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Bab 151 - Bab 160

340 Bab

제151화

하루빨리 월 이낭을 없애버려야 살림살이가 넉넉해질 터였다.소명준이 다친 지금이야말로 월 이낭을 제거할 절호의 기회였다. 그래서 이번에 소명주는 약을 조금 더 강하게 썼다.약을 쓴 후, 그녀는 사람을 시켜 부광각의 동태를 살피게 하고 자신은 소명천의 처소로 향했다.소명준은 문관이고 소명천은 무장이니, 두 오라버니의 총애를 모두 단단히 움켜쥐어야만 했다.이번 생에는 전생과 달라진 일들이 너무 많았다.특히 소명준은 계속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그녀는 소명준이 과거 시험에서 낙방할까 봐 진심으로 걱정되었다.그러니 소명천 쪽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었다.그녀는 녹두탕 한 그릇을 들고 소명천에게 갔다. "둘째 오라버니, 날이 더우니 탕 좀 드셔요."하녀가 뚜껑을 열어 녹두탕을 꺼냈다.소명천은 녹두탕을 슬쩍 쳐다보았다.큰 형님에게는 갈비탕을 보내더니, 자신에게는 고작 녹두탕뿐이었다. 이 녹두마저도 큰 형님의 탕에서 남은 것이 아닐까 싶었다.소명주는 소명천의 불쾌함을 알아채고 서둘러 변명했다. "둘째 오라버니, 큰 오라버니의 탕은 어머니께서 은자를 내어 끓이신 것이고, 이 탕은 제 마음입니다. 요즈음 더위가 가시질 않는데 둘째 오라버니께서는 무예 수련까지 하셔야 하니,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동생이 그저 녹두탕이라도 조금 끓여 올린 것이랍니다."채홍이 거들었다. "둘째 도련님, 이 녹두탕은 둘째 아가씨께서 불 앞을 지키며 직접 끓이신 것입니다."소명주가 채홍을 흘겨보았다. "주인들 앞에서 누가 함부로 입을 놀리라고 하였느냐."소명천은 그제야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명주에게 고맙다고 해야겠구나. 여봐라, 그릇과 숟가락을 더 가져오너라. 명주와 이 녹두탕을 나누어 먹어야겠다."소명주는 더 이상 사양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소명천과 함께 녹두탕을 마셨다.소명준은 명색이 문관임에도 성격이 몹시 저돌적인 반면, 무장인 소명천은 마음 씀씀이가 무척 섬세하여 늘 잡생각이 많았다.언제 소명천의 심기를 거스르게 될지 알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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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명화는 병아리가 모이를 쪼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세자 저하."소명준은 침상에 엎드린 채 양손으로 침대보를 움켜쥐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소명주, 그 아이가 보기엔 내가 이제 끝난 것 같은 건가? 그래서 방향을 틀어 둘째 아우의 비위를 맞추기 시작했다는 것이고?"오늘부터 문을 걸어 잠그고 글공부에만 매진할 테니, 소명주가 찾아오거든 막아라. 소명주가 보낸 먹거리는 모조리 개나 줘버리고! 현아, 너는 내 처소로 거처를 옮기거라!"월 이낭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세자 저하, 첩은 도통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어찌하여 둘째 아가씨께선 첩을 죽이려 하시는 겁니까? 혹여 은전 때문일까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첩은 가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고, 오직 그 황금과 백은만이 둘째 아가씨의 살의를 부추길 수 있을 듯합니다. 둘째 아가씨께서 재물이 필요하시다면 솔직히 말씀하셔도 될 터인데, 어찌하여 첩의 목숨까지 노리시는 건지… 흑흑…"월 이낭은 배를 어루만지며, 당장이라도 울다 쓰러질 듯 슬퍼하였다. 소명준은 무너져 내리는 월 이낭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현아, 소명주가 네 재물을 노린 것은 아닐 게다!"그의 어조는 무척이나 단호했다.월 이낭은 훌쩍이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럼 무엇 때문이란 말씀이십니까?"소명준이 코웃음을 쳤다. "당연히 나의 혼사 때문이지."소명주는 그저 현이가 제 혼사에 지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이리라. 현이가 있으니 당씨 가문은 물론이고 일반적인 명문가 규수들조차 후작부로 시집오려 하지 않을 터. 소명주는 틀림없이 자신에게 번듯한 혼처를 찾아주려 수를 쓰는 것이었다.‘쯧, 소설아 쪽이 잠잠해지니 이제는 소명주가 나서는구나.’소명주는 자신이 스스로의 힘으로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굳게 믿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제 와서 무얼 하는 짓이란 말인가? 이번 생에서도 또다시 자신에게 '처가 덕을 본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만들 작정인가?결국 자신을 온전히 믿지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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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세자 저하께서 말씀하시길, 큰 아가씨께서는 마음씨가 고우시니 첩더러 큰 아가씨와 자주 왕래하라고 하셨습니다."소설아는 옅게 미소 지었다. "오라버니는 나를 무어라 생각하느냐? 필요하면 찾고, 수틀리면 내치는 존재란 말인가?""첩도 그리 말씀드렸사오나, 세자 저하께서 워낙 고집이 세시어 첩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월 이낭, 오늘 나를 찾아온 까닭이 무엇이냐?"월 이낭은 배를 쓰다듬으며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큰 아가씨가 자신을 문안으로 들였다는 것은 곧 그녀의 시험을 통과했다는 뜻이었다. 월 이낭도 에둘러 말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아이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첩은 그저 아이를 무사히 낳고 싶을 뿐입니다. 그 외의 일은 첩이 알 바 아닙니다."단번에 사내아이만 낳는다면 남은 평생은 걱정 없을 터였다. 소명준이 죽든 말든 그녀가 알 바 아니었다.총명한 자들의 대화는 굳이 길게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법이었다.소설아는 무심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 "참으로 대범하구나."월 이낭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 하지 않습니까."소설아가 웃음을 터뜨렸다. "네 배 속의 아이를 다음 대의 세자로 만들고 싶지 않느냐?"손수건을 쥐고 있던 월 이낭의 손이 멈칫했다. "그날까지 살아남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이 집에서 제 목숨을 노리는 자는 둘째 아가씨가 아닙니다."소명주가 아무리 간이 크다 한들, 어찌 민씨의 눈을 속이고 일을 벌이겠는가? 진정으로 그녀의 목숨을 노리는 자는 다름 아닌 민씨였다. 소명주는 그저 민씨의 손에 들린 칼에 불과했다."큰 아가씨께서 첩을 지켜주시어 무사히 아이를 낳게 해주신다면, 첩은 앞으로 큰 아가씨의 말씀에 철저히 따르며 목숨을 바쳐 충성하겠습니다."소설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가만히 월 이낭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가녀린 몸매에 회임을 했음에도 미모는 빛을 잃기는커녕 오히려 기품이 더해져 있었다."그래, 좋다. 오늘부터 네가 먹는 음식은 모두 내 전용 주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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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월 이낭은 무거운 마음을 안고 부광각으로 돌아왔다. 방에 들어가기 전, 그녀는 얼굴을 매만지며 표정을 추스르고는 다시금 예전처럼 애교 많고 순진하며 세상물정 모르는 가녀린 여인으로 돌아갔다."세자 저하, 첩 돌아왔습니다."침상에 엎드려 책을 보던 소명준은 총애하는 첩이 돌아온 것을 보자마자 책을 내던지며 물었다. "소설아가 널 곤란하게 하지는 않더냐?"월 이낭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큰 아가씨께서 첩을 몹시 잘 대해주셨습니다. 첩이 입맛이 없다는 말을 들으시고는, 드시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언제든 사람을 보내 알려달라 하셨습니다. 아가씨 처소에 딸린 작은 주방이 있으니 무엇이든 해 먹기 편할 것이라면서요."소명준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소설아는 역시나 예전처럼 부르면 언제든 달려오는구나.사실 그는 내심 조금 걱정하고 있었다. 요근래 소설아에게 한 자신의 언행이 심했던 것은 사실인지라, 겉으로는 큰소리를 쳐도 소설아가 자신을 정말 본 체 만 체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뜻밖에도 소설아는 겉으로만 엇나갈 뿐, 실제로는 예전과 다를 바가 없었다. 자신이 월 이낭을 보냈다는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이낭을 받아주지 않았는가.참으로 강산은 변해도 사람의 본성은 변하기 어려운 법이었다.참으로 괜한 걱정이었다.월 이낭은 그의 표정만 보고도 무슨 꿍꿍이가 있음을 눈치챘지만, 살포시 몸을 기대며 물었다. "세자 저하, 진지는 드셨습니까?""먹었다.""무엇을 드셨기에 이리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까?"평소 물에 데친 채소만 보면 죽상을 하던 소명준이 오늘 이토록 기뻐하는 것을 보니, 필시 맛난 것을 먹었으리라."아버지께서 사람을 시켜 보양탕을 보내주셨는데, 마시고 나니 기운이 몹시 나는구나.""그러하셨군요. 후작님께서 세자 저하를 참으로 끔찍이 아끼시는 듯합니다."월 이낭은 이 일을 크게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저 지금부터 소명준의 기거와 식습관을 면밀히 주시할 뿐이었다.소명준이 평소 먹는 음식은 모두 큰 주방에서 내어오는 것으로, 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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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월 이낭은 문득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을 느끼며 소설아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가르침을 청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소설아 역시 생각에 잠겨 있었다. "후작께서는 안채의 일에 관여하지 않으신다. 이 탕은 밖에서 사 온 것이냐, 아니면 위원후께서 돈을 주고 큰 주방에서 만들게 하신 것이냐?"월 이낭이 대답했다. "부인께서 후작님께 보내신 것이라 들었습니다. 부인께서는 자주 후작님께 탕을 올려 보내시는데, 예전에 세자 저하께서 매일 문안 인사를 가실 때면 후작님께서 반을 나누어 세자 저하께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부인께서 세자 저하를 해치실 리는 더더욱 만무하지 않습니까…"위원후나 민씨가 소명준을 해칠 리 없었고, 소명주나 소명지 역시 그를 해칠 리 없었다. 그렇다면 대체 누구란 말인가…후작부의 물은 참으로 깊고도 탁했다.월 이낭은 머리가 터질 것 같도록 궁리했지만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반면 소설아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단박에 전말을 깨달았다.월 이낭이 다급히 물었다. "큰 아가씨, 대체 어찌 된 영문인지 어서 말씀해 주십시오."소설아가 웃으며 말했다. "세자는 부인에게 엉뚱한 화를 입은 것이다."위원후는 유독 여색을 밝혔다. 동료가 보낸 여인이든, 밖에 나가 기루에서 술을 마시다 눈이 맞은 기녀이든, 출신이 비천하든 말든 자신의 눈에 들기만 하면 모조리 후작부로 들였다.몇 해 전만 해도 민씨는 이 일로 위원후와 여러 번 크게 다투었었다.소명주를 잃어버렸던 일 또한 위원후가 총애하던 첩과 관련이 있었다. 당시 그 첩은 위원후의 애정을 한 몸에 받아 후작부에 발을 들인 지 한 달 만에 회임하였으나, 나중에 영문도 모른 채 유산을 하고 말았다. 앙심을 품은 첩은 민씨가 제 배 속의 아이를 해쳤다고 물고 늘어지며, 그 보복으로 소명주를 내다 버렸다.분을 참지 못한 민씨는 그 첩을 그 자리에서 때려죽였다.위원후는 민씨가 투기를 한다며 매섭게 꾸짖었고, 심지어 그녀를 내쫓겠다며 엄포를 놓기까지 했다.그 후로 민씨는 잠잠해졌고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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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월 이낭은 영리한 여인이었기에, 소설아가 당부한 바를 모두 알아듣고는 그 후로는 조용히 지냈다.소설아의 정성 어린 보살핌 아래, 꽃 내기에서 얻었던 난초 꽃몽우리가 마침내 꽃을 피웠다.이제 귀의를 찾아갈 때였다. 낭야산 깊은 곳에 은거하는 귀의는 경성에서 마차로 꼬박 하루가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지난 생에 그녀는 단이를 데리고 표사들을 고용해 산속을 헤매며 숱한 고생을 했었다.이번 생에는 소명남과 소명풍 형제를 불렀다. 세 사람은 주루에서 만나기로 했다.마차가 주루 앞에 도착하자, 입구에서 목을 빼고 기다리던 소명풍이 보였다. 그는 마치 망아지처럼 마차 쪽으로 쏜살같이 달려와, 소설아가 내릴 수 있도록 발판이 되어주겠다고 나섰다."설아야! 그동안 집엔 왜 한 번도 안 왔느냐?" 소명풍이 투덜댔다. "정말 보고 싶었단다. 어머니께 사람을 보내 전언이라도 하려 했더니, 후작 부인에게 미움받을까 봐 못 하게 하셨단다."소설아는 그의 손을 잡고 조심스레 마차에서 내렸다.그런데 소명풍의 손을 잡는 순간, 누군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는 강렬한 느낌이 들었다. 익숙하면서도 음산하고, 끈적하게 달라붙는 시선이었다. 찰나라도 더 그의 손을 잡고 있었다가는 당장이라도 끔찍한 일이 닥칠 것만 같았다. 소설아는 급히 손을 떼고는 마차 문틀을 잡았다."설아야, 무슨 일로 나와 둘째 형님을 따로 부른 것이냐?""들어가서 말해줄게."주루 안으로 들어섰지만,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그 불길한 느낌은 사라지기는커녕 점점 더 짙어졌다. 그녀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낯익은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방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소명남이 소설아를 보자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 "설아야, 왔느냐."소설아가 앞서 나가 예를 갖추었다. "둘째 오라버니, 안녕하셨어요."그때, 앞쪽 방 문이 열리며 소명천이 밖으로 나왔다. 이곳에서 마주칠 줄 몰랐던 소명천을 본 소설아가 담담하게 불렀다."둘째 도련님도 계셨군요."'둘째 도련님?' 소명천의 미간이 구겨지며 가슴 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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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소명천은 입을 크게 벌린 채 켁켁거리며 헛구역질을 했다."퉤! 퉤!"그는 연신 침을 뱉어내며 악을 썼다."소명풍! 이 비열한 자식! 감히 내 입에 개똥을 처넣어?!""죽여 버릴거야!"소명풍은 통쾌하다는 듯 웃으며 소명남을 바라봤다."둘째 형님, 정말 기막히게 던지셨네요!"하지만 소명남은 고개를 저었다."내가 던진 게 아니다."소명풍은 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둘째 형님도 아니라고요? 평소 입이 얼마나 더러웠으면, 하늘도 보다 못해 벌을 내렸나 보네요.""이놈이 감히!"분노가 폭발한 소명천은 품에서 단도를 뽑아 들었다.눈에는 살기가 번뜩였고, 그는 미친 사람처럼 소명풍을 향해 달려들었다."명풍아, 비켜라! 네가 상대할 수 있는 놈이 아니다!"소명남이 재빨리 앞으로 나서더니 단숨에 소명천의 손목을 걷어찼다.건장한 체격의 소명남은 오랫동안 표국에서 몸을 단련해 온 인물이었다. 일반인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몸놀림이 날렵했다.반면 소명천은 애초에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몇 차례 합을 주고받기도 전에 소명천은 소명남의 발길질에 밀려 방 안으로 나가떨어졌다.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소명천의 주변으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형님, 무슨 일이십니까?""도와드릴까요?"입안에 남아 있는 역겨운 냄새에 소명천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누구든 저놈들을 폐인으로 만들어라!"그가 이를 악물고 외쳤다."저 놈을 폐인으로 만드는 자에게 상을 두둑이 주마!"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사람들이 통로를 가득 메우며 길을 막아섰다."누가 소 형님을 괴롭히나 했더니 고작 표국 무사들이었군."한 사내가 비웃음을 흘렸다."형님, 걱정 마십시오. 저놈들이 무릎 꿇고 싹싹 빌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삼백안을 한 사내가 소설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음흉하게 웃었다."이 계집은 꽤 곱게 생겼군."그 말에 여기저기서 노골적인 시선이 소설아에게 쏟아졌다.소설아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소명천은 냉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마음대로 해라. 저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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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설아야, 보지 말거라! 얼른 눈을 감아!"소명풍 역시 겁에 질린 얼굴로 몸을 떨고 있었지만, 이를 악물고 소설아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는 그녀의 눈을 가려 주려 손을 뻗었다.그런데 손을 내미는 순간이었다. 등골을 타고 알 수 없는 서늘한 기운이 훑고 지나갔다. 마치 거대한 맹수에게 노려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심지어 소설아에게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위험한 기운은 더욱 짙어졌다.하지만 소명풍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섰다.어딘가에 살인마가 숨어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반드시 설아를 지켜야 했다.설령 자신이 다치는 한이 있더라도, 설아의 몸에 작은 상처 하나라도 나게 할 수는 없었다.소설아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소명풍의 손길을 피했다."셋째 오라버니, 난 괜찮아."전생에 그녀는 구황자 추영우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는 비상한 두뇌를 지닌 인물이자, 대하에서도 손꼽히는 암기의 대가라고 했다. 진무사에서 사용하는 정교한 형구들 역시 상당수가 그의 손에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있었다.오늘 직접 보니, 그 소문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평범해 보이는 쇠 상자 하나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람 목숨을 앗아 갔으니 말이다.다만 그 철 상자는 예전에 구황자가 흘리고 갔던 물건과는 조금 달라 보였다. 적어도 지금의 것은 훨씬 새것처럼 보였다.목을 베어 낸 솜씨가 너무도 빠르고 정확한 걸 보면, 날 또한 극도로 예리하게 갈아 놓은 모양이었다.삼백안 사내는 거의 즉사했다.고통은 그리 오래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아쉽다면 아쉬운 일이었다.적어도 혀부터 먼저 잘라 버렸어야 했는데 말이다.소설아는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루 복도 어디에도 사람 하나 몸을 숨길 만한 어두운 곳은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구황자가 분명 어딘가에 숨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것도 차갑고 번뜩이는 눈빛으로…이는 마치 누군가가 바로 뒤에서 싸늘한 입김을 불어넣는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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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포졸은 코를 틀어막은 채 짜증스럽게 말했다."입 좀 다물어라! 네 입에서 나는 냄새가 정말 지독하구나!"포졸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조금 전까지 그와 형님, 동생 하며 어울리던 사람들마저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며 코와 입을 가렸다.그제야 소명천은 자신의 입안에 개똥이 들어갔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너무 놀라고 당황한 나머지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다.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진 그는 입을 꾹 다문 채 황급히 뒷간으로 달려갔다. 그리곤 몇 번이고 입을 헹구며 냄새를 없애려 애썼다.하지만 포졸들은 소명천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죄를 물을 수 없었다. 한참 동안 사건의 경위를 캐물었지만 별다른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그들은 모두 풀려났다.아문을 나서자 소설아가 소명풍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셋째 오라버니, 앞으로는 그렇게 무모하게 나서지 마."조금 전 소명천이 단도를 들고 소명풍에게 달려들었을 때를 떠올리자 그녀의 심장이 다시 한번 철렁 내려앉았다.혹시라도 소명풍이 다칠까 봐 정말 두려웠던 것이다.하지만 소명풍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씩 웃었다."내 목숨 따위가 설아 네 정절에 비할 수 있겠느냐?"그는 가슴을 펴고 힘주어 말했다."감히 내 여동생을 모욕한다면, 난 목숨을 걸고서라도 끝까지 맞설 거란다!"비록 소명풍의 차림새는 수수했다. 거친 삼베옷을 걸친 모습은 화려한 옷차림의 소명천에 비하면 초라해 보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빛만큼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젊음 특유의 패기와 올곧은 기개가 선명하게 서려 있었다."내 여동생은 내가 지키마!"그가 단호하게 말했다."설아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여인인데, 어찌 그런 놈이 함부로 입에 올리도록 내버려 두겠느냐!"대하는 명예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나라였다. 오라비가 여동생의 정절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미덕으로 여겨졌고, 누이의 명예를 위해 목숨을 걸고 나서는 일은 훗날 벼슬길에 올랐을 때도 높게 평가받았다.소명풍의 말은 다소 철없고 과격했으며, 한편으로는 고집스럽게 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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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관아를 나온 소설아는 곧장 마차에 올라 낭야산으로 향했다. 그녀가 홀로 마차 안에 앉아 있는 동안, 소명풍과 소명남은 말을 타고 곁을 지키며 따라갔다.마차에 오르기 전까지도 소설아는 몇 번이나 구황자의 시선을 느꼈다.그 시선은 묵직하고도 강렬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사방의 공기를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이었다.하지만 지금은 대낮에다가 주변에는 사람들의 눈도 많았으니, 구황자가 모습을 드러낼 리 없었다.조금 아쉬웠다. 오늘 밤이 되면 그를 다시 볼 수 있을까.경성에서 낭야산까지는 마차로 꼬박 하루가 걸렸다. 산기슭에 도착한 뒤에도 다시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 했다. 하지만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정작 걱정스러운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귀의의 괴팍한 성정이었다.귀의는 예민하고 까다로운 데다 성격까지 음침했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비위를 거스르면 환자에게 곧장 독을 써 버리곤 했다.사람을 살리기는커녕 저승으로 보내 버리는 일도 적지 않았다.전생에 소설아는 거액의 진찰비를 내는 것은 물론, 깊은 산속에서 한 달 동안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며 약동(藥童: 약재 심부름하는 제자) 노릇까지 했다. 그렇게 하고 나서야 겨우 귀의를 하산시킬 수 있었다. 오직 소명천의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정작 소명천은 후작부 둘째 도련님이라는 신분만 믿고 귀의의 태도가 못마땅하다며 내내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 때문에 소설아는 두 사람 사이에서 줄곧 눈치를 보며 중재해야 했다.소명천이 귀의의 심기를 한 번 거스를 때마다 그 대가는 고스란히 소설아에게 돌아왔다. 귀의를 달래기 위해 그녀가 직접 독약을 맛봐야 했던 것이다. 한 번은 귀의가 무슨 독을 썼는지 온몸이 퉁퉁 부어오른 적도 있었다. 극심한 가려움에 시달리느라 일주일 내내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고 잠조차 편히 이루지 못했다.그렇게까지 희생했건만, 소명천에게서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들은 적은 없었다. 돌아온 것은 원망뿐이었다.민씨는 근본도 알 수 없는 사람을 집안에 들였다며 그녀를 향해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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