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인은 더 만류하고 싶었으나, 소설아의 단호한 눈빛을 마주하고는 깊이 고심한 끝에 결국 입을 다물고 말았다.“혜숙이가 떠날 때 내게 너를 잘 보살펴 달라고 그리 신신당부했거늘, 이 늙은이가 결국 네 할머니와의 약조를 어기게 생겼구나!”노부인은 옛 규방 시절의 벗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노부인, 저희 할머니께서도 노부인을 원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이는 제 스스로 내린 선택입니다. 노부인께서 저를 얼마나 아껴 주셨는지, 할머니께서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돌아가신 조모를 떠올리자 소설아의 눈가에도 이내 붉은 기운이 어렸다.조모가 살아 계실 적, 그녀는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비록 양어머니 민씨의 미움 속에 있었으나, 조모의 각별한 사랑이 있었기에 단것이 먹고 싶을 때면 할머니 품에 파고들어 마음껏 어리광을 부릴 수 있었다. 그러나 조모가 세상을 떠난 바로 그날 이후, 그녀는 억지로 어른이 되어야만 했다.“설아야, 너는 참으로 착한 아이다. 내가 태준이 그 녀석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해 이렇게 엇나가게 만들었으니, 모두 이 늙은이의 탓이다…”“노부인, 부디 눈물을 거두십시오. 제가 노부인을 울리면 저희 할머니께서도 분명 절 꾸짖으실 겁니다.”노부인은 결국 소설아를 끌어안고 한참 동안 흐느꼈고, 곁에 있던 하녀들과 어멈들이 앞다투어 다가와 위로를 건넸다. 한참 뒤에야 겨우 눈물이 그치자, 한 어멈이 대야에 물을 떠 와 노부인의 얼굴을 닦아 드린 뒤 다시 연지를 곱게 발라 주었다.소설아는 오늘 파혼을 위해 이곳에 온 것이었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티끌만 한 동요도 남아 있지 않았다. 노부인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설아야, 혹 마음에 둔 정인이라도 생긴 게냐?”소설아가 잠시 망설이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네.”노부인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어쩐지 이리도 단호하더라니… 대체 어느 집 사내가 그리 복이 넘쳐 우리 설아의 마음을 얻었단 말이냐.”노부인은 소설아가 자라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아 왔기에, 그녀가 얼마나 반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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