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소는 조씨 노부인 앞으로 다가가 무언가 조용히 이야기했다."강유영, 당장 무릎을 꿇지 못할까!"조씨 노부인이 돌연 불호령을 내렸다."저는 할머니의 명을 받들어, 부모님과 국공부의 평안을 빌고자 산에 다녀왔습니다. 돌아오자마자 인사를 올리러 왔는데, 제가 무슨 잘못을 저질러서 무릎을 꿇으라 하시는 겁니까?"강유영은 맑고 검은 눈동자를 들어 노부인을 마주 보았다. 미간을 살짝 찌푸린 뽀얀 얼굴에는 의아함이 가득했다.하지만 속으로는 은근히 불안했다.조씨 노부인이 갑자기 저리 당당하게 호통을 치니, 혹시 뭔가 눈치라도 챈 것일까 두려웠다.하지만 그럴 리는 없었다. 호주와 인주는 경성에서 천 리나 떨어진 곳이었다. 조씨 노부인이 세자의 곁에 첩자를 심어두지 않은 이상, 그녀가 세자를 따라 먼 길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알 길이 없었다.세자의 수하들, 청운과 청류를 떠올려 보았지만, 그들이 조씨 노부인의 명을 따를 리도, 주군을 배신할 리도 만무했다.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녀는 한결 마음이 놓였다."내가 너더러 사십구 일을 머물라 하였거늘, 오늘로 따지면 무려 열흘 넘게 지체하지 않았느냐. 이것이 잘못이 아니란 말이냐?"조씨 노부인이 싸늘하게 추궁했다.지금 노부인은 태소에게 몹시 심기가 뒤틀려 있었다.단순히 강유영이 십여 일이나 더 머물다 와서가 아니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밖을 떠돌았는데도, 강유영이 생채기 하나 없이 멀쩡히 살아서 돌아왔기 때문이다. 기가 죽기는커녕 오히려 생기가 넘쳤고, 무릎을 꿇으라는데도 꿇지 않으며 감히 말대꾸까지 하지 않는가.예전 같으면 호통 한 번에 벌벌 떨며 납작 엎드렸을 아이였다. 그런데 지금의 강유영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기어오르고 있었다.반면 강유영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노부인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그저 트집을 잡아 기를 꺾으려는 것뿐이었다.그녀가 태소 도사님을 힐끗 보고는 할 말을 곱씹어 보았다.돌아오는 길에 조원철이 일러둔 바가 있었다. 누군가 밖에서 오래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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