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깎아내리지 말거라."조원철은 허리춤에 찬 금인장을 풀었다.강유영은 그가 뭘 하려는지 몰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가 다가와 불쑥 손을 뻗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한 걸음 뒷걸음질 쳤다."왜 피하느냐."조원철이 그녀의 허리띠를 잡아당기더니, 단숨에 금인장을 매달았다."안 됩니다...."강유영은 황급히 그것을 풀려 했다.이것은 그의 금인장이었다. 그의 신분과 권력을 상징하는 물건인데, 자신이 어찌 찰 수 있단 말인가."가만있거라."조원철이 그녀의 손을 막았다.강유영은 고개를 들어 난처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맑은 눈동자에는 경악과 불안, 초조함이 가득했다.이 금인장은 그의 권력과 신분을 증명하는 유일한 신물이다. 인장이 없으면 직권을 행사할 수 없고, 도장이 찍히지 않은 문서는 휴지 조각이나 다름없다. 금인장을 잃어버리면 가볍게는 중죄요, 무겁게는 관직을 잃고 목이 달아날 수도 있다. 결코 장난으로 여길 물건이 아니었다."너는 심성이 곱고 귀한 아이이거늘, 어찌 스스로 부끄러워하느냐. 이것이 네 뒷배가 되어줄 것이니, 앞으로는 분수에 맞지 않는다거나 네가 부족하다는 말은 꺼내지 말거라."조원철은 한 걸음 다가서서 그녀의 잔머리를 정돈해 주었다. 그의 말투에는 드물게 다정함과 애틋함이 배어 있었다.강유영은 허리춤의 금인장을 내려다보며 속절없이 눈시울을 붉혔다.그저 그녀가 주눅 들고 자책하는 게 싫어서, 자신의 목숨과 앞날이 달린 금인장을 채워주다니. 금인장이 뒷배가 되어줄 거라니. 목석이 아닌 이상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하지만 그의 속마음은 대체 무엇인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었다.어째서 매몰차게 굴다가도 이리 다정하게 대하는 걸까. 변덕스러운 그의 속을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미래가 없다는 것.그녀가 굽히고 들어가 평생 빛을 보지 못하는 외실이 되겠다고 체념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그리고 그녀는 결코 그럴 생각이 없었다."왜 또 우느냐."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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