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닙니다, 그런 게 아닙니다."조사예는 황급히 고개를 들고 손사래를 치며 변명했다."그저, 서방님이 어머님께 문안을 올리는 자리에 함께하지 않는 것이 도리가 아닌 듯하여……."머릿속이 어지러워 마땅한 변명거리가 떠오르지 않아 대충 얼버무린 말이었다."그게 뭐 대수라고."도 부인은 그제야 찌푸렸던 미간을 펴며 말했다."차나 올리거라."소심이 붉은 옻칠을 한 쟁반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쟁반 위에는 하얀 찻잔 하나가 놓여 있었다. 소심은 조심스레 조사예의 뒤로 다가갔다.소심은 도 부인 앞에서 한없이 몸을 낮춘 조사예를 보며 가엾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얄밉기도 했다.진국공부에서는 그토록 기세등등하던 사람이, 어찌 도경진 모자 앞에서는 저리도 맥을 못 추는 것일까.차라리 조사예가 독하게 마음을 먹고 버텼다면 곁에서 힘이라도 보탰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굽히고 들어가니, 그녀 역시 도 부인 밑에서 죽어라 일만 하는 수밖에 없었다."어머님, 차 드십시오."조사예는 허리를 굽히고 두 손으로 찻잔을 받들어 도 부인에게 올렸다."오냐."도 부인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턱을 치켜들고 어른 행세를 하며 찻잔을 받아 들었다."네가 경진이를 선택해 시집왔으니, 앞으로는 얌전히 분수를 지키며 살거라. 경진이는 본래 심성이 고운 아이다. 당장 제 마음에 네가 없다 해도, 네 진심을 알게 되면 널 박대하지는 않을 것이다.""예."조사예는 고개를 숙여 대답하며 치밀어 오르는 조바심을 억눌렀다.도경진의 인품 하나에 모든 것을 걸었다. 아무리 그래도 조강지처에게 모질게 굴지는 않을 거라 믿었기에 이런 수를 써서라도 시집온 것이었다.'난 절대 지지 않을 거야!'*날이 밝아오고 있었다.침상에서 깊이 잠들어 있던 강유영은 뒤척이다가, 습관처럼 바깥쪽에 누운 사람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손끝에 잡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깜짝 놀란 그녀는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비몽사몽간에 몸을 일으키며 무의식중에 그를 불렀다."오라버니?"잠이 덜 깬 몽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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