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단이가 문을 두드렸다.“큰 아가씨, 부인께서 급히 오시라 하셨습니다.”소설아가 미소 지었다.“바로 가마.”화청에는 연화 군주가 상석에 앉아 있었고, 민씨와 소명주가 양옆에, 명씨는 소명주 아래쪽 자리에 앉아 있었다.소설아가 문을 들어서자,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에게 쏟아졌다.마치 셋이 나란히 앉아 죄인을 심문하는 자리 같았다.“설아야, 널 이리 부른 건 다름이 아니라 명주의 혼수가 대체 어찌 된 영문인지 좀 묻기 위해서다.”연화 군주의 말투에는 자못 근엄한 기색이 서려 있었다.소명주는 눈에 띄게 울었던 흔적이 있었다. 눈가가 발갛게 부은 채로 연화 군주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언니, 혼수 문제는 저 조금도 언니를 원망하지 않아요. 이 혼사는 본래 언니 것이었는데, 마음에 응어리가 남는 것도 인지상정이지요. 제 혼수를 깎아서라도 언니 마음이 편해지신다면, 저야 조금 억울한 일을 당해도 괜찮아요.”연화 군주가 소명주의 손을 꼭 잡았다.“명주야, 참으로 착하기도 하지.”그러고는 소설아를 향해 한층 더 엄격해진 시선을 쏘아보냈다.“설아야, 혼사 건에 대해서는 나도 이미 들어서 알고 있다. 네가 한 번 약속을 했으면 마땅히 지켜야지.”연화 군주는 짐짓 사리에 밝고 공평한 척, 거드름을 피우며 말을 이었다.“내가 너희 자매간 사이가 틀어지는 걸 차마 두고 볼 수가 없어서 그런다.”이연주는 속으로 ‘저런 멍청이 같으니’라며 남몰래 혀를 찼다.민씨는 눈가에 번지는 웃음을 도무지 숨기지 못했다. 눈썹꼬리가 한껏 치켜올라간 것이, 영락없이 소인배가 뜻을 이룬 듯한 몰골이었다.소설아는 등을 곧게 펴고 옅게 미소 지었다.“군주 마마께 아룁니다. 명주의 혼수는 제가 계속 준비하고 있었사온데, 다만 동생의 혼인날이 너무 갑작스레 앞당겨지는 바람에 미처 손을 다 쓰지 못했습니다. 논밭과 장원은 이미 마련해 두었고, 함 안에 넣을 은자와 혼수용 가게는 아직 시일이 좀 더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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