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Kabanata 491 - Kabanata 500

523 Kabanata

제491화

한씨는 효심 깊은 며느리를 연기하며 강유영을 설득하기 시작했다."할머니께선 태소 도사의 말씀을 그리 신뢰하시면서, 왜 이번 굿판에는 그분을 부르지 않으셨습니까?"강유영은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오히려 조씨 노부인에게 반문했다.조씨 노부인은 멍해지더니 잠시 말문을 잇지 못했다. 방금까지 보였던 허약한 기색에 균열이 생겼다. 잠시 후, 노부인의 얼굴이 다시 흙빛으로 변했다."태소는... 그게..."노부인은 당장 그럴싸한 변명을 생각해내지 못했다."태소 도사는 법력이 부족해서 말이지. 네가 도관에 가서 기도를 올렸는데도 집안에 탈이 나지 않았느냐. 도통 효험이 없다는 뜻이지. 이번 혜통대사는 다른 귀한 분의 소개로 모셔 온 분인데, 법력이 대단하시다. 보거라, 대사께서 의식을 치르자마자 할머니의 통증이 싹 가시지 않았느냐."한씨가 재빨리 말을 가로채며 설명했다.혜통대사는 그 말을 듣자마자 어깨를 펴고, 두 손을 모아 눈을 내리깔며 덕망 높은 고승인 척 허세를 떨었다."그런가요?" 강유영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제 눈에는 혜통대사의 법력이 태소 도사보다 훨씬 부족해 보이는데요. 누구의 팔자가 가장 귀한지조차 짚어내지 못해 태소 도사의 말을 빌려오질 않나. 혹시 사기나 치는 가짜 스님 아니십니까?"그녀는 몇 마디 말로 그들의 계략에 숨겨진 허점을 낱낱이 파헤쳤다.한씨는 강유영이 이렇게 말주변이 좋을 줄 몰랐는지, 당황하며 혜통대사를 쳐다보았다. "소승이 어찌 짚어내지 못했겠습니까?" 혜통 대사는 침착하게 받아쳤다. "소승은 진작에 다 알고 아씨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아씨께선 전혀 눈치채지 못하셨습니까?"조씨 노부인과 한씨는 그 말에 기세가 등등해져 강유영을 몰아세웠다."가장 복이 많은 사람이라..." 강유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혜통대사를 보며 낮게 웃었다. "전 어려서부터 부모 얼굴도 모른 채, 의지할 곳 없이 자랐습니다. 아무나 저를 짓밟을 수 있었지요. 만약 이런 게 복이라면, 그 복 대사님께 드리겠습니다. 받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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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제가 이 집안에서 가장 복이 많다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복이라면 연화 아씨가 가장 복이 많지요."강유영은 조연화를 가리키며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이분은 진국공부의 적녀로 귀하게 자라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셨고, 할머니의 정통 핏줄이기도 합니다. 이런 때야말로 손녀로서 할머니께 효를 다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조연화는 전부터 강유영을 괴롭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강유영은 더 이상 예전처럼 당하고만 있을 생각이 없었다. 오늘이 바로 그들과 정면으로 맞서는 첫걸음이었다."강유영, 감히 나를 해하려 들어? 뭣들 하느냐, 당장 저 계집을…"조연화는 오냐오냐 자란 탓에 성미가 급했다. 예전에는 괴롭혀도 찍소리 못 하던 강유영이 오늘은 감히 대들고 자신을 몰아가니 분통이 터져 견딜 수가 없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사람을 시켜 강유영을 끌어내려 소리쳤다."연화야, 네 할머니께서 편찮으신데 조용히 못할까!"한씨가 제때 나서서 그녀를 제지했다. 오늘 목적은 강유영을 처리하는 것이지, 다른 일로 일을 그르치고 싶지 않았이다.조연화가 동작을 멈추더니 억울한 표정으로 한씨를 바라보았다. 어머니가 강유영 때문에 자신을 꾸짖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어머니, 들으셨습니까? 연화 아씨께서 심방혈을 빼는 게 할머니를 해치는 일이라고 하셨습니다."강유영은 즉시 조연화의 말에서 꼬투리를 잡았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그 내용은 명확했다. 해치는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시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는가."유영아, 헛소리 말거라. 이게 어찌 해치는 것이냐. 네 할머니를 위한 효심도일 뿐이다."한씨는 인자한 척 웃으며 말했다."너는 늘 속 깊은 아이 아니냐. 할머니께서 지금 네 도움이 필요하시다. 몇 방울뿐이니 금방 회복될 게다. 내가 정했으니 더 말 말고 그리 알거라."한씨는 겉으로는 다정한 어머니인 척했지만, 몇 마디 말로 강유영이 심방혈을 내어주기로 결정 난 것처럼 몰아세웠다."어머니, 잠깐만요."강유영이 손을 내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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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조사예는 생명에 지장이 없다며 참 쉽게 말을 하고 있었다.가슴을 찔러 피를 뽑아내는 일이다. 결과가 어찌 될지 누가 장담한단 말인가.조사예는 더 이상 반박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입을 다물었다.강유영은 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세 분이 계신데, 어찌 성도 다른 양녀인 제가 이 집안에서 가장 복이 많은 사람이 된단 말입니까?"그녀는 한씨와 조연화, 조사예의 얼굴을 차례로 훑었다.그러고는 턱을 치켜들고 허리를 곧게 펴고서 입술을 앙다물었다. 거절의 뜻은 확고히 전달했고 물러설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다 너 때문이야, 다 너 때문에...."조씨 노부인은 숨을 몰아쉬며 한씨를 가리켰다."애초에 싫다는데 품어서 키우겠다고 고집을 피우더니, 이제 와서 피 몇 방울 내어주는 것조차 거절하지 않느냐!"노부인은 가슴을 거칠게 쳐대며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 연기했다.한씨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유영아, 이 일은 할머니의 목숨이 달린 일이다. 억지 부리지 말거라. 어미로서 모질게 구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나, 다 할머니를 위한 것이니 너도 따라줘야지. 풍씨 어멈, 단검을 가져오거라!"강유영이 따르지 않으니 강제로 할 수밖에 없었다.풍씨 어멈이 곧장 방으로 들어와 단검을 내밀었다. 날이 얇고 날카로운 것이 보기에도 아찔한 물건이었다. 미리 준비해둔 게 분명했다.강유영은 그 단검을 보며 등줄기에 서늘함을 느꼈다. 그녀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아씨, 걱정 마십시오."뒤에 서 있던 서유가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강유영은 조용히 서유를 바라보았다.한 손을 허리에 얹은 서유의 허리춤이 불룩했다. 아마 무기라도 숨긴 모양이었다.서유가 그저 힘이 센 줄만 알았더니, 청운이나 다른 호위들처럼 무공을 익힌 것일까?조원철이 대체 언제 사람을 붙여 서유에게 무공을 가르친 건지 알 수 없었다."유영아, 이제라도 순순히 심방혈을 내어준다면 효심이 갸륵하다 여겨 이전 일은 없던 걸로 해주마. 만약 끝까지 고집을 부려 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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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강유영이 시종과 짜고 집안을 뒤엎으려는 건 아닌지 의심마저 들었다.더 많은 어멈과 시녀들이 소리를 듣고 안으로 들었다.“서유야, 조심해.”강유영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뒤에서 당부했다.아무리 강해도 수세로 밀리니 서유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아씨, 걱정 마세요. 다칠 수도 있으니 아씨께선 물러나 계세요.”서유는 전혀 두려운 기색 없이 소매를 걷어올렸다.그러고는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유연하게 사람들 틈을 헤집고 다니며 순식간에 그 많은 사람들을 모조리 바닥에 쓰러뜨렸다.방 안에 처참한 비명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서유야, 저쪽.”강유영은 이 틈에 조연화가 있는 쪽을 가리켰다.한씨는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올 것이고 이대로 질질 끌다가는 그녀와 서유 모두에게 불리했다.많은 적을 상대하려면 우두머리부터 쳐야 하는 법이다.원래는 한씨를 잡는 게 좋았겠지만, 한씨가 가장 아끼는 사람이 조연화였다.그렇다면 조연화를 인질로 잡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다.만약 한씨가 조연화를 모른 척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이 일로 두 모녀의 사이를 멀어지게 할 수 있었다.어떻게 되든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서유도 강유영의 뜻을 알아들었다.그녀는 혼란을 틈타 조연화의 등 뒤로 접근했다.그러다 언제 뽑은 건지 모를 단검을 조연화의 가슴으로 가져갔다.“제가 보기에 연화 아씨가 저희 아씨보다 복이 많은 것 같군요.”서유는 턱을 한껏 치켜들고 담담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그러니 저희 아씨는 그만 괴롭히시고 연화 아씨의 심방혈로 노부인의 병치료를 하시지요.”혼란스럽던 방 안에 정적이 내려앉았다.“너… 당장 놓지 못할까….”서유의 손에 잡힌 조연화를 보고 한씨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침상에 걸터앉았던 그녀는 재빨리 일어나 이쪽으로 다가왔다.하지만 바닥에 온통 서유에게 맞아 쓰러진 사람들 뿐이라 발을 옮길 때마다 시종들의 손발이 밟혔다.손등이 밟힌 어멈이 처참한 비명을 질렀다.“당장 나가지 못할까!”한씨는 분노하고 당황한 와중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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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강유영의 나직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는 조연화의 귀에 마치 저승사자의 속삭임처럼 들렸다."흐흑... 어머니, 살려주세요...."그녀는 덜덜 떨며 울음을 터뜨렸다. 예전에 강유영 앞에서 보여줬던 위풍당당한 기세는 온데간데없었다.가슴팍을 겨눈 검 끝에서 서늘한 한기가 전해지는데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게다가 강유영의 손은 당장이라도 미끄러질 듯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었다. 자칫 실수로 살갗을 뚫고 들어올 것만 같았다.눈물콧물 범벅이 된 채 겁에 질려 흉하게 일그러진 조연화의 얼굴을 보며, 강유영의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일었다.어릴 적부터 그녀는 조연화가 두려워 무조건 양보하며 살았다. 하지만 오늘, 용기를 내어 한 걸음 나아가 보니 조연화는 그저 겉보기만 드셀 뿐, 아무것도 아니었다. 담력만 따지면 강유영보다 뛰어난 것도 없었다. 그저 믿고 기댈 부모가 있다는 것과 강유영이 유약해서 괴롭히기 쉽다는 점을 이용해 오랜 세월 핍박해 온 것뿐이었다.그 사실을 깨닫자 지난 세월 겹겹이 쌓였던 억울함이 일순간 스르르 흩어지는 듯했다.사실 강유영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었다.태어나서 누군가에게 칼을 겨눠본 것은 처음이었다. 정말로 손이 어긋나 조연화를 찌르기라도 할까 봐 걱정되었다. 일이 커지면 수습하기 곤란할 것이다.그녀가 이렇게까지 조연화를 몰아세우는 것은 전에 조원철이 해준 조언 때문이었다.'적에게 발톱을 보일 때는 확실하게 독해져야 한다. 그래야 네 무서움을 알고 다음부터 함부로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유영아, 경솔한 짓 하지 말거라. 우리 말로 하자꾸나. 네가 정 할머니를 위해 약인을 내어주기 싫다면, 다른 방도를 찾아보면 되지 않겠느냐. 제발 연화만은 다치게 하지 말거라...."한씨는 강유영이 정말로 단검을 꽂아 넣을까 봐 안절부절못했다.속으로는 당장 저 단검을 빼앗아 강유영의 가슴을 찌르고 싶었지만, 애써 분노를 억누르며 좋은 말로 달랬다. 한씨는 부아가 치밀고 당혹스러워 미칠 지경이었다.대체 밖에서 무슨 일을 겪었길래 겁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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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조연화는 말을 뱉어놓고 흠칫 입을 다물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급한 김에 속마음을 전부 털어놓은 것이다."그렇군요."강유영은 고개를 돌려 조씨 노부인과 한씨를 번갈아 보았다. 당장 그들을 어찌할 수는 없었다. 그저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지 지켜볼 생각이었다.방 안에는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았다.조씨 노부인은 표정이 굳더니, 가슴을 부여잡고 격렬하게 기침을 해댔다. 지금 일어나 반박한다면 조연화의 말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꼴이 될 것이다.뒤늦게 정신을 차린 한씨가 재빨리 노부인의 등을 다독이며 조연화를 향해 소리쳤다."네가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게냐! 유영이도 우리 집안 자식인데, 어찌 우리가 합심하여 자식을 해하려 했단 말이냐!"한씨는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강유영이 저리 변하는 동안, 친딸인 조연화는 생각 없이 앞뒤 가리지 않고 아무 말이나 내뱉을 만큼 경솔했다.그때 강유영의 시선에 슬금슬금 밖으로 빠져나가려는 혜통대사가 들어왔다. 그녀는 말 없이 상황을 저울질했다. 오늘 일을 덮어쓸 사람은 저 승려뿐이니, 무사히 도망치긴 힘들 거라는 판단이 섰다.아니나 다를까, 다음 순간 한씨의 호통이 떨어졌다."이 사기꾼 땡중이 어디서 함부로 입을 놀려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고도 도망을 치려 하느냐!""저놈을 당장 잡아라!"조씨 노부인도 기침을 멈추고 혜통대사를 가리키며 다급히 소리쳤다.그 말을 들은 혜통대사는 재빨리 도망치기 시작했다."당장 저놈을 잡지 못할까!"한씨가 밖으로 쫓아 나가며 소리쳤다.시종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혜통대사를 제압했다. 바닥에 처박혀 옴짝달싹 못 하게 된 혜통대사가 다급히 소리쳤다."당신들이 내게 돈을 주고 시킨 일이잖소!""저 요사한 입을 틀어막아라! 당장 묶어서 관아로 넘기겠다!"한씨는 재빨리 명을 내렸다.혜통대사는 입이 틀어막힌 채 발버둥치며 밖으로 끌려 나갔다. 상황을 정리한 한씨는 다시 내실로 돌아왔다."어머니와 할머니께서 저런 악당에게 속으신 것이었군요."강유영은 단검을 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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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한씨는 조원철의 성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불의를 결코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만약 자신이 조씨 노부인과 결탁하여 강유영을 사지에 몰아넣으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결코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이 일은 절대 발설해선 안 되는 일이었다."어머니...."조연화는 분하다는 듯 고개를 돌려 한씨를 보았다."어미 말 듣거라. 네 오라비는 하루 종일 고단했으니 심란하게 만들면 안 되지."한씨는 입으로는 딸을 타이르면서, 손으로는 몰래 조연화의 손등을 꼬집었다.조연화는 아픔에 얼굴을 찡그리며 눈물을 찔끔 흘렸다.하지만 어머니의 말을 거역할 수는 없었기에, 입술만 삐죽일 뿐 더 이상 고자질을 이어가지 못했다."할머니께서 무사하시다니 다행입니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강유영은 긴 속눈썹을 내리깐 채 조씨 노부인에게 가볍게 몸을 굽혀 인사를 하고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그녀는 조원철을 쳐다보지도 않고 단숨에 요월원으로 돌아왔다."후우...."회랑에 들어선 그녀는 기둥에 등을 기대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방금 전 조씨 노부인의 침소에서 얼마나 긴장했는지 모른다.수많은 눈동자가 자신을 향해 있었고, 그 상대는 평소 두려워하며 피하기만 했던 노부인과 한씨였다.그런데도 오히려 그들의 허를 찔렀고, 조금의 손해도 보지 않았다.'내가 해냈어!'억누를 수 없는 기쁨과 성취감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밀려왔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입을 가리고 웃음을 터뜨렸다."아씨, 속이 다 시원하시지요?"서유가 그 모습을 보고 덩달아 웃으며 말했다."진작 이러셨어야 했습니다. 그랬다면 그들도 감히 아씨를 건드리지 못했을 겁니다. 무엇이 두려우십니까? 하늘이 무너져도 세자께서 막아주실 텐데요."강유영은 조원철의 이야기가 나오자 저도 모르게 웃음을 거두고 서유를 힐끗 보았다.그녀가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것을 조원철이 알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서유는 강유영이 언짢아한다고 생각하여 황급히 입을 틀어막았다."무슨 일입니까?"단비가 방 안에서 나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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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너무 고요해서 가을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까지 들릴 지경이었다.강유영은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뭘 그리 빤히 보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입을 뗄 용기가 나지 않았다.참다못한 그녀가 고개를 들어 조원철을 보려던 찰나였다.조원철이 불쑥 움직였다.그는 발걸음을 떼어 곧장 방 안으로 향했다."들어오거라."앞장선 그가 그녀를 불렀다.강유영은 곁눈질로 그의 눈치를 보다가 뒤늦게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조원철은 짐짓 뒷짐을 진 채 그녀를 등지고 서서 돌아보지 않았다.그녀는 어렵게 용기를 내어 물었다."절 탓하지 않으십니까?"조원철이 몸을 돌려 그녀를 보며 되물었다."뭘 탓한단 말이냐?""어머니와 할머니께 불경을 저지르고, 연화 아씨를 인질로 삼아 협박한 일이요."강유영은 방금 자신이 한 일을 사실대로 고했다.그녀의 소행은 모두 그에게서 배운 것들이었다.그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그녀는 그런 짓을 벌일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전에도 한씨와 조씨 노부인과 충돌한 적이 있었다. 그때 조원철은 그들의 편을 들지 않았다. 그것이 오늘 그녀가 그들에게 맞설 수 있었던 이유였다.하지만 오늘 상황은 조금 달랐다.전에도 몇 번 다투긴 했지만, 조씨 노부인이 다른 가문의 노부인들 앞에서 망신을 당한 것이나 한씨가 다리가 부러진 것은 모두 자업자득이었다. 그들이 먼저 함정을 팠고, 그녀는 자연스레 반격을 했을 뿐이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녀가 먼저 움직였고, 심지어 조연화의 가슴에 단검을 들이밀었다."네가 그리하지 않았다면, 그들에게 당했을 것이다."조원철은 그녀의 앞으로 다가와 시선을 내리깔았다."남에게 당하고만 있는 것보다는, 오늘 네가 한 행동이 훨씬 낫다.""제가 조연화를 다치게 했다면요?"강유영은 흠칫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그는 정말로 그녀를 탓할 마음이 조금도 없어 보였다. 오히려 당하고만 있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나를 가엾게 여기는 걸까?'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지만 바로 착각이라 치부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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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고요한 침소 안, 창호지 위로 뜰에 심은 화초와 나무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조원철은 탁자 위에 쟁반을 내려놓고 문을 닫은 뒤, 그녀에게 다가왔다.강유영은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그는 손을 뻗어 아주 자연스럽게 그녀 상의의 매듭을 풀려 했다."제, 제가 병풍 뒤에서 갈아입겠습니다."강유영은 얼굴을 확 붉히며 황급히 그의 손을 밀어내고 뒷걸음질 쳤다."가만히 있거라."조원철은 그녀의 목깃에 달린 매듭단추를 쥔 채 나직하게 말했다.강유영은 옷깃을 움켜쥐고 놓지 않았다. 수치심에 귓불까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가 보기에 그는 단순히 옷을 갈아입혀 주려는 게 아니라, 딴마음을 먹은 게 분명했다."밤에는 네 뜻대로 다 해주지 않았느냐."조원철이 그녀를 조금 더 자신의 곁으로 끌어당겼다."그저 옷을 갈아입혀 주겠다는데, 그것마저 안 된다는 것이냐."귓속말처럼 낮아진 음성이었다. 두 사람만이 아는 은밀한 뜻이 담겨 있었다."오라버니...."강유영은 가쁜 숨을 들이켰다. 당장이라도 피가 배어 나올 듯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엔 수치심이 가득했다.지금 두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면 그가 선을 넘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어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자신이 대단한 희생이라도 한 것처럼 들리는 것일까.그 사이 조원철이 첫 번째 매듭을 풀었다."아... 안 됩니다...."뒤늦게 정신을 차린 강유영이 재빨리 매듭을 꽉 쥐었다.얼굴로 훅 달아오르는 열기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하고 싶은 말은 입 안에서만 맴돌 뿐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초조함에 코끝에 땀까지 맺혔다."무엇이 안 된다는 것이냐."조원철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강유영은 억지로 손을 빼내며 몸을 비틀었다."다 아시면서 왜 이러십니까!"정말 몰라서 이러는 걸까?사납게 쏘아붙이면서도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 잔뜩 털을 곤두세운 고양이 같았다.조원철이 낮게 웃음을 터뜨리며 그녀를 품에 안았다. 그의 턱이 그녀의 정수리에 닿더니 다정한 음성이 귓가에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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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그는 가볍게 힘을 주어 한 줌도 안 되는 가느다란 허리를 조였다.강유영은 정신이 들었다. 허리띠가 서서히 조여들더니 단단히 묶이는 것이 느껴졌다.하지만 그의 손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힘을 주어 그녀의 허리를 꽉 조였다.강유영은 얼굴이 터질 듯이 달아오르고 심장이 쿵쿵 뛰었다.그녀는 그의 손목을 살짝 밀어냈다.놀랍게도 그 가벼운 손길 한 번에 그가 순순히 물러나 주었다.치맛자락이 단정하게 아래로 떨어졌다.하지만 강유영은 허리를 꽉 잡았던 그의 뜨거운 온기가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듯했다.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자신의 신발만 쳐다볼 뿐, 감히 고개를 들어 그와 시선을 맞추지 못했다.그가 머리에서 비녀를 뽑고, 미리 준비한 장신구들을 머리에 하나하나 꽂아주는 대로 몸을 맡기고 멍하니 있었다."손."조원철이 입을 열었다.강유영은 그를 향해 오른손을 내밀었다."왼손."조원철이 고쳐 말했다.강유영은 곧바로 왼손을 내밀었다.조원철은 보석이 박힌 금팔찌를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에 끼워주었다. 그러고는 뭔가 부족한지 백옥 팔찌를 더 끼워주었다.그러고는 한 걸음 물러서서 그녀를 바라보았다.눈앞의 소녀는 체형에 꼭 맞게 재단된 옷을 입고 있었다. 길고 매끄러운 목선과 한 줌도 안 되는 허리가 돋보였다. 화사한 색상의 옷과 값비싼 장신구가 어우러져 사랑스럽고 눈부시게 빛났으며, 귀티가 흘러넘쳤다.평소 수수한 옷을 입고 단아하게 있던 모습과는 완전히 딴사람 같았다.강유영은 그가 줄곧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역시 나한테는 이런 색이나 장신구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걸까?'전에도 그가 비싼 옷과 장신구를 준비해준 적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화려하지는 않았다.그녀는 자신이 이 옷을 입는 것이 몹시 분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개 들거라."조원철이 다시 입을 열었다.강유영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옷자락을 꽉 쥔 채, 천천히 얼굴을 조금씩 들어 올렸다.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그의 허리춤에 매달린 옥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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