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녕은 두 손으로 팔찌를 받쳐 올렸다.“두 분이 백년해로하시길 빌게요.”소명지는 팥 팔찌를 손에 받쳐 들고는 마치 보물이라도 얻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팔찌를 손목에 걸자마자 소명지의 낯빛이 순식간에 변했다.“안 망가져서 다행이지, 만약 팥알 하나라도 상했으면 널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왕선우는 오윤녕을 이끌고 돌아섰다.“윤녕아, 우리 그냥 가자꾸나. 더 이상 신경 쓰지 말고.”“어머니, 아가씨, 제가 두 분을 다 신경 쓰이게 해드렸네요.”오윤녕은 조용히 마음을 굳혔다.자신의 눈으로 직접 소명지가 주씨 집안에 시집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볼 생각이었다.시어머니의 각박함도, 두 형님들이 틈만 나면 계산부터 따지던 심보도, 주씨 집안 두 도련님의 매몰찬 태도도, 그리고 주모운의 박함도 직접 겪어보게 할 작정이었다.자신이 그동안 겪었던 그 쓰디쓴 고통을, 소명지도 똑같이 맛보게 하고 싶었다.*의란거로 돌아온 뒤, 소설아는 오윤녕을 나무라지 않고 오히려 다독여주었다.“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요. 소명지가 워낙 버릇없이 자라서 저한테도 그렇게 제멋대로 굴고 억지를 부린답니다.”오윤녕이 말했다.“아가씨, 제가 성급했어요. 혹시 아가씨한테 폐가 될까 걱정이에요.”소설아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자책할 필요 없어요. 마음속에 쌓인 감정은 풀어야 하는 거예요. 안에 담아만 두면 오히려 병이 나요. 이렇게 터뜨리는 게 오히려 나아요.”한창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하녀가 와서 알렸다.“아가씨, 둘째 아가씨가 설 아가씨를 모시고 후부에 돌아오셨습니다. 마님께서 아가씨더러 나와서 손님을 뵈라고 하셨습니다.”'생각보다 빨리 왔네.'“마님께 말씀드리거라. 옷 좀 갈아입고 곧 나가겠다고.”화청에서는 설현정이 차를 마시고 있었고, 민씨와 소명주, 소명지가 그녀를 둘러싼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아가씨, 오늘따라 유난히 눈부시십니다. 모란꽃도 아가씨의 발끝만큼도 따라가지 못하겠어요.”“오늘 입궁해서 용비 마마를 뵙고 나면 이제 화친왕 전하와의 혼인 날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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