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왕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허둥지둥 침상에서 옷섶을 여미고 비틀거리며 일어섰다.그는 헝클어진 옷자락을 추스르며 푸르죽죽한 얼굴로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방금 전 자신이 건드린 여인이 다름 아닌 조원철의 누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분명 서준은 이 여인을 왕비로 맞이하겠다 하지 않았던가. 헌데 어찌 자신을 이 여인의 방으로 들여보냈을까?그는 뭐라 변명하려 했으나 어디서부터 입을 떼어야 할지 눈앞이 캄캄했다."오해, 오해네. 이건 오해야...."그는 고개를 들어 조원철의 서늘한 눈빛과 마주치자 바들바들 떨며 애써 해명하려 입을 열었다.하지만 이 상황을 어찌 수습한단 말인가.그때 곁눈질로 여유로운 표정의 서준이 눈에 들어오자, 번뜩 정신이 들었다. 그는 다급히 소리쳤다."서왕, 대체 어찌 된 일이냐! 내게 절세가인을 준비해 두었다더니, 어찌 조 소저가 여기 있단 말이냐!"조원철은 그의 치부를 너무나도 많이 쥐고 있는 자였다. 당장 납득할 만한 변명을 내놓지 못하면 조원철은 결코 이를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숙부님, 제가 분명 옆 객원으로 가시라 일렀거늘, 어찌 이곳에 계십니까."서준은 순식간에 서늘해진 얼굴로 능청스레 따져 물었다."여, 옆 객원이라니...."강왕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그, 그럼 내가 방을 잘못 찾았나 보네... 술기운에 그만 몹쓸 실수를 했어, 내가...."그는 변명을 늘어놓으면서도 힐끗힐끗 조원철의 눈치를 살폈다. 비대한 몸집이 부들부들 떨렸다.분명 서준이 사람을 시켜 그를 이 방으로 데려온 것이 틀림없었다. 허나 서준 역시 그가 감히 함부로 원망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끝났다. 이번에는 정말 끝장이다!조원철은 시선을 돌려 조연화를 바라보았다.조연화는 한씨의 품에 안겨 바들바들 떨며 작은 소리로 흐느끼고 있었다. 한씨는 이미 자신의 겉옷을 벗어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딸을 단단히 감싸주었다.그녀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조원철을 보며 절규했다."원철아, 네가 동생을 대신해 기어이 죗값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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