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천은 분을 이기지 못한 채 그대로 기절해 버렸고, 하인들은 그를 의란거에서 들쳐 업고 나왔다.이 소식을 들은 민씨는 일부러 직접 그를 찾아왔다.“명천아, 그 계집애가 너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소명천은 침상에 누운 채 굴욕감으로 일그러진 얼굴로 말했다.“어머니, 소설아 그 천한 년이 은자를 써서 소명남 그놈에게 금오위 자리를 마련해 주었답니다.”‘은자’라는 두 글자에 민씨의 가슴이 욱신하게 아려 왔다.‘소설아, 그 천한 년이 또 은자를 밖으로 빼돌렸구나.’그뿐인가.부모에게 불효하고, 형제간의 우애도 모르며, 오라비를 공경하지 않고 어린 누이마저 아끼지 않는다. 저런 불효막심한 년은 전생에서처럼 하루빨리 지옥으로 떨어져야 마땅했다.“명천아, 걱정하지 말거라. 어미가 그년을 절대 편히 살게 두지 않을 테니.”안 대인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얻은 뒤, 민씨는 다시금 기세를 되찾고 있었다.소명천은 절망에 빠졌다.도대체 어찌하여 다시 태어난 이번 생에서는 모든 일이 전생과 다르게 흘러가는지, 그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전생의 소설아는 이렇지 않았다.그녀는 순종적이었고, 자신의 말을 잘 따랐다. 비록 잇속을 따지는 데 밝았고,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명주를 질투해 이것저것 간섭하기를 좋아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미워할 만큼은 아니었다.적어도 지금처럼 속을 알 수 없고, 소름 끼칠 만큼 가증스러운 여인은 아니었다.지금의 소설아는… 당장이라도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을 만큼 증오스러운 존재였다.민씨가 돌아간 뒤, 소명천은 소명주를 불렀다.“명주야, 혹시 소설아 그 천한 년도 회귀한 것이 아니냐?”소명주가 대답했다.“거의 틀림없는 것 같아요. 언니가 인정하지는 않지만, 가능성은 매우 높아요.”지금까지 벌어진 수많은 기이한 일들은 '회귀'라는 두 글자로 설명하면 모두 앞뒤가 맞아떨어졌다.“어쩐지… 우리가 매번 그년 앞에서 당하기만 하더라니. 그년도 회귀한 것이었어!”소명천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침상을 주먹으로 내리쳤다.소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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