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마터면 그 칼에 묻은 핏자국과 살점이 얼굴에 닿을 뻔했다. 정말 그랬다면 한밤중에 일어나 세수를 해야 했을 테고, 괜한 소란까지 벌어졌을 것이다. 그러면 구황자 전하도 또다시 자취를 감춰 버렸겠지.다행이었다.추영우는 비수를 소설아의 베갯머리에 남겨 두었다. 그것이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인지, 아니면 다시는 손을 놓지 말라는 뜻인지는 알 수 없었다.어쨌든 소설아는 모처럼 깊은 잠을 잤다.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 손안은 텅 비어 있었고, 곁에는 이미 추영우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소설아가 손을 뻗어 옆자리를 만져 보니 침상에는 아직 온기가 남아 있었다. 떠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모양이었다.다만 이번에도 그는 흔적 하나를 남겨 두고 갔다.침상 판자에는 어젯밤 꽂아 두었던 칼이 그대로 박혀 있었고, 바닥에 나뒹굴던 머리 가죽은 사라진 대신 검붉은 핏자국만 남아 있었다. 밤중에 그녀의 얼굴 앞에 들이밀었던 비수 역시 어느새 회수해 간 뒤였다.이번에는 꽤 여유롭게 떠난 모양이었다.추영우는 힘이 워낙 세서 칼을 깊숙이 박아 두고 갔기에, 소설아는 한참 애를 써서야 그것을 뽑아낼 수 있었다.정리를 마친 뒤 그녀는 사람을 불러들였다.“바닥의 핏자국부터 치우고, 이 칼도 깨끗이 씻어 두어라.”단이는 바닥에 번진 핏자국을 보자마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아가씨, 이게 대체 무슨 일이에요? 설마 한밤중에 도둑이라도 들었던 건 아니지요?”소설아는 단이가 놀랄까 봐 태연하게 둘러댔다.“어젯밤 커다란 쥐 한 마리가 들어왔는데, 잡으려다 그만 죽여 버렸단다.”“창문도 그 쥐가 들이받아서 열린 거였나요?”단이는 오히려 더 겁에 질린 얼굴이 되었다.“아가씨, 그런 큰 쥐가 방에 들어왔는데 왜 저를 부르지 않으셨어요? 혹시 물린 데는 없으세요?”그녀는 다급히 말을 쏟아냈다.“어르신들 말씀으로는 쥐가 너무 오래 살면 요물이 된다던데요. 혹시 죽지 않았다가 나중에 복수라도 하면 어쩌시려고요. 쥐한테 물리면 엄청 아프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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