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상황은 강유영이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현재 그녀의 수중에는 이백여 냥의 은자가 있었다. 그중 절반 이상은 서준에게 빌린 것이기에,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갚아야 했다.만약 하 낭자가 천 냥만 빌려준다면, 오씨 어멈을 모시고 어디로 떠나든 당분간은 풍족하게 지낼 수 있었다.그리고 전당포는 훗날 적당한 사내를 찾아 혼례를 올릴 때 되찾으면 그만이었다.설령 마땅한 혼처를 찾지 못한다 해도, 은자를 주고 가짜 신랑을 고용해 혼례를 치른 뒤 전당포만 되찾고 이혼하면 될 일이었다.강유영은 하 낭자의 눈치를 살피며 내심 가슴을 졸였다.자신에게 전당포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더라면, 절대 하 낭자에게 은자를 빌려달라는 부탁을 입 밖에 꺼내지 못했을 것이다.하 낭자는 자신의 속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으니, 매몰차게 거절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하 낭자는 빙긋 웃으며 강유영을 바라보았다."이자는 꼭 쳐서 갚겠습니다."강유영은 다급히 덧붙였다."그럴 필요 없습니다." 하 낭자는 소매에서 은표 한 뭉치를 꺼내 강유영 앞에 내려놓았다."여기 오천 냥이 있습니다. 강 소저께서 훗날 혼례를 올리실 때, 잊지 말고 제게 돌려주시면 됩니다."보흥 전당포가 건재하는 한, 강유영이 이깟 은 오천 냥을 떼먹을 일은 없었다. 게다가 이 기회에 그녀에게 신세를 지울 수 있으니, 하 낭자로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거래였다."고맙습니다."강유영은 상대가 이토록 통 크게 나올 줄은 미처 몰랐기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이 정도 은자라면 오씨 어멈을 모시고 떠나는 길이 결코 궁색하지 않을 것이다.제대로 된 마차 한 대를 사고 마부도 고용해서 경성에서 아주 멀리 떠날 수 있었다.그 뒤로 며칠 후, 어느덧 정월 스무아흐렛날이 밝았다.강유영은 작은 손난로를 품에 꼭 안은 채, 처소 밖 회랑에 서 있었다.고개를 들어 담장 너머를 바라보니, 화려한 불빛들이 앞뜰을 밝히고 있었다. 직접 가보지 않아도 대청에 모인 사람들이 얼마나 왁자지껄하게 연회를 즐기고 있을지 단번에 알 수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