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혼인하고 나서 강유영 하나쯤 처리하는 건 일도 아니었기에, 소은경은 속으로 그녀를 비웃으며 돌아섰다.한편, 강유영은 한씨를 따라 다시 마차에 올랐다.그녀는 마차 한 쪽에 앉아 앞만 바라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앞에는 자꾸만 조원철의 차가운 얼굴이 아른거렸다. 그를 생각하지 않으려 애써 보았지만, 간신히 마음을 억누르기가 무섭게 다시금 그가 떠오르기를 반복할 뿐이었다.도무지 마음이 통제되지 않았다.한씨는 그런 강유영을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았다.방금 골라 준 비녀는 순금으로 만들어진 모란 문양이었다.강유영이 오늘 차려입은 옷차림이 그리 남루하지 않았기에, 비녀까지 꽂아 주니 제법 귀티가 났다.한씨는 마차 벽에 기댄 채 앞으로의 계획을 머릿속으로 짜 맞추었다.“부인, 도착했습니다.”마차가 멈추며 풍씨 어멈의 목소리가 들렸다.강유영은 마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았다.보흥 전당포라는 간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그녀도 들어 본 적이 있는 곳이었다.경성에서도 손꼽히는 전당포이자, 한씨가 소유한 재산 중 가장 큰 매상을 벌어다 주는 알짜배기 점포였다.“부인, 어서 오십시오.”안에서 점원들이 나와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다들 가서 제 할 일들을 보거라.”한씨가 가볍게 손을 흔들자 점원들이 뿔뿔이 흩어졌다.강유영은 자신을 흘끔거리는 점원들의 시선에 의아함이 더해졌다.그들이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이 다소 이상했다.탐색하는 듯하면서도 어딘가 염려하는 기색이 서려 있었다.그 내막을 정확히 알 수는 없었으나, 분명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직감했다.“이리 오렴.”한씨는 강유영을 안쪽에 위치한 방으로 안내했다.점원들이 강유영의 옷차림을 두고 소곤거리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지만, 정확한 내용은 알아들을 수 없었다.방 안에는 문방사보가 가지런히 갖춰져 있었고, 온갖 장부들이 어지럽게 펼쳐져 있었다.한쪽 벽면의 진열대에는 갖가지 진귀한 장식품들이 즐비했다.“여기 앉거라.”한씨가 책상 앞자리를 권했다.“어머니, 그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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