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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강수 철학관: Chapter 61 - Chapter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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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화

강수의 목소리가 커졌다. 세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만 나타났다는 점, 둘의 얼굴에서 죽음의 기운이 보였다는 점에서 대략 짐작은 갔지만, 우려가 사실로 밝혀지고 말았다.우리도 이제 안심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가 먼저 움직이기로 했어. 그래서 그 전에 너에게 경고해주기 위해 온 거다.강수가 말없이 두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천명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그놈은 우리와, 그러니까 너의 아버지를 포함해서, 스승님의 여섯 제자 중 한 명이었다. 스승님의 비기(祕技)를 배울 때는 발톱을 숨기고 있었지. 그런데 그놈이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어. 그러고는 마침내 우리의 기를 빨아가기 위해 우리를 하나씩 제거하기 시작한 거야. 스승님을 비롯해서….비기…요? 그리고 ‘기’를 빤다니 그놈도 사람인 건 맞죠?음… 내가 말한 비기란 관상보다 좀 더 발전한 기술, 그러니까 사람의 얼굴에서 희로애락을 읽고 그 사람의 운명을 좀 더 알아내는 비책을 말하는 건데.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지금 너의 능력을 인위적으로 훈련하는 거지. 물론, 너 정도까지 가는 건 무리고.화사가 천명의 말을 이었다.‘기’를 빤다는 것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야. 그놈만의 능력이라고 할까? 물론, 그놈은 사람이야, 하지만 일종의 초능력이 있었던 건 확실해. 지금 너처럼….화사가 강수를 보더니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강수와 비교한 게 마음이 걸린 모양이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화사가 다시 말을 이었다.십여 년 동안 그놈의 존재를 알 수 없었는데 다시 나타나서…. 결국, 강산, 그러니까 너희 아빠는 물론…, 백리안 오빠까지…. 결국 우리 둘만 남았어.정리하자면, 한 스승 아래서 수련을 하던 제자 중 한 명이 그놈이었는데, 동료 제자들의 기를 빼앗기 위해 살인을 했다는 것이고, 그래서 아버지까지 당했다는 이야기였다.강수는 금방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슨 무협 소설 이야기처럼 들렸다.음… 그래도 이해가 잘…. 무슨 기를 뺏고, 사람을 죽이고….그래, 너는 이해가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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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화

이제 우린 갈 시간이야. 강수야 어쨌든 무슨 일이 생기거나 그놈이 나타나면 우리에게도 알려줘. 물론 우리도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할게.강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런 강수를 걱정스럽게 쳐다보던 화사가 마지막 당부를 했다.강수야, 눈을 보호해야 해. 눈을 빼앗기면 다 끝나는 거야.화사는 자신의 두 눈을 자기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정도면 빨간 매직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한데.주위를 둘러보며 민 박사가 중얼거렸다. 사무실 벽에는 온통 빨간 매직에 관한 자료와 사진들로 가득했다. 벽뿐만 아니라 노트북에도 파일을 가득 모았다.이렇게 자료를 끌어모은 가장 큰 이유는 강수의 부탁 때문이었다. 조승재의 자료를 직접 확인하고 싶다고 해서였다.이거 너에게 너무 짐을 지우는 거 아니니?아침 일찍부터 사무실로 찾아온 강수는 벽에 붙은 사진들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짐이 아니라, 이거 해결 못 하면 제가 못 견딜 것 같아요.…….민 박사의 심정은 복잡했다. 아직 앳된 얼굴. 아버지마저 불의의 사건으로 여의고 고아가 된 아이. 원하지도 않은 능력을 얻어서 매일 죽음의 환영에 시달려야 하는 아이….무슨 일이 있어도 이 아이를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았다.근데 내가 무슨 힘으로 이 아이를 돌보지? 언제까지 이 아이를 이용해야 하는 거지? 이래도 되는 건가…?점점 강수에게 의지하고 있는 현실을 거부할 수 없는 자신이 한심했다.끝나면 말씀드릴게요. 일 보세요.응…, 회의가 있어서…, 다녀올게.민 박사는 미안함에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 민 박사를 강수가 돌아보았다. 뜻밖의 질문을 했다.박사님, 혹시 ‘흑광’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셨어요?흑…광? 그게 이름이야?이름은 아닐 수 있고…, 혹시 경찰서 자료 중에 흑광이라는 이름이 있을까 해서요.찾아는 보겠는데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흑광이라…. 그런데 왜?강수는 고민을 하다가 민 박사에게 어제 아버지 친구들이 찾아왔다는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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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강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일단 좀 더 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최소한.최소한?1번은 아니에요. 민 박사가 한숨을 내쉬었다. 1번이 아니다? 그 말은 가능성은 있다는 거잖아. 가만, 그럴 리 없는데. 아버지는 아마 교통사고로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한참 뒤에 돌아가셨는데.자살.그래 자살. 그런데 어떻게 조승재의 짓일 수가 있지? 뭐라도 집히는 게 있으니까 네가 그런 말을 하겠지?……. 강수가 말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민 박사는 생각에 잠겼다. 강수가 괜히 저런 말을 할 리는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사이코패스 살인마라 하더라도 부모를 죽이기야 했을까? 그것도 두 사람 모두. 머리가 아팠다. 차차 확인해 봐야 할 일이다. 일단 순서대로 가보기로 했다. 그럼 1번은 누굴까?조승재의 어린 시절에 대해 더 알아볼 데가 없을까요? 민 박사는 강수를 쳐다봤다. 더 알아볼 데?네, 저에게 보여주신 자료가 다 인가요? 혹시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해 줄 사람이라든가….아, 조승재의 초기 사건부터 담당했던 조승재 사건 전문 형사가 있었는데.그래요? 그분 만나볼 수 있을까요?  사무실을 떠난 지 1시간 만에 두 사람은 <경찰 역사박물관> 입구에 도착했다. 서울 외곽 고즈넉한 공원 부지 안에 위치해 있었다. 한눈에 봐도 경찰로서는 보기 드문 꿀 보직 같아 보였다. 아, 나도 늙으면 여기 와야겠다. 이런 데가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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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화

민 박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알고 있던 내용이었다. 조사한 바에 의하면 부모는 학교에서 승재를 특별 관리해 주기를 노골적으로 바랐고, 그 대가로 뇌물도 꽤 뿌렸던 거 같아. 그래서 그런지 선생님들도 조승재를 신경 써서 지도한 것 같아. 내가 선생님들도 만나봤거든. 김 관장의 기억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학원도 여러 군데 다닌 것은 물론 과외도 집중적으로 받았다고 했어. 아마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입주 가정교사가 있었다고 들었고. 입주 가정교사요? 강수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민 박사가 강수를 쳐다봤다. 강수가 질문을 한다는 것은 그냥 단순하게 궁금한 게 아니란 것을 경험으로 충분히 알고 있었다. 김 관장은 어린 친구라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한다고 생각했다. 아, 자네는 어려서 잘 모르는 모양인데 옛날에는 그런 게 있었어. 공부 잘하는 대학생이 어린 학생 집에 살면서 그 학생을 가르치는 거지. 그걸 입주 가정교사라고 했어.혹시 그 가정교사란 분 연락처를 알 수 있을까요? 김 관장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강수를 바라보았다. 한 사람이 아니었을걸? 그리고 내가 그걸 어떻게 알겠어.네 그러시겠죠. 민 박사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가정교사가 왜?강수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김 관장이 두 사람을 쳐다보더니 잠시 있어 보라며 일어섰다. 그러고는 사무실 책장을 뒤지더니 낡은 서류철을 하나 끄집어냈다. 두 사람은 김 관장이 느릿느릿 서류철을 뒤지는 모습을 끈기 있게 지켜봤다. 여기 있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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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화

민 박사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안 팀장에게 즉시 보고하였고, 조승재의 집에서 일했던 할머니인 박청자를 수소문했다. 일은 쉽게 풀렸다. 김 관장의 말대로 그 할머니는 정말 조승재의 본가에 아직 혼자서 살고 있었다. 집주인인 조승재가 교도소에 있고, 조승재는 다른 가족이 없기 때문에 할머니가 유일한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할머니 혼자라는 데 뭐가 위험하다는 거예요? 이번에는 박영진 형사가 두 사람과 함께했다. 내가 그런 말 했겠니? 안 팀장이 호들갑 떨어서 온 거지. 박 형사는 그렇게 투덜거렸지만 자기만 빼고 김 관장을 찾아간 것에 대해 섭섭하다며 한참을 떠들어댄 후였다.집은 오래된 주택가의 언덕 위에 있었다. 일대가 재개발구역이어서 그런지 인적이 드물었다. 갈 데가 없다는 할머니는 아직까지 그 집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낡긴 했으나 제법 고급스러운 2층 주택이었다. 하지만 어딘지 암울한 분위기를 풍겼다. 집 아래로는 꽤 높은 축대가 있었고 그래서 그 집은 언덕 위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느낌이었다. 박청자 씨 계세요? 전화했던 박영진 형사라고 합니다. 박 형사는 대문 앞에서 인터폰을 누른 후, 큰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 대답도 없었다. 한참 지나고 나서야 할머니 한 사람이 천천히 마당을 지나왔다. 그러고는 대문 틈 사이로 세 사람을 경계심 어린 눈초리로 쳐다봤다. 이런 식으로 막 찾아오면 어떡해? 할머니가 차갑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할머니 얘기를 꼭 들어야 할 일이 생겨서요. 괴롭히려고 그런 건 절대 아닙니다. 아 참. 그리고 구청에 얘기해놓았습니다. 재개발하는 동안 공공임대 아파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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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그러더니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할머니. 할머니는 다 아셨죠? 할머니가 강수를 돌아봤다. 알다니? 뭘?조승재 씨가 사람을 죽인 거. 할머니의 표정이 차가워졌다.강수가 바로 치고 들어가자 민 박사도 조금 당황했다. 뭔…?조승재가 할머니께 얘기했잖아요. 어릴 때부터 조승재는 할머니에게는 비밀을 털어놓았어요. 부모에게 말 못하는 내용까지. 조승재가 사람을 죽였다는 얘기도 할머니께 했었죠? 할머니의 눈이 고양이처럼 커졌다. 조승재가 처음으로 살인을 한 그때. 그 여자를 죽였다는 얘길 들으셨군요. 조승재가 그 얘길 할머니께 했어요. 할머니는 충격을 받았지만, 누구에게도 얘기하지는 않았고요.그만! 할머니가 털썩 주저앉았다. 민 박사가 강수에게 그만하라는 눈짓을 했다. 괜찮으세요? 민 박사가 물 잔을 내밀었다. 물을 한 모금 마신 할머니는 두 사람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계속 마당을 바라보았다. 마치 얼굴을 보이면 모든 걸 들킨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할머니. 저희는 할머니를 괴롭히려고 온 건 아니에요.괴롭히고 있잖아.아 네. 그렇게 됐네요. 힘드신 줄 알지만, 아는 것까지만 얘기해 주세요. 조승재는 결코 다시 세상에 나오지 못해요. 그러니 조승재에게 겁먹을 필요도 없고요. 할머니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민 박사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내가 겁먹어서 그런 거 같아?&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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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화

그 할머니 골 때리지 않냐? 그냥 확 공범으로 쳐 넣을까 보다.저녁 시간, 삼겹살 불판 앞에 세 사람이 마주 앉았다. 박 형사가 소주를 한잔 마시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조승재 사건에서 그 할머니를 간과했다는 것이 큰 실수였던 거 같아요. 어쩌면 가장 중요한 증인인데. 더군다나 조승재의 어린 시절부터 쭉 지켜본 가족 중에 유일한 생존자인데. 물론 진짜 가족은 아니지만.민 박사가 고기를 뒤집으며 말했다.왜 조승재를 그렇게 감쌌을까? 감싼 건 확실해? 겁먹은 건 아니고?둘 다 일거 같은데요. 안 그래?민 박사가 강수에게 의견을 물었다.맞아요. 겁도 먹었고 걱정도 했고.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분명한 것은 조승재가 할머니를 협박한 거 같아요. 모든 걸 털어놓으면서도 신고하거나 하면 죽여 버리겠다고 한 것 같아요.맞아. 조승재는 어릴 때부터 부모나 사회의 억압에서 유일한 방패막이를 할머니에게서 찾은 것 같아. 그러면서 타고난 야성이 커 나가기를 기다린 거야. 마침내 완전한 야수가 된 이후에도 할머니만은 건들지 않았지. 굳이 아끼거나 지켰다는 건 아니야. 그냥 놔둔 거라고 봐야 해. 조승재는 그런 공감 능력은 없어. 야수로서의 동반관계나 조력자 정도로 본 거겠지.민 박사가 맥주를 단번에 들이켰다. 강수는 민 박사가 술을 마신다는 걸 처음 알았다.할머니는 어린 강아지가 늑대로 커 가는 걸 두려운 눈으로 지켜봤어. 그리고 사냥도 눈감아준 거지. 눈 감아 준 게 아니고 친부모가 혹시라도 알까 봐 숨겨준 거겠지. 아무리 악마라도 자기 새끼라는 뭐 그런 이상한 감정을 가진 거 같아.민 박사가 말이 많아졌다.가장 중요한 건 부모에 관한 건데. 강수야 뭐 할 말 없니?두 사람이 강수를 바라보았다.확실한 것은….확실한 것은?박 형사가 되물었다.할머니가 알고 있다는 거예요. 최소한 아버지의 죽음은.그럼 조승재가 아버지를 죽인 거야? 확실해?박 형사의 목소리가 커졌다. 주위에서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그 할망구가 그걸 알았다고? 근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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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양민지가 조승재를 가르친 게 조승재가 고등학교 1학년일 때라고 하니, 그렇다면 4년 후에 찾아가서 죽인 거잖아. 그러면 그동안 복수의 칼을 갈고 있었다고? 그놈 참 치사하네.박 형사가 양민지의 부모를 찾아가는 차 안에서 넋두리하듯 말했다.조승재가 죽인 게 확실할까요?운전을 하던 탁 형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박 형사가 탁 형사를 쳐다봤다.자기는 아직 강수를 못 믿는 거야?아뇨. 그런 게 아니라….탁 형사가 당황해했다. 하지만 탁 형사는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이었다.저도 강수의 능력에 충분히 놀라고 있지만, 그래도 이래도 되나 싶습니다. 경찰 엘리트 조직이 고등학생의 환상에 의지해서 좌지우지된다는 게 영 찝찝하네요.박 형사는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맞는 이야기였다.그렇긴 하지. 근데 어쩌겠어. 걔가 그런 능력을 지녔고 우리는 그걸 이용해야 하는 입장이니.탁 형사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저 앞에서 우회전.양민지의 부모는 점잖은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양민지 이야기만 나오면 금방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 듯했다.우리 민지는요. 줄곧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는 애예요. 그렇게 똑똑하고 밝았던 애가….박 형사는 부모의 하소연에 고개를 끄덕였다.근데 양민지 씨가 가정교사를 했던 때를 기억하시나요?가정교사요? 했죠. 여러 번 했는데.입주 가정교사도 했던 것 같은데. 혹시 조승재라는 애를 가르쳤던 때를 기억하시나요? 서울에서. 아마 대학교 3학년 때였던 거 같은데.조승재?아, 조승재 아버님이 삼정물산이라고 조그마한 회사 사장이시고. 거기 운영동 윗동네 사시던….아.양민지의 어머니가 아버지보다는 기억력이 좋았다.그 부잣집 외아들? 네. 1년 넘게 그 집에 살면서 가르쳤죠. 제가 그 집에 몇 번 가서 알죠. 아주 점잖으신 분들.기억하시네요. 혹시 그 집에 대해서나 그 집 아들에 대해서 얘기한 거 기억나시는 것은 없으신지?어머니는 한참 기억을 더듬는 눈치였다. 박 형사와 탁 형사는 차마 그 집 아들이 의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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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화

대산은 강수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식사를 하고 있는 남자의 얼굴과 여자의 뒷모습이 보였다.형, 돌아보지 마.강수가 급하게 속삭였다.대산이 얼른 다시 고개를 돌렸다.무슨 일이야? 왜?대산이 강수를 보며 조용히 물었다.강수가 괜히 누굴 쳐다볼 리가 없었다.강수가 대산을 바라보았다.좀 이상해서.뭐가?강수가 말없이 음식을 먹었다.그러나 눈은 계속 그 테이블을 향했다.너, 뭘 봤구나. 오늘 또 뭔 일 터지는 거니?그게….강수의 눈이 커졌다.그러더니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대산에게 말했다.형이 계산할 거지? 나 먼저 나갈게. 통화 해.뭐야?강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대산이 돌아다보니 남녀가 계산대 앞에 서 있었다.두 사람이 나가자, 강수도 따라 나갔다.강수야!강수가 대답도 없이 가게 문을 나섰다.뭐야? 도대체 또 뭘 본 거야?대산이 남은 탕수육을 허겁지겁 입에 털어 넣고 일어섰다.거리는 벌써 어둠이 깔렸지만,상점들의 불빛들이 거리를 밝히고 있었다.강수는 두 사람의 뒤를 따라 빠르게 걸어갔다.전화가 울렸다. 대산이었다.형, 나왔어?응, 너 어디야?나, 지금 여기… 평양옥 앞을 지나고 있어.알았어. 바로 앞이네. 근데 너 무슨 일이야?대산이 뛰고 있는지 숨소리가 거칠었다.응, 아까 식당에서 나간 남자를 쫓고 있어.왜?대산의 목소리가 가까이서 들렸다.대산이 벌써 강수를 따라붙었다. 둘은 전화를 끊었다.아후…, 숨 차. 남자가 왜?저 앞에 남자 보이지?파란 점퍼 입고, 검은색 모자 쓴 사람.앞에 남자와 여자, 두 사람이 걸어가고 있었다.자꾸 뒤처지는 여자를 남자가 팔을 끌다시피 하며 걸어가고 있었다.그래, 보여.아무래도 저 남자가 이상해.뭐가?오늘… 누굴 죽일 것 같아.강수의 말에 대산의 표정이 심각해졌다.황당한 말이지만 그동안 강수의 행태를 봤을 때 사실일 가능성이 컸다.나, 참. 그래서 일단 무작정 따라가 볼 거야?그래야지. 그냥 모른 척할 수는 없잖아.강수는 식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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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화

대산이 결심이 선 듯 모텔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강수도 따라 들어갔다.카운트에 가서 방금 들어온 남녀가 몇 호실로 갔는지 물었다.모텔종업원이 대답해 줄 리가 없었다.아니, 누구신데 그런 걸 물어요.그 방에서 시체 나오는 거 보기 싫으면 빨리 대답해요.거구의 대산이 강한 어조로 몰아붙이니종업원이 놀라서 우물쭈물했다.예? 그게 무슨…? 누구신데 이렇게 함부로….우리가 누구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지금 여자가 납치된 거라니까요.혹시 경찰이세요? 그냥 막 이러시면 안 되는데….강수야, 안 되겠다.박 형사님에게 전화해서 빨리 출동해서이 모텔 싹 다 뒤지라고 해!대산이 짐짓 큰소리를 질렀다.강수가 알았다면서 휴대전화를 꺼냈다.아, 알았어요. 저기 502호요.제발 조용히 해결해 줘요. 나, 참 무슨 일이야?종업원이 실토하자 대산이 손을 내밀었다.종업원이 또 뭐냐는 표정을 지었다.마스터키.종업원이 째려보더니 키를 내줬다.두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가서 502호 앞에 섰다.귀를 기울였다. 뭔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그러다가 잠잠해졌다.언제 들어가지?강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대산이라고 알 리가 없었다.마지막으로 물어보자.저 남자가 저 여자를 오늘 죽일 거라는 거 확실한 거지?응.그리고, 우리가 개입해서 그걸 막으면그 여자의 운명이 바뀌는 거지?강수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내가 안에서 남자를 제압해서 묶어 놓을 테니,넌 여자를 설득하고,그러고는 무조건 여자를 끌고 나오는 거야.그때 마침, 안에서 뭔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대산이 심호흡을 한번 하더니 마스터키로 문을 열고 거침없이 들어갔다.여자의 멱살을 잡고 있던 남자가 놀라서 쳐다봤다.- 뭐, 뭐야?뭐긴 뭐야.대산이 성큼성큼 들어가서 남자를 여자에게서 떼어내더니남자에게 그대로 주먹을 날렸다.남자는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뻗어버렸다.여자가 비명을 질렀다.강수가 여자를 안심시키며 말했다.진정하세요. 우리는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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