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그냥 해본 소리니 마음에 두지 말게."강왕은 문득 강유영을 바라보았다. 눈 밑으로 예리한 빛이 스쳤다."그러고 보니, 오늘은 넷째인 사예가 혼인하는 날이지. 진국공부의 저 양녀는 강씨라 했던가? 내 왕비와 동갑인 듯한데, 저리 고운 얼굴을 하고 어찌 아직도 혼인하지 않았는가? 슬슬 혼처를 알아봐야 하지 않겠나?"조원철은 무표정한 얼굴로 답했다."이는 진국공부의 집안일입니다. 전하께서 신경 쓰실 일이 아닙니다.""집안일이라니? 또 잊은 모양인데, 이제 우리는 한 식구일세."강왕이 껄껄 웃었다."전하, 취하셨습니다."조원철의 미간에 옅은 주름이 잡혔다."알았네, 알았어. 그만하겠네."강왕이 다시 너스레를 떨었다.강유영은 아무 말도 못 알아들었다는 듯, 묵묵히 수저만 움직였다. 강왕의 속내는 뻔했다.강왕은 강유영을 이용해 조원철을 떠보는 중이었다. 일종의 협박일 수도 있었다. 두 사람 사이를 의심해 던진 말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정황상 보면 아직까지 확신은 없는 듯했다.강왕은 방탕한 생활로 본색을 숨기고 황제까지 속여 넘겼다.이는 그가 무척이나 영악한 인물이라는 것을 뜻했다.예전 궁에서 조연화가 계략을 꾸몄을 때 조원철은 사사건건 강유영을 감싸고 돌았다. 겉으로 드러난 친밀한 행동이 없었다 해도, 눈치 빠른 강왕이라면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했을 수도 있었다.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졌다.다른 사람의 의심과는 무게가 달랐다. 강왕은 황제의 형으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었다. 황제 앞에서 몇 마디 이간질이라도 한다면, 강유영과 조원철 모두 무사하기 어려웠다.그녀는 온통 그 생각에 사로잡혀, 입에 들어간 음식 맛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마음 한구석에 불안감이 피어올랐다.그 무렵, 도 부인은 하객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돌아서서 신방으로 들어갔다."아씨, 제발 제가 다시 곁에서 모시게 해주십시오……."소심이 조사예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있었다.조사예는 한 손으로 붉은 너울을 살짝 걷어 올린 채 난감한 얼굴로 소심을 내려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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