긴 시간이었다. 강수는 기가 꺾이지 않으려 무진 애를 썼다.받았네. 아주 세게.네?또다시 남자가 말없이 강수를 쳐다보았다. 이리저리 훑어보는 것 같았다. 또 시간이 흘렀다.특이한데.무슨 말씀이신지?내게서 뭐가 보이지?무슨 말씀을 하시는 지 이해가….말을 그렇게 했지만 강수는 이 남자가 자신의 능력을 단번에 알아챘다는 것에 놀랐다. 남자의 숨겨진 눈에서 엄청난 기운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 오히려 잘된 일인가….남자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자신 있어?네?내 얼굴을 볼 자신이 있냐고.남자가 웃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손을 마스크에 가져다 대었다. 강수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때였다.강수야, 나 왔다!문을 벌컥 열리고 대산이 성큼 들어왔다.어? 손님이 계셨네.남자가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마스크에 가져갔던 손을 천천히 내렸다. 대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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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화

얼굴은 못 봤어. 사실 얼굴을 본 적도 없지. 하지만 그놈인 것 같았어. 기운이 그랬어. 저번에도 몇 번, 집 주위에 나타났던 그놈 같아.뭐? 저번에도 왔었다고? 근데 왜 얘길 안 했어?그때는 그냥 지나가며 본 거라…….- 안 되겠다.- 뭐가?내가 월세 낼 테니 이 집으로 이사 와야겠다. 빈방 있지? 마침 지금 살고 있는 방도 빼야 하는 상황이라.빈방이야….너 잊었냐? 나의 임무를? 그 사람들이 나보고도 경찰 시켜주겠다고 하는 이유? 내가 매일 죽으라고 운동하는 이유?대산이 강수를 무서운 눈으로 쏘아보았다. 강수는 대산에게 뭐라고 대꾸할 수가 없었다.다음날 아침, 박 형사와 민 박사가 부리나케 달려왔다. 대산이 바로 보고한 모양이었다. 강수가 대산을 쳐다봤다. 대산의 표정이 단호했다. 당연한 일을 했다는 것이다. 바로 조사가 시작되었다.대략 키와 몸무게는?한 180cm 정도, 몸무게는 글쎄요, 마른 편인데 70kg이 안 될 것 같은데.날렵한 몸매다…. 검은 모자, 검은 마스크, 검은 옷. 옷 종류는?패딩은 아니고 코트 같은데. 롱코트요. 목도리도 검었고.맞아?박 형사가 대산에게 확인을 구했다. 대산이 고개를 끄덕였다.아, 장갑도 끼고 있었어요. 그것도 검정색.검정색 매니아인가? 하기야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별난 것도 아니지. 온통 까만 옷 천지니. 우리나라 사람들 까만 옷 되게 좋아해.검정 패딩을 입은 박 형사가 이것저것 꼬치꼬치 물으며 수첩에 적었다.너희 아버지 죽인 놈 같다는 건 그냥 느낌이야? 얼굴을 못 봤다며?옆에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는 민 박사가 물었다.얼굴은 못 봤는데 느낌이 그랬어요. 사실 얼굴도 모르지만. 뭔가 어둡고 차가운 느낌. 강렬한 뻗어 나오는 어떤 기운…. 아버지 돌아가시던 그 날,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그리고 아버지를 일으켜 세울 때 그 느낌….민 박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강수를 바라보았다.박 형사님께 얘기 다 들었어. 자료도 다 검토했고. 아버님의 특이한 죽음도….그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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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강수는 다음날,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조승재를 만난다고 생각하니 잠을 설쳤다. 두려움과 함께 이상한 흥분이 동시에 몰려왔다. 처음으로 직접 보는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 빨간 매직의 장본인.민 박사를 만나러 가기 전, 강수는 잠시 짬을 내어 인근 카페 골목으로 향했다. 민 박사가 준 주소를 보면서. 죽은 사람의 사진을 보내온 이순재라는 사람을 확인해 보기 위해서였다. 그냥 무시하기엔 너무 찜찜했다.주소를 보고 찾아간 곳은 작은 카페였다. 강수의 집에서 불과 1킬로미터 떨어진 가까운 곳이었다. 낡은 주택의 한쪽을 개조한 아담한 카페. 강수는 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았다. 한 남자가 주방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뒷모습만 보여서 확인할 수가 없었다. 그냥 갈까 어쩔까 잠시 망설이다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갔다.어서 오세요.남자가 돌아다보았다.헉! 그 남자였다. 사진 속 남자. 분명히 죽은 사람이었는데. 그런데 이렇게 살아있다니. 이게 도대체 어떻게…….강수는 혼란스러웠다.뭐 드릴까요?남자가 공손하게 강수를 바라보았다.아…, 버블티 한 잔이요.얼떨결에 주문을 하고는 남자를 다시 힐끗거렸다. 능숙한 솜씨로 티를 만들어 강수 앞으로 내밀었다.여기 버블티요.카운터에서 버블티를 받으면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뭐지? 분명히 사진과 같은 사람인데 뭔가 좀 다른 이 느낌은?계산을 하고 나가려다가 돌아섰다. 그냥 가기에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저기, 아저씨. 혹시 강수철학관이라는 데로 문자 보내신 적 없으신가요?남자가 서늘한 눈빛으로 강수를 쳐다보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강수 뭐요? 철학관? 그게 뭔데요?아, 그래요? 그럼 혹시…….강수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열어 문자를 찾았다. 그리고 휴대전화를 남자에게 내밀었다.이 번호, 아저씨 꺼 아니신가요? 저에게 사진 보내셨는데…….남자가 잠시 멈칫했다. 한참 휴대전화를 바라보다가 강수를 바라보았다. 흔들리는 눈빛을 강수는 놓치지 않았다.제 번호… 맞긴… 한데요.남자의 목소리가 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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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모자를 깊숙이 눌러선 젊은 교도관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승재를 한번 쳐다보고는 문을 열고 나갔다.오랜만입니다. 면회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조승재가 싱긋 웃었다.민 박사 같은 미인께서 보자는데 나 같은 할 일 없는 죄수야 땡큐지. 당분간은 밤마다 민 박사 생각이 나겠는데. 흐흐흐.조승재가 징그럽게 웃더니 강수를 의식했는지 웃음을 그쳤다.아이고, 미성년자 같은데. 이런 농담을 해서 죄송.아, 이 친구는 저의 일을 도와주는 친구입니다. 어리긴 하지만 능력자죠.강수가 말없이 목례를 했다.능력자라. 도대체 무슨 능력이 있을까?조승재가 강수를 쳐다보더니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강수는 굳은 얼굴로 조승재를 바라보았다.그건 차차 아시게 될 거고.민 박사가 본론으로 들어갔다.저희와의 대화는 수사에 참고자료로 쓰일 예정이고, 그래서 카메라로 녹화할 거라는 얘기는 들으셨죠?들었지. 근데 내 이야기가 도움이 될까? 알다시피 국내에서 보기 드문 또라이인데.그러고는 강수를 노골적으로 쳐다보며 웃었다. 강수는 담담하게, 하지만 집중해서 조승재의 얼굴을 응시했다. 조승재는 강수의 눈빛을 보고는 웃음을 멈추었다.크게 도움이 될 겁니다. 승낙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지금부터 녹화 시작합니다.민 박사는 미리 세워놓은 카메라를 켰다. 그러고는 조승재의 사건 개요와 피해자의 상황을 읽어 내려가며 중간중간 사실이 맞는지 확인했다. 조승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확인을 해줬다.조승재 씨는 현재 7건의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여기 복역 중입니다. 일명 빨간 매직 살인사건이죠. 살인 후에 피해자의 신체에 번호를 매긴 사건입니다.그렇게 말하고는 조승재를 바라보았다. 조승재의 얼굴에 표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번호로 나열하면, 4, 5, 7, 8, 9, 10, 11. 이렇게 총 7건의 살인사건이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빠진 숫자는 1, 2, 3, 6, 이렇게 4개가 있는데 그냥 숫자가 비었는지, 그 번호에 해당하는 사건 자체가 아예 없었는지,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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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확인된 사건 중에 5번 사건이 있습니다. 근데 이 사건은 유일하게 조승재 씨가 평소 알고 지냈던 피해자인데요. 그 여자분, 일부 자료에 의하면 사귀는 사이였다고 되어 있는데, 진짜인가요?조승재가 말없이 민 박사를 바라보았다. 눈빛이 차가워지고 있었다.일부 자료가 도대체 뭐야?아니, 당시 담당 형사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을 목격한 사람이 있다는 건데요. 그럼 그 사건은 충동적인 살인인가요, 아니면 계획적인 살인인가요? 물론 조승재 씨는 충동적이었고 잘 모르는 여자라고 말씀하셨지만.조승재의 표정이 더욱 싸늘해졌다.내가 그 얘기를 여기에서, 굳이 다시 해명해야 하나?조승재가 강하게 나왔다. 민 박사는 약간 당황했다. 오늘 면회의 중요 쟁점이 아닌 이상, 이걸로 조승재와의 대화가 벌써 끊어지면 안 되는 거였다.- 좋습니다. 자, 다른 얘기를 하죠. 그러면 비와 살인 충동이 관련이 있나요?비?네. 충동적 살인 5건 모두, 비 오는 날에 일어났는데.음…….조승재는 잠깐 뜸을 들였다.일부러 의식한 건 아닌데, 비가 오면…, 비 특유의 냄새가 있잖아. 비 냄새와 피 냄새는 비슷해. 비가 오면 이상하게 피가 당겼지.조승재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또 웃었다.비옷을 입고?비옷?비옷, 그러니까 우비 같은 걸 입고 살인을 했는지 묻는 겁니다.조승재가 민 박사를 쳐다봤다. 비옷은 조서에 나오지 않은 내용이었다.그건 왜?그냥….기억이… 안 나는데.진짜 기억이 안 나는지 모른 척하는 건지 민 박사는 판단이 서지 않았다. 14번 사건의 현장에서 강수가 한 얘기가 생각나서 물어본 것이었다.알겠습니다. 또 다른 질문. 빨간 매직으로 숫자를 적은 이유는 그냥 기억하기 편해서 그렇다고 하셨는데 맞나요?그렇다고 해 두지.굳이 빨간 매직인 이유가 있었나요? 빨간색은 혹시 피 색깔과 같아서? 아니면 강렬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과시하려는 의도도 있었나요? 내가 했다는, 그리고 내가 계속할 거라는? 일종의 예고?나 이제 지루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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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저번에 왔을 때 분명히 말씀하셨죠? 없어진 번호는 경찰이 찾아보라고. 찾아오면 대답해 주겠다고?조승재가 긴장을 한 건지 아니면 흥미를 느낀 건지 모를 표정을 지었다. 강수는 조승재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민 박사가 서서히 사진을 돌렸다. 달력 사진이었다. 숫자 3과 그 숫자를 둘러싼 동그라미가 빨간 펜으로 그려진 그 사진.이게 3번 사건입니다. 그동안 못 찾았던 번호 중 하나. 이렇게 사람의 몸이 아닌 달력에 그렸을 뿐이지만 분명한 3번 사건입니다. 맞죠?조승재가 말없이 사진만 쳐다봤다.- 기억을 되살리는 의미에서 간략하게 사건 개요를 말씀드리죠. 20년 전 일어난 사건입니다. 피해자 심명순은 피를 흘린 채 자신의 집에서 쓰러져 있었습니다. 두 손과 두 발은 스타킹으로 묶여있었고, 온몸은 피멍이 들어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피 묻은 칼도 발견되었지만 지문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피해자의 집에서 발견된 달력, 거기에 이렇게 3이라는 숫자가 발견되었습니다.조승재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그런데 왜 초기에는 숫자를 직접 피해자의 몸에 그리지 않은 건가요? 이렇게 숫자를 숨기다가 좀 약한 것 같아서 점점 노골적으로 몸에 그리기 시작한 건가요?…….그럼 1, 2번 사건에도 빨간 숫자가 있는 건가요? 아니면 3번째 사건에서 처음으로 숫자를 적기 시작한 건가요?조승재는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앉아만 있었다. 한참 조승재를 보던 민 박사는 다른 사진 한 장을 꺼내 내밀었다. 피해자 심명순의 얼굴 사진이었다.이 정도면 기억나실 건데요. 피해자 사진입니다. 아니면 너무 오래돼서 기억을 못 하시는 걸까요? 지난 면회 때 하신 말씀으로는 조승재 씨는 피해자의 얼굴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조승재가 심명순의 사진을 유심히 보았다. 그러고는 서서히 고개를 들고는 씩 웃었다.맞으면 대답해 주기로 하셨잖아요. 맞죠?재미있네.조승재가 오래간만에 입을 열었다.3번과 4번 사이에 3년이라는 공백이 있습니다. 물론 군 생활 때문이었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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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화

뭐가 보인다면서? 점쟁이야? 무당인가? 아니면 뭐 총각 귀신이라도 되나?…….뭐가 보이는 지 한 가지라도 말해주면 내가 대답을 해주지.조승재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강수가 조승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마주 보던 조승재가 들어올 테면 들어와 보라는 손짓을 했다. 한참 조승재의 얼굴을 보던 강수가 입을 열었다.심명순 씨는 손 때문에 죽었어요.강수의 말에 조승재의 눈이 커졌다. 이번에는 감추지 못했다. 민 박사도 놀란 눈으로 강수를 돌아보았다. 뜻밖의 이야기였다.조승재 씨, 당신은 그날 어쩌다 낯선 도시로 가게 되었죠. 알 수 없는 기운이 온몸을 감싸고 도는 바람에 그냥 있을 수 없었죠. 마치 사냥감을 찾아 나선 맹수처럼 거리를 돌아다녔죠. 그러다가 우연히 잡아탄 버스. 그래요 버스였어요. 그런데 그 버스 앞자리에 앉은 여자가 자신의 머릿결을 쓰다듬는 손가락에 갑자기 충동을 느꼈어요. 평소에도 그런 충동을 많이 느꼈겠죠. 하지만 그날따라 이상하게 참을 수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발목을 보았죠. 딱 적당하게 마르고 하얀 발목. 그 순간 마음을 먹은 겁니다. 평소 꿈꾸어오던 일, 그 일을 실행해 보려고 한 거죠.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어요. 자신의 동네도 아닌 낯선 곳이라 더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하고선 미소까지 지으면서….조승재의 얼굴이 하얗게 변해갔다. 자신도 모르게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강수의 얼굴도 상기되었다. 비록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이야기가 너무 충격적이었다. 강수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당신은 낯선 여자를 따라 무작정 버스에서 내렸죠. 그러고는 그녀를 조용히 따라갔죠. 마침내 그녀의 집까지. 근데 그때….강수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러고는 다음 이야기가 조승재의 얼굴에 쓰여 있는 것처럼 조승재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녀의 집 앞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한 남자가 마침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는 기다렸죠. 잠시 후 창문을 통해 무슨 소리를 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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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민 박사가 민 박사가 카메라를 접으며 강수를 재촉했다. 강수는 말없이 조승재를 바라보았고 조승재도 지지 않으려는 듯 강수를 응시했다. 강수의 눈이 커졌다.당신…, 후계자가 누구인지 아는군요.놀라서 카메라를 떨어뜨릴 뻔했다. 조승재가 잡아먹을 듯한 표정으로 강수를 째려보았다.당신은 그놈을 알아요. 맞죠?…….조승재는 굳은 표정을 지은 채 더 이상 대답을 하지 않았다.민 박사는 조승재가 자신의 손을 쳐다보던 눈빛이 생각났다.그놈이 ‘손 페티시’라는 건 알았지만…, 그 정도일 줄은……. 끔찍해.민 박사는 강수의 얼굴을 힐끗 보았다. 강수의 능력이 새삼 무섭게 느껴졌다.뭐가 보인다는 얘기…, 맨날 들어도 신기해. 그 외에는 본 게 없어?민 박사는 운전 중에도 열심히 질문을 쏟아내었다.네.음…. 그리고 마지막 그 말, 조승재가 후계자를 알고 있다는 거, 확실해?그런 것 같아요. 제가 후계자 이야기를 하고 난 후, 조승재의 얼굴을 보고 확신했어요.그 외에 더 보인 건?글쎄요.민 박사는 자신이 강수를 몰아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러면 안 된다면서도 속물처럼 행동하는 자신이 한심했다.미안, 그만 물을게. 오늘 정말 수고했어.말없이 앞을 응시하던 강수가 다시 입을 열었다.여러 장면들이 한꺼번에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정리할 시간이 필요합니다.알았어, 알았어. 어쨌든 이무심 아저씨가 무죄로 밝혀져서 너무 좋아. 너 덕분이야.민 박사가 그것만 해도 큰 성과라며 웃었다.안 팀장은 민 박사의 보고를 받고는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 이무심의 무죄를 밝혀낸 것은 큰 성과였지만, 동시에 경찰의 잘못된 수사를 자인해야 하는 것이었다.이거 기뻐해야 하나, 슬퍼해야 하나?당연히 기뻐해야 하죠. 뭐 안 팀장님이 경찰청장도 아니고, 20년 전 경찰조직까지 걱정하고 그래요? 그리고 잘못된 건 바로 잡으라고 우리 팀이 있는 건데.민 박사가 쏘아붙이자 안 팀장이 머쓱해졌다. 안 팀장은 어쨌든 아직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는 빨간 매직 살인마의 여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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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강수는 집에 오자마자 앓아누웠다. 기진맥진이었다. 강한 어둠의 기운을 볼 때마다 힘이 빠지는 느낌은 있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강수야. 괜찮아? 너 아파 보여.집에 온 대산이 강수의 상태를 대번에 알아보았다.그냥 몸살 기운 정도. 괜찮아요.대산이 강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너, 그 빨간 매직 만났구나.강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빨간 매직이 그 뭐냐, 3번 사건 범인은 맞고?네.본인이 시인했어?네. 제가 본 것을 이야기하니까 사실을 인정하더라고요.일단은 잘된 일인 건 맞지?그렇죠.- 그런데 그 빨간 매직에게서 강한 기운을 느껴서 그런 거야? 기가 빠지는 그런 느낌?글쎄, 그런 것 같아요….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지 마. 그러다 병 나.강수가 대산을 쳐다보았다.일부러 피할 수는 없어. 해야만 해. 안 그러면….강수가 한숨을 쉬었다.안 그러면 더 아플 것 같아.대산은 강수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았다. 이것이 강수의 운명이라면, 참 더러운 운명이었다. 강수를 바라보는 대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다음 날 아침. 늦잠을 푹 잔 강수는 언제 그랬냐는 듯 기운이 살아났다. 대산이 체육관에 간 사이 강수는 밀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집안 청소를 했다. 친구들이 오기로 했기 때문이다.오랜만에 여진과 재욱이 강수의 집에 모였다. 방학 중이었지만 고3을 코앞에 둔 상황이라 다들 공부하느라 바빴다. 모여서 공부하는 것은 일주일에 한 번만 하기로 했다. 여진은 성적이 상위권이어서, 강수는 일부러 친구들과 거리를 두려고 노력했다.헐, 무섭네. 직접 보니 어때? 안 떨리더니? 무섭게 생겼어?여진이 놀란 눈으로 물었다. 강수가 친구들에게 빨간 매직 이야기를 대강 들려준 후였다.그냥 처음에 약간. 뭐 특별히 무섭게 생기고 그러진 않았어.그래도 사람을 그렇게 많이 죽인 사람은 처음 본 거잖아.재욱도 당연히 관심이 많았다.그렇지.그런 살인마는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지?글쎄.그리고 그 손 이야기 너무 섬찟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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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화

애들은?갔어. 운동하고 왔어?응, 운동도 하고, 또 내일부터 애들 가르치기로 했어. 관장님이 일손이 딸린다며. 물론 초딩들이지만.오, 축하해, 형. 드디어 취직했네.그때 마침 노크 소리가 들렸다. 둘은 순간 긴장했다. 그 일 이후로 한밤중 난데없는 노크 소리에 긴장하는 버릇이 생겼다.누구세요?나야. 이 순경.순찰조 이 순경이었다. 강수가 문을 열었다. 그런데 이 순경 뒤에 중년의 남자와 여자가 서 있었다.이 두 분이 너를 찾아오셨는데, 너 아는 분들 맞니?강수는 단번에 두 사람을 알아보았다. 장례식 때 본 아버지 친구들이었다.아… 네, 네. 안녕하세요. 여긴 어쩐 일로…?이 순경이 두 사람을 들여보냈다. 강수는 장례식 때 본 후로 연락이 없었던 두 사람이 밤중에 갑자기 나타나자 느낌이 좋지 않았다. 두 사람의 얼굴에서 어두운 기운이 번져 나왔다.우리 기억하니? 나는 천명이라고 하고, 여기는 화사. 너희 아버지 친구….네, 그럼요. 안녕하세요.강수는 두 사람을 테이블로 안내했다. 대산은 계속 두 사람을 경계의 눈초리로 쳐다보았다.근데 이 밤중에 갑자기 어쩐 일로 오셨어요? 미리 연락을 주셨으면….두 사람은 대답 대신, 대산을 바라보고 있었다.누구…?아, 저와 같이 살고 있던 학교 선배입니다.천명과 화사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천명이 강수를 응시했다.너에게만 긴히 할 얘기가 있는데.강수는 이야기가 대강 어떻게 흘러갈지 알 것 같았다.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네, 근데 저에게 벌어진 모든 일을 이 형도 알고 있습니다. 그냥 이야기하셔도 되는데요.두 사람이 다시 망설였다. 그러더니 천명이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일단 셋이서만 이야기하고, 네가 굳이 원한다면, 이 친구분에게는 네가 다음에 따로 이야기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두 사람이 단호하게 나오자, 대산은 알았다며, 잠시 볼일 좀 보고 오겠다며 집을 나갔다. 하지만 집 주위를 떠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잠시 침묵이 흘렀다. 두 사람은 강수를 읽어보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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