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괭이가 바닥을 파내려 갈 때마다, 흙더미가 한쪽에 수북이 쌓여갔다.강유영은 주먹을 꽉 쥔 채, 삽이 바닥을 파헤치는 모습을 숨죽여 지켜보았다.바닥에 주저앉은 장위봉은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은 채 그들을 차갑게 주시하고 있었다."조 대인, 그만 파게 하는 것이 좋을 겝니다."그가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제가 사는 이 초가집이 비록 누추하긴 하나, 엄연히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집입니다. 이리 함부로 땅을 파헤쳤다간 저희 집안의 풍수를 망칠까 두렵군요."조원철은 그 말을 못 들은 척, 그저 눈앞의 바닥만 뚫어지게 응시했다.일행은 곧 석 자 넓이의 얕은 구덩이를 파냈다. 강유영은 유심히 살폈으나, 그 밑은 그저 단단하게 다져진 누런 흙일 뿐 이렇다 할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설마 내가 잘못 짚은 것일까? 이 아래는 비어 있는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수하들이 다시 반 자 깊이를 더 파고 내려갔다. 하지만 흙 외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청운이 망설이며 조원철을 쳐다보았다."계속 하거라."조원철이 명했다.그 말에 장위봉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이내 입을 굳게 다물었다.삽이 다시 흙을 퍼내기 시작했다."이 아래 구덩이가 있습니다!"누군가 삽으로 바닥을 뚫자, 부서진 흙더미가 아래로 흘러내렸다."서둘러라, 구멍을 더 넓게 파거라!"청운이 다급히 외쳤다.입구가 드러나자 파내는 속도는 훨씬 빨라졌다. 수하들이 맹렬히 삽을 휘두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침내 숨겨진 구덩이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강유영이 두어 걸음 다가가 안을 들여다본 순간, 그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 안에는 이렇다 할 물건이 거의 없었다.구덩이로 뛰어내린 청운이 안에 있던 것들을 꺼내어 조원철 앞의 바닥에 내려놓았다.은기물 몇 점과 네 모서리를 구리로 장식한 나무 상자 하나가 전부였다.강유영은 손을 뻗어 상자를 열었다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안에 금붙이가 있긴 했으나 어린아이들이나 찰 법한 조그만 금팔찌, 금자물쇠, 금목걸이 따위뿐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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