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냘픈 뒷모습은 쓸쓸하고 처량해 보였다. 버티고 있던 힘마저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나마 남아 있던 정기마저 다 빠져나간 듯한 모습이었다.“유영 언니...”조월아는 얼른 뒤쫓아가다가 슬쩍 뒤를 돌아 소은경과 조원철을 흘겨보았다.‘둘 다 진짜 너무하네!’세상 사람들은 조원철을 두고 경성에서 가장 공명정대하고 정직한 이라 칭송하는데, 이번 일은 왜 이렇게 편파적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맙습니다, 세자.”소은경은 조원철의 손에서 꽃등을 건네받았다.멀어지는 강유영의 뒷모습을 훑어보는 그녀의 얼굴에 찬란한 미소가 피어올랐다.이제 강유영도 조원철의 마음속에서 누가 더 중요한지 똑똑히 알았을 것이다.‘분수도 모르고, 감히 누굴 넘봐.’조원철은 그저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언니,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제 복숭아등을 드릴게요, 네?”조월아는 그렇게 좋아하던 복숭아등을 강유영의 앞으로 내밀었다.“아니야. 네가 가지고 있어.”강유영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지었다. 조월아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고, 동생의 흥을 깨고 싶지도 않았다.앞으로 마주치지 않으면 이렇게 마음 아플 일도 더는 없을 것이다.“소 군주님이 무리하게 구는 건 그렇다 쳐도, 큰오라버니까지 그렇게 나오실 줄은 몰랐네요. 아직 혼인도 전인데 이 정도면, 나중엔 우릴 얼마나 무시하겠어요?”조월아는 조원철과 소은경을 향한 불만을 투덜거렸다.생모인 연 부인이 소은경은 보통내기가 아니라고 신신당부했는데, 과연 그 말대로였다.“해가 바뀌면 너도 열일곱인데, 어쩌면 연말에 시집을 갈지도 모르지. 가문에서 마주칠 날이 얼마나 되겠어?”강유영은 조월아의 뺨을 살짝 꼬집으며 달랬다.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자신이 진국공부에 머무를 날도 며칠 남지 않았음을 떠올렸다.그 두 사람과 마주쳐 괴로울 일도 더는 없을 것이다.“언니도 참!”조월아는 얼굴을 붉히며 그녀의 소매를 붙잡고 발을 동동 굴렀다.자매는 다시 팔짱을 낀 채 거리를 거닐었다. 군것질거리를 좋아하는 조월아를 위해 강유영은 노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