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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강수 철학관: Chapter 71 - Chapter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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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화

다음날, 강수가 일어나보니대산이 벌써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굿모닝. 잘 잤니?형은 왜 이리 일찍 일어났어?어제 한 건 하고 나니 힘이 넘치나 봐.그나저나 그 여자 연락 없었지?응. 무슨 낌새가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달라고 했고,내가 좀 있다가 문자 해 볼게.그래. 나도 가끔 해 볼게. 그 여자 진짜 별일 없겠지? 그놈이 또 접근한다든가.별일 없을 거야.내가 여자를 마지막 본 느낌은 죽을 운명이 사라졌다는 느낌이었어. 아마 괜찮을 거야.대산이 씩 웃으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강수도 따라 웃었다.대산이 없었으면 어제 어떻게 되었을지 몰랐다.- 오늘은 뭐할 거니?강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민 박사님과 조승재 집을 다시 가보기로 했어.- 그래? 고생이 많다. 강 형사.대산이 농담처럼 얘기했지만,강수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요즘 자신이 학생인지 경찰인지 헷갈릴 정도였다.민 박사와 강수는 이틀 만에 다시 조승재의 집을 방문했다.박청자 할머니를 다시 만나기 위한 방문이기도 했지만,조승재의 어머니가 뛰어내린 곳이바로 집 옆 축대라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하고현장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조승재의 어머니는 자신의 집 담벼락과붙어있던 축대 위에서 5미터 아래로 뛰어내렸고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아무런 유서를 남기지는 않았지만,여동생에게 ‘죽은 엄마가 보고 싶다’, ‘내가 잘못 살았다.’고 문자를 남겼다고 했다.그 외에는 다른 증언도 목격자도 없었다.축대는 덤불로 가득 찬, 버려진 곳에 있었다.민 박사는 현장 사진이 담긴 서류철을 펴고는 정확하게 위치를 찍었다.여기네. 여기서 뛰어내렸네.강수는 조심스럽게 축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그러고는 축대 주위를 이리저리 살폈다.뭘 찾는 거야?혹시나 해서요.뭐가?조승재가 무슨 흔적을 남기지나 않았나 해서.민 박사는 뭔가 떠오른 것이 있었다.숫자?강수가 민 박사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조승재는 그때 여기 없었잖아.그때는 없었지만, 그 후에 분명히 왔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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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화

할머니는 조승재에게 엄격했던 부모 이야기를 늘어놓았다.집에서 키우던 토끼를 승재가 죽인 사건이 컸다고 했다.아버지는 조승재에게 악마 새끼를 키웠다며체벌을 하고는 밤새 다락방에 가두었다.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할머니가 말리려고 했지만,두면 커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 했다.심지어는 자기 자식에게 ‘사이코패스 새끼’라는 심한 말까지 했다.조승재의 어머니는 말리기는커녕 아버지의 의견에 동조했다.그럴수록 승재는 분노를 표출했고,할머니를 그런 그를 감쌀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민 박사는 이제 완전히 파악을 끝낸 표정이었다.조승재라는 악마가 어떻게 커 갔는지를.그리고 박청자 할머니도 최소한 소시오패스 자격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것도.그래서 조승재가 부모를 죽이고 싶다고 하던가요?민 박사의 질문에 할머니가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그러더니 다시 강수의 눈치를 보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할머니. 할머니는 제가 할머니 속마음을다 읽고 있다는 것을 아시죠?강수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이번 질문은 민 박사에게도 뜻밖이었다.할머니도 나름 특이한 능력이 있으시네요.감도 빠르시고. 뭐 이렇게 된 거, 그냥 다 털어놓으시죠.아무리 숨겨봐도 결국 제가 다 알아낼 거라는 것을 아시잖아요.민 박사는 강수에게 무슨 말이냐는 표정을 지었다.강수는 그냥 할머니만 응시했다. 할머니가 한숨을 내쉬었다.진짜 나는 몰랐어.승재가 아버지 차에다가 무슨 짓을 했는지.사장님이 돌아가시고 장례까지 다 치르고 난 후에승재가 지나가듯 이야기하더라고.그냥 승재가 그렇게 얘기했을 뿐이야.‘해치웠어. 할머니 내가 아버지를 해치웠어.’그렇게 이야기하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놀라운 이야기였다.나도 충격을 받았지만, 내가 뭘 어떻게 하겠어.그냥 속으로 걱정만 할 뿐이었지.다시 한숨을 쉬던 할머니가 고개를 들었다.하지만 걔 엄마는 아니야. 진짜야.할머니의 목소리가 커졌다.- 걔 엄마는 진짜 혼자서 그냥 뛰어내렸어.내가 봤어. 진짜야. 걔가 죽인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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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화

민 박사는 안 팀장에게 다시 조승재의 면회를 요청했다.조승재는 일단 면회를 거부했다. 아프다는 게 이유였다.하지만 민 박사는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조승재에게 1, 2, 6번 문제를 다 풀었다고 전해주세요.교도소 측에서 즉시 연락이 왔다. 조승재가 면회를 허락한 것이다.조건은 고딩도 함께 오는 것이었다.강수는 당연히 준비되어 있었다.어떻게 할까? 조승재에게 카드를 다 보여줘?민 박사가 교도소 정문을 들어서면서 강수에게 물었다.뭐, 숨길 필요가 있을까요?카드를 다 던지면 조승재가 다시 카드를 주겠죠.민 박사가 카메라를 켜자마자 면회실 문이 열리고조승재가 느릿느릿 들어왔다.약간 상기된 표정이었다.전처럼 교도관이 따라 들어왔다가민 박사가 쳐다보자 천천히 면회실을 나갔다.조승재는 앉자마자 이를 드러내고는 민 박사와 강수를 둘러봤다.그래, 문제를 다 풀었다고?이거 아주 훌륭한 학생들을 만난 것 같은데.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바로 본론으로 들어오시니 그냥 본론부터 얘기할게요.이번에도 이 친구가 알아낸 건가?조승재가 강수를 쳐다보며 물었다.- 뭐, 팀플레이였다고 할게요.물론 원톱은 이 친구지만.민 박사는 그렇게 말하며 카메라를 켰다.강수는 무심한 표정으로 조승재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래, 1번이 누구지?조승재가 먼저 치고 들어왔다.예전에 한 말 유효하죠?심명순 씨 사건처럼 우리가 맞으면 맞다고 인정하는 거?민 박사를 한참 뚫어져라 쳐다보던 조승재가씩 웃으며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조승재 씨는 어릴 때부터 총명한 학생이었더라고요.공부도 잘하고. 물론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지만.민 박사는 조승재의 어린 시절을 상기시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학교 성적이며 학원, 그리고 입주 가정교사 이야기까지 줄줄이 읊어나갔다.조승재가 표정이 서서히 어두워졌다.그래서 알아낸 게 뭐냐고?민 박사가 잠시 강수를 쳐다보고는 다시 조승재를 바라보았다.1번은 당신의 가정교사였던 양민지 씨입니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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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화

민 박사는 한참 말없이 조승재를 바라보았다.일종의 신경전이었다. 침묵이 흘렀다.좋아. 자네들이 이겼어. 인정해.이러면 내가 궁금해서 미칠 거라는 걸 안 거지. 좋아.조승재는 앞에 놓인 종이컵의 물을 한 모금 마셨다.1번 양민지? 오케이 정답.그럼 2번은?2번 조학수. 정답.조승재가 너무 쉽게 수긍해 버리니 오히려 민 박사는 허탈감이 느껴졌다.그럼 양민지 씨는 어디에 있죠?그건 알아서들 찾아야지.왜 죽인 거죠? 4년 동안 복수를 준비한 건가요?복수? 준비? 글쎄. 그걸 복수라고 하나? 난 그저….조승재는 잠시 뜸을 들였다.고 1때부터 생각했지. 죽여야 하겠구나,생각했고 양민지를 나의 1번으로 정했고 실행했을 뿐이야.나의 큰 그림에 조그마한 출발점이었지.그럼, 번호는? 양민지 씨에게 번호를 남겼나요?언제부터 번호를 남긴 건가요?조승재가 민 박사를 쳐다봤다.그게 중요해?하긴 맞는 말이었다. 번호가 중요한 건 아니었다.좋아요. 근데 아버지를 죽일 생각은 언제부터 하셨죠?그것도 어릴 때부터?다른 사람도 아닌 아버지를 죽일 생각을 도대체 언제부터 하신 거죠?조승재가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악마가… 악마를 죽인 것뿐이야.민 박사는 털끝이 서는 느낌을 받았다.숱한 살인자들을 대해왔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 섬뜩한 느낌은 없었다.강수를 돌아보았다.어린 강수가 혹시 충격을 받지 않았나 걱정이 되었다.하지만 강수의 표정은 평온했다.6번은 누구냐니까?조승재가 민 박사를 바라보다가 강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이번에는 젊은 친구가 한번 말해봐.네가 생각하는 6번은 누구?6번은….민 박사가 말하려 하자 조승재가 팔을 뻗어 민 박사의 말을 막는 시늉을 했다.그러고는 강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그러죠. 제가 말하죠.강수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민 박사가 강수를 바라보았다.6번은… 예상하시는 대로입니다.내가 예상한다고? 누구를?당신의 어머니요.조승재가 강수를 보며 씩 웃었다.하지만 눈빛은 끓어오르고 있었다.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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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화

면회실의 문이 열리고 교도관 두 명이 급히 들어왔다.한 교도관이 소리를 질렀다.조승재 그만해! 멈춰!조승재는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하지만 눈은 여전히 두 사람을 응시한 채였다.6번이 어머니 맞죠?직접 죽이지는 않았지만, 어머니의 죽음을 유도한 겁니다.그래서 6번이라고 카운트한 거죠. 맞죠?그 와중에 강수는 조승재를 다그쳤다.조승재가 예의 썩은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눈빛은 이글거렸다.그래 맞아.그러더니 웃음을 머금으며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민 박사. 그리고 꼬마, 이름이 뭐라고 했나?강수라고 합니다.강수가 당당하게 대답했다.내가 당신들을 잘 기억할 거야.그러면서 자신의 머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천기누설이라고 아나? 천기를 누설하면 화가 따르기 마련이지.조승재가 씩 웃으며 강수를 노려보았다.강수는 결코 그의 눈길을 피하지 않았다.잠시 후 조승재는 천천히 돌아서서 면회실을 나갔다.강수야 오늘 정말 너무 수고 많았어.돌아오는 차 안에서 민 박사는 위로의 마음이 잔뜩 묻은 목소리로 말했다.증거를 모두 찾은 건 아니지만,어쨌든 빨간 매직 사건은 이제 다 알아낸 거야. 6번까지 알아냈으니.아직 후계자 사건들은 오리무중이잖아요.강수의 대답에 민 박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렇긴 하지.잠시 침묵이 흘렀다.그런데 아까 말한 거…. 그러니까 5번 사건을 어머니와 할머니가 도왔다는 거.정확하게 어떻게 된 거니?아, 그거요.강수가 한숨을 쉬었다.근데 5번 사건은 어떻게 밝혀진 거예요? 시체가 발견되었나요?그래, 야산에 버려진 시신을 찾았지.신원을 확인해 보니 조승재와 동창이더라고.그래서 조승재의 다른 사건들과는 좀 달랐지.근데 자기 집에서 죽인 건 몰랐어.아, 네. 정확한 상황은 모르지만, 조승재가 자기 집에서 여자를 죽였고,그 시신을 할머니에게 보여주었고,둘이서 시신을 옮기다가 어머니에게 들킨 것 같아요.시신을 본 어머니는 그대로 쓰러졌고요.어머니가 깨어나서 조승재에게 따지자,조승재는 5번 사건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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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화

- 너, 거기 서라, 강수야. 당장 좀 맞아야겠다.셋은 거들먹거렸으나, 강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셋은 키득거리면서도 강수를 뒤따랐다.덕호와 상호도 먼발치서 머뭇거리며 따라 나왔다.교정 뒤쪽 창고 앞이었다.강수가 돌아서서 세 사람을 쳐다봤다.너무 당당하니 셋도 약간 긴장한 듯했다.그들도 강수의 이상한 능력에 대해 들은 바가 있었다.너희들, 앞으로 덕호, 상호는 물론, 이 학교 누구도 괴롭히지 마라.뭐? 이런 황당한 새끼가.철근이 칠 것처럼 앞으로 나왔다.덕호와 상호가 움찔했다.강수는 꼼짝도 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바빠서 짧게 얘기할게.너희가 일진이라며 다니는데, 너희들이 저지른 일들,경찰에 신고하면 다 잡혀가.경식이 있는 인상을 다 쓰며 쳐다봤다.어이없어서 말이 안 나온다는 표정이었다.너흰 촉법소년도 아니야. 어저께도 오토바이 훔쳤지?그 오토바이 광수 너희 아버지 창고에 숨겨놔 봐야 곧 들켜.그리고 고등학생들이 술집 가서 종업원 패고 돈 안 내고 도망가고.그 술집 어느 조직에서 운영하는 곳인지 아니?내가 거기 지네 파 형들한테 가서,너희 셋이 한 일이라고 일러주면 너흰 어떻게 될까?그리고 경식이 너 핸드폰….거침없이 쏟아내는 강수의 말에 세 사람은 움찔했다.뭐, 뭐, 내 핸드폰, 핸드폰이 왜?거기 너희 담임 치마 속 사진, 여자애들 사진 수두룩하네.내가 신고 좀 할까?세 사람은 도대체 정신을 차릴 틈이 없었는지,아무 말도 아무 행동도 하지 못했다.잠시 후, 그래도 일말의 자존심이 남았는지 경식이 눈에 힘을 주고는 다가왔다.이 개새끼. 내가 너 죽이고 감방 간다.강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자신의 휴대전화를 열어 통화버튼을 눌렀다.대산이 형? 이거 스피커폰이야.지금 내 앞에 경식이, 철근이, 광수가 있는데….걔들이 왜? 아직도 일진이라며 사고 치고 다니냐?진짜 미스터 빅, 오대산의 목소리가 확실했다. 경식이 움찔했다.형, 지네 파 형들 알지?잘 알지.며칠 전, 종업원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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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화

일단 전화해 보세요.말이 끝나기 전에 선생은 손을 떨며 전화했다.전화를… 안 받네? 무슨 일이 있는 거야?강수가 재빨리 말을 끊고 들어왔다.지금 빨리 119 전화하셔서 집으로 출동하라고 하세요.왜 그러냐고 하면 갑자기 쓰러졌다고. 빨리요!강수의 빠른 판단으로 담임 선생님의 어머니는 살아났다.혼자 사시는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졌고119가 10분이라도 늦었으면 큰일 날 뻔한 상황이었다.담임 선생님은 몇 번이나 강수에게 고맙다고 했다.네가 우리 어머니를 구했다며.강수는 선생님의 얼굴을 통해서다른 사람의 운명이 보인 것도 스스로 신기했다.가족 간의 텔레파시 같은 것이 있는 게 아닌가 혼자 생각했다.자신이 보이는 것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이제 스스로도 헷갈리기 시작했다.강수에 대한 소문은 학교 내에 빠르게 퍼졌다.등교할 때마다 크고 작은 해프닝이 생겨났다.귀신이라도 본 듯이 피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고민거리를 들고 찾아오는 학생들도 많았다.그중에는 선생님들도 있었다.강수야, 급한 데, 내가 핸드폰을 잃어버렸는데, 어디 있을까?자연계에서 인문계로 수능을 갈아타려 하는데, 괜찮겠니?이 사진 봐봐. 이 남자애랑 내가 사귀어도 괜찮을까?강수야, 나야, 체육 실기생들, 상담 중인데 말이야.얘들 사진 좀 보고 가능한 대학 좀 찍어줄래?이런 식으로, 아주 황당한 질문도 많았지만,강수는 아는 한도 내에서 성심성의껏 도와줬다.강수의 능력에 대한 소문은 비단 학교에서 뿐만은 아니었다.동네에서는 벌써 의 용한 젊은이에 대한 소문이 쫙 퍼졌다.강수는 토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만 예약제로 손님을 받았다.사주나, 단순한 관상을 원하는 손님은 제외하고미리 받은 사진에서 뭔가 이상한 기운이 보이는 사람만 받았다.그래도 많은 사람을 걸러내고 소수만 받을 수밖에 없었다.공부도 해야 하고 집안일도 해야 하고,더군다나 경찰을 도와야 할 일도 많아서 어쩔 수가 없었다.오늘은 뭐 재밌는 손님 없었니?글쎄. 뭐 특별한 건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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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화

대산이 올 때까지 기다릴까, 고민하던 강수는 일단 문을 열었다.어서 오세요. 응?강수를 알아보고는 카페 사장이 인상을 썼다.근데 학생은 왜 자꾸….그냥 버블티 사러 왔는데요.카페 사장은 한참 강수를 노려보았다.덕분에 강수는 카페 사장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카페 사장은 온갖 인상을 쓰면서 버블티를 준비했다.자, 여기.강수는 버블티를 받고는 잠시 머뭇거렸다.뭐?카페 사장이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강수는 그냥 직진해 보기로 했다.사장님, 사장님이 사진을 보낸 게 아닌 것은 맞아요.사장님 사진도 아니고요.…….쌍둥이!카페 사장의 동공이 커졌다.죽은 동생? 형인가? 어쨌든 형제의 사진이었죠.강수는 결국 그렇게 말을 해버리고 있는 자신이 걱정되었지만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근데, 왜? 왜 형제가 죽은 걸 숨기고 계시죠?분명, 사장님이 죽이거나 한 건 아닌 것 같은데.카페 사장은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자, 이제 얘기해 보세요. 경찰 오기 전에.경찰을 언급한 것은 일종의 방어책이었다.카페 사장은 기가 꺾였는지 어쩔 줄 몰라 했다.아…, 형이 아니라 동생이군요. 쌍둥이 동생.근데 죽은 동생을 도대체 어떻게 한 거예요?강수는 조금씩 퍼즐이 보이는 것을 느꼈다.하지만 정확한 사연을 직접 듣고 싶었다. 카페 사장의 손이 떨렸다.뭐, 뭐라는 거야?카페 사장의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숨기셔도 소용없습니다. 결국 다 드러납니다.괜히 경찰서에서 고생하지 마시고….카페 사장은 어두운 표정으로 물을 한 모금 마신 후, 입을 열기 시작했다.어떻게 알았어. 아무도 모를 텐데….카페 사장이 갑자기 눈물을 쏟으며 머리를 감쌌다.그때 갑자기 가게 문이 벌컥 열렸다. 대산이 헐떡거리며 뛰어 들어왔다.뭐야? 어떻게 된 거야? 이 사람이야?아니야, 형. 이분 나쁜 사람 아니야. 지금 얘기하시려고 해.흥분한 대산을 진정시키고,놀란 카페 사장도 다시 진정시키고 마주 앉았다.카페 사장 이순재가 포기한 듯 순순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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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화

박 형사는 연락을 받자마자 급하게 차를 몰아 현장에 도착했다.현장에는 벌써 특수수사팀 요원들과 민 박사가 도착해 있었다.박 형사를 발견하고는 민 박사가 손을 흔들었다.아니, 민 박사가 현장에 직접 나오고.보통 사건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제 사건이기도 하고.민 박사의 표정이 심하게 어두웠다.박 형사는 민 박사를 따라서 경찰 저지선을 열고 들어갔다.한강 변 산책길 구석에 시신이 누워있었다.사건이 발생한 시간이 밤이었지만,그리 어둡지도, 그리 인적이 드문 곳이 아니었다.시신은 여자였다.목 주변에 빨간 매직으로 15라고 선명하게 적혀있었다.빨간 매직 15번 사건이 결국 발생한 것이다.박 형사가 인상을 찡그렸다.개새끼. 보란 듯이 살인을 저질렀네. 내, 이 새끼 반드시 잡고 만다.악마 같은 새끼. 빨간 매직 후계자이든, 아니든 내가 가만히 안 둔다.박 형사가 분개했다.맞아요. 아주 보란 듯이. 이건 지금까지의 사건과는 좀 다른 것 같아요.충동적인 살인이라기보다는 진짜 우리 보란 듯이 저지른 겁니다.우리요? 우리라는 건 나와 민 박사? 우리 경찰?박 형사가 민 박사를 쳐다봤다. 민 박사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거기 상의를 올려보세요.응?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던 박 형사는민 박사의 손짓에 따라 시신의 상의를 위로 올렸다.반쯤 올라간 셔츠 아래, 배 위에 글씨가 보였다.‘이제부터 너희들이다.’박 형사가 헉 소리를 냈다.이, 이게 뭐야?빨간 매직으로 또박또박 쓴 문장.이제부터 너희들이다. 베테랑인 박 형사도 소름이 돋아났다.이제부터 너희들이다? 너희들? 너희들이 누구지?저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 같아요.나, 참….인상을 찡그리던 박 형사가 갑자기 생각난 듯 민 박사에게 물었다.숫자 외에 글씨를 남긴 건 처음이잖아요.이 정도면 필체를 조사해 봐야겠는데.네, 우리 팀이 조사 들어갈 거예요.그때, 경찰차가 또 한 대 도착하고,경찰이 한 남자를 데리고 현장으로 다가왔다. 강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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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화

예상대로 사건에 대한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언론은 ‘다시 살아난 빨간 매직’,‘빨간 매직 15번째, 얼마나 더 희생될 것인가?’ 등등자극적인 기사들을 경쟁적으로 내놨다.경찰청장은 곤란한 표정으로 언론인터뷰에 임해야 했다.특수수사팀을 포함한 경찰들이 대거 수사에 동원되었다.그리고 민 박사와 강수에게는 경찰 경호팀이 배정되었다.박 형사 집 주위에도 경찰이 배치되었다.‘너희들’이 강수와 민 박사, 박 형사일 것 같다는 의견에 따른 결정이었다.CCTV 영상은 즉각 확보되었다.강수는 동부경찰서 내에 설치된 임시 수사본부로 불려 갔다.강수가 도착하니 안 팀장, 민 박사를 비롯한 특수수사팀과박 형사를 비롯한 강력계 형사들이 열심히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강수 군, 어서 와.안 팀장이 과하게 반겼다.여기 영상을 좀 봐봐. 사건 현장 근처 CCTV 3개,그리고 현장과 가까운 주차장에서 구한 블랙박스 영상 2개야.근데 사건 현장이 보이는 건 아니고,그냥 주변 영상뿐이야. 이걸로 뭘 건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박 형사가 상황을 설명하면서 일어섰다.그리고 자신이 앉았던 의자를 강수에게 양보했다.모든 수사의 키가 강수에게 있다는 것처럼.강수는 천천히 자리를 잡았다.한 형사가 모니터를 통해 영상을 플레이했다.피해자는 20대 여성으로, 홀로 운동을 나왔다가 당한 모양이야.운이 더럽게 없는 케이스라고 봐야지.일단, 시신에서 지문은 나오지 않았고,부검 결과 사인은 둔기로 내리친 후, 목을 졸랐어.둔기는 찾았어. 벽돌이었어.거기에도 희생자의 피 외에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고.사건과 관련된 목격자도 아직 못 찾았어.박 형사가 부가 설명을 해줬다.강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영상에 집중했다.비 오는 밤 한강 변의 모습이었다.드문드문 사람들과 차량이 지나다녔다.사건 현장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아닌,주변 영상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CCTV 3개의 영상이 모두 비슷했다.블랙박스 영상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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