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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Auteur: 청연
설현정이 찾아온다는 말을 들었어도, 소설아는 별로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가위를 들고 화초를 다듬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수희가 발을 걷고 들어왔다.

“아가씨, 셋째 아가씨와 윤녕 아가씨가 다투고 있어요.”

소설아는 하녀가 건넨 수건을 받아 손을 닦으며 물었다.

“무슨 일로?”

수희가 대답했다.

“셋째 아가씨 말로는 왕 부인과 윤녕 아가씨가 손버릇이 나빠서 자기 물건을 훔쳤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평소 그렇게 순하던 윤녕 아가씨가 이번에는 웬일인지 강하게 나오면서 셋째 아가씨와 언쟁까지 벌이고 있어요.”

“가서 보자.”

오윤녕과 왕선우는 의란거 서쪽 곁채에 머물고 있었다.

살림살이가 나아져 더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매일 몸종의 시중까지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오윤녕은 여전히 하루하루를 우울하게 보냈다.

입으로는 복수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렇게 쉽게 마음의 상처를 털어내고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 리 없었다.

왕선우는 온갖 방법으로 그녀를 위로하려 애썼고, 마침 정원의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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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596화

    설현정이 찾아온다는 말을 들었어도, 소설아는 별로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가위를 들고 화초를 다듬고 있었다.그때 갑자기 수희가 발을 걷고 들어왔다.“아가씨, 셋째 아가씨와 윤녕 아가씨가 다투고 있어요.”소설아는 하녀가 건넨 수건을 받아 손을 닦으며 물었다.“무슨 일로?”수희가 대답했다.“셋째 아가씨 말로는 왕 부인과 윤녕 아가씨가 손버릇이 나빠서 자기 물건을 훔쳤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평소 그렇게 순하던 윤녕 아가씨가 이번에는 웬일인지 강하게 나오면서 셋째 아가씨와 언쟁까지 벌이고 있어요.”“가서 보자.”오윤녕과 왕선우는 의란거 서쪽 곁채에 머물고 있었다.살림살이가 나아져 더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매일 몸종의 시중까지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오윤녕은 여전히 하루하루를 우울하게 보냈다.입으로는 복수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렇게 쉽게 마음의 상처를 털어내고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 리 없었다.왕선우는 온갖 방법으로 그녀를 위로하려 애썼고, 마침 정원의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함께 구경하러 가자고 했다.두 사람은 함부로 여기저기 돌아다닐 형편이 아니라서 그저 의란거 근처만 조심스레 거닐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소명지와 마주치고 만 것이다.“명지야, 대체 뭘 잃어버렸다는 게냐?”소설아가 다가왔을 때, 양측은 여전히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소명지가 발을 동동 구르며 다급하게 말했다.“제 팥 팔찌가 없어졌어요!”“팥 팔찌?”소명지는 살짝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주 도련님께서 주신 거란 말이에요. 방금 여기 잠깐 앉아 있었는데, 분명 여기서 떨어뜨린 것 같아요.”‘팥 팔찌’라는 말이 들리는 순간, 오윤녕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예전에 주모운 역시 그녀에게 팥 팔찌를 준 적이 있었다.소설아가 두 사람 사이로 다가섰다.“뭔가 했더니, 팥 팔찌 하나 가지고 그러는 거니? 그런 값싼 물건, 얼마 하지도 않을 텐데 오 아가씨가 그런 걸 훔쳐서 뭘 하겠다는 거니?”소명지는 나무에 핀 매화를 바라보며 애틋한 눈빛으로,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595화

    추영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냉랭한 얼굴에 못마땅한 기색을 드러냈다.“그 여자를 살려달라고?”그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얼핏 서운한 기색까지 내비쳤다.“그래도 명색이 내 정혼자이지 않느냐.”그는 소설아가 왜 저런 말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질투가 나지도 않는 것인지, 어찌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지 묻고 싶었다. 차라리 그 여자가 죽기를 바란다고 말해주기를 바랐다. 혹시 소설아가 아직도 자신을 그만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그는 그렇게나 오만하고 자존심 강한 성격이라, 그런 말들은 도저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다.추영우는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속으로만 성을 냈다.화가 나서 온몸이 서늘해질 지경이었다.그런데 소설아가 갑자기 그의 품으로 파고들더니 두 팔로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러고는 그의 품에 얼굴을 묻은 채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저는 전하를 저 혼자 독차지하고 싶어요.”추영우가 그녀를 곁눈질했다.“참으로 대담하구나.”방금 전까지 얼굴에 서려 있던 서운한 기색이 눈에 띄게 누그러졌다.서늘하던 추영우의 몸이 순식간에 따뜻해졌다.소설아는 웃음을 참으며 말을 이었다.“저는 설현정이 정말 싫어요. 하지만 설현정이 사라지고 나면, 폐하께서 전하께 다른 규수를 골라 또 정혼시키실 거예요. 차라리 설현정이 용비 마마와 한바탕 부딪히게 만드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추영우는 썩 내키지 않는 눈치였다.그의 생각에는 그래도 설현정을 아예 없애버리는 편이 훨씬 나았다.화친왕의 정혼자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 자체가 눈에 거슬렸다.특히 설현정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하지만 소설아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 설현정이 사라져도 황제는 또다시 그에게 새로운 정혼자를 내릴 터였다.설씨 가문이야 그나마 통제할 수 있는 상대였지만, 그때 가서 더 골치 아픈 상대가 걸려들까 두려웠다.용비는 어쨌든 그의 친어머니였으니, 추영우가 직접 손을 쓸 수는 없었다. 게다가 설현정은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594화

    소설아는 덥석 그의 손을 잡았다.손끝이 무척 차가워 소설아는 순간 흠칫 놀랐지만, 손을 놓기는커녕 오히려 그의 손가락 사이로 제 손가락을 끼워 깍지를 꼈다.“오늘따라 좀 특별하시네요.”방 한쪽 구석에는 작은 비단 등이 은은하게 빛을 밝히고 있었다. 따스한 주황빛이 방 안을 가득 채우며 추영우의 모습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평소 두 사람은 대부분 어둠 속에서 만나 달빛에 의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이처럼 환한 방 안에서 서로 마주 보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불빛 아래서 보니, 추영우는 오히려 어딘가 어색해 보였다.오늘은 그는 특별히 은은한 무늬가 들어간 다홍빛 비단 도포로 갈아입었고, 발에는 은실로 구름무늬를 수놓은 검은 장화를 신었다. 허리에는 소설아가 준 향낭까지 매달고 있었다.걸음을 옮길 때마다 옷자락이 가볍게 나부꼈고, 다홍빛 옷자락과 은은한 장식이 어우러져 평소보다 한층 눈에 띄었다.붉은 비단으로 머리를 묶은 탓에 뒷머리로 길게 늘어진 비단 끈이 움직일 때마다 살랑거렸다. 차갑고 날카로운 인상의 얼굴과 어우러지니 평소와는 사뭇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그런데도 추영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낮게 말했다.“딱히 신경 써서 꾸미지 않았다.”소설아는 고개를 숙인 채 손가락으로 입술을 가리고 살짝 웃었다.그는 여전히 속마음과는 정반대되는 말만 하고 있었다.“알겠어요. 전하는 원래 타고난 미모가 있으시니 뭘 입으셔도 잘 어울리시네요.”추영우는 품에서 작은 주머니 하나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서북에서 가져온 자잘한 물건들이다.”“감사합니다, 전하.”소설아는 한 손으로 주머니를 받아 들면서도 다른 한 손으로는 여전히 그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추영우가 입을 열었다.“열어보아라.”소설아가 잠시 망설이며 말했다.“열어보려면 전하 손을 놓아야 하는데요.”추영우의 서늘하던 얼굴에 갑자기 붉은 기운이 번졌다.“… 보고 나서 다시 잡거라.”소설아는 마지못해 그의 손을 놓았다.원래 차갑기만 하던 추영우의 손은 어느새 따뜻하게 데워져 있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593화

    화친왕부.서재 안에는 은은한 묵향이 감돌았고, 창가에는 난초 화분 하나가 조용히 놓여 있었다. 창밖에는 매화나무 한 그루가 활짝 꽃을 피우고 있었지만, 아무리 향기를 짙게 풍겨도 그 향은 방 안까지 조금도 스며들지 못했다.추영우는 금관 하나와 옥관 하나를 손에 들고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관사들은 그의 곁을 지키며 숨소리조차 죽인 채 긴장하고 있었다. 마치 그에게 무슨 중대한 일이라도 벌어진 듯한 모습이었다.그렇게 모두가 숨을 죽이고 있던 순간, 추영우가 얇은 입술을 살짝 열었다. 그리고 서늘하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어느 쪽을 쓰는 게… 더 잘 어울리겠느냐?”관사들은 그대로 말을 잃었다.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이었다.분위기를 어찌나 심각하게 잡던지, 관사들은 전하께서 후계 다툼에라도 뛰어드시려는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알고 보니, 그저 자신의 몸치장에 온 신경을 쏟고 계셨던 것이다!관사들 뒤로는 하녀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한쪽에서는 옷을 들고 있었고, 다른 이들은 장신구가 가득 담긴 쟁반을 받쳐 든 채 추영우가 무엇을 고를지 기다리고 있었다.그중 둥근 얼굴의 관사 하나가 웃으며 말했다.“전하께서는 워낙 풍채가 준수하시니, 어느 것을 쓰셔도 잘 어울리실 겁니다. 금관을 쓰시면 남다른 귀품이 드러나고, 옥관을 쓰시면 온화하면서도 문아한 분위기가 나지요. 혹 붉은 비단 끈으로만 머리를 묶고 다홍색 옷을 갖춰 입으신다면, 그것 또한 남다른 소년의 기개를 한껏 돋보이게 할 것입니다.”추영우가 그 관사를 한 번 쳐다보았다.“네가 이런 것도 볼 줄 아느냐?”둥근 얼굴의 관사가 웃으며 대답했다.“보잘것없는 소견일 뿐입니다. 전하께서 하나씩 직접 걸쳐 보시면서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드시는지 살펴보시면 될 듯합니다. 소인이 곁에서 봐드리겠습니다.”추영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이름이 무엇이냐? 오늘부터 내 시중을 들거라.”둥근 얼굴의 관사는 설마 자신이 갑자기 승진하게 될 줄은 몰랐다는 듯,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왕씨라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592화

    추영우가 말했다.“저는 명색이 화친왕인데, 그가 무슨 짓을 하든 마땅히 받아들여야지요. 게다가 제가 마음에 두고 있는 건 설 아가씨이지, 설연준 그자가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영우도 이제 다 컸구나. 제 나름대로 생각이 있는 게야.”용비는 손에 낀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눈빛을 가라앉혔다.“그 설 아가씨는 만나본 게냐?”“만나봤습니다.”추영우가 대답했다.“차분하고 대범한 데다 기품까지 있어, 태자빈 마마와 많이 닮았습니다.”“친자매이니 닮은 것이야 당연하지. 어미는 몰랐구나. 네가 태자빈 같은 여인을 좋아하는 줄은.”용비는 묘한 표정을 감춘 채 말을 돌려 다시 물었다.“얼마나 좋아하는 게냐?”추영우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어마마마를 좋아하는 마음 다음으로 좋아합니다.”용비가 차갑게 웃었다.“제법 많이 좋아하는 모양이구나.”그녀가 손을 들자, 옆에 있던 궁녀가 곧바로 푸른빛 찻잔을 받쳐 올렸다. 용비는 찻잔을 들어 살짝 한 모금 마셨다.무언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 그녀의 얼굴에 드리워졌던 근심이 말끔히 걷히고 목소리도 다시 밝아졌다.“폐하께서 혼처를 내려주신 지도 한참인데, 어미는 아직 설 아가씨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구나. 언제 날을 잡아 설 아가씨를 궁으로 들라 하거라. 어미가 직접 한번 봐야겠다.”추영우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용비는 그런 그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호호호” 웃었다.“영우야, 긴장할 것 없다. 그저 얼굴이나 한번 보려는 것뿐이니. 네 처가 될 사람을 어미가 응당 한 번은 봐야 하지 않겠느냐.”0굳이 날을 새로 잡을 것 없이, 그냥 내일로 하시지요.““황력을 가져오너라.”궁녀가 황력을 가져오자 용비는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겨보았다.내일은 무슨 일을 하기에도 좋지 않은 날이었다.용비는 내일 날짜가 적힌 종이를 쭉 찢어 손안에서 마구 구겨버리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말했다.“내일이 아주 좋은 날이로구나.”“그만 가보거라. 내일은 잊지 말고 일찍 오너라.”추영우가 유의전을 나서던 때였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591화

    이튿날 이른 조회에서 추영우는 여러 상소를 통해 탄핵을 당했다. 권세를 믿고 함부로 폭력을 휘둘렀다는 것부터 성정이 포악하고 방자하다는 내용까지, 온갖 비난이 쏟아졌다.심지어 어떤 대신은 그가 친왕의 녹봉을 받을 자격조차 없다며, 폐하께서 친왕의 작위를 박탈하셔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조회가 끝난 뒤, 황제가 추영우를 불러 물었다.“영우야, 평국공부와의 혼사가 마음에 들지 않느냐?”추영우가 대답했다.“아바마마, 저는 한 번도 불만을 품은 적이 없습니다.”황제가 다시 물었다.“그럼 어찌하여 설씨 가문의 세자를 그리 심하게 다치게 했느냐?”오늘 아침 일찍, 평국공이 잔뜩 화가 난 채 황제를 찾아와 하소연했던 것이다. 추영우가 설연준의 다리를 부러뜨렸다는 것이었다.평국공은 수염을 부들부들 떨며 두 눈을 부릅뜬 채, 황제에게 당장이라도 혼인을 물려 달라며 파혼을 청했다.황제는 몇 마디 말로 그를 달래며 간신히 돌려보냈다.추영우가 냉랭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저는 그자를 때리지 않았습니다. 그저 말타기 시합을 했을 뿐입니다. 분명 제가 이겼는데도 그자가 반칙을 써서 저를 앞질렀습니다. 그래서 그저 작은 교훈을 하나 가르쳐 주었을 뿐입니다.”황제는 설마 이유가 고작 그런 것일 줄은 몰랐다는 듯 어이없게 웃었다.“어쨌든 그자는 네 처남이 될 사람이 아니냐. 조금 봐주면 어디가 덧나느냐?”추영우가 고개를 숙인 채 태연하게 대답했다.“저는 봐주고 싶지 않았습니다.”황제는 그 말을 듣고 기가 막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을 지경이었다.“됐다. 이번 일은 그자가 먼저 잘못한 게지. 그럼 경수는 또 왜 건드린 게냐? 네가 궁궐 문 앞에서 경수와 실랑이를 벌이는 걸 본 사람이 있다더구나. 경수도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던데, 어제는 장공주까지 날 찾아와 하소연하더구나. 경수가 돌아가서 어찌나 화가 났는지 저녁밥도 먹지 않았다고 말이다.”추영우는 서경수가 그토록 화를 냈을 줄은 미처 몰랐다.그 말이 진짜인지 거짓인지도 알 수 없었다.서경수는 겉으로는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6화

    민씨는 소명주의 명예를 함부로 훼손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원태준과의 혼사는 소설아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약속했다.춘경원에서 나오자, 소명주가 소설아를 불러 세웠다."언니."소명주가 한 걸음 다가서며 탐색하는 눈빛으로 소설아를 바라보았다."언니, 태준 오라버니를 마음에 들어 하더니, 어찌 그리 쉽게 포기하시는 겁니까? 설마 화가 나서 하는 말은 아니겠지요?"그녀는 소설아 역시 회귀한 것이 아닐까 의심했다.지난 생에서 소설아는 이 혼담을 무척이나 중요하게 여겼었다. 원태준의 어머니가 소설아를 극도로 싫어함에도 소설아는 기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5화

    소명준은 왕 태의 댁에서 한 시진 넘게 기다렸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너희 하인들은 대체 어떻게 된 거냐? 감히 본 세자를 이렇게 홀대하다니!"어린 하녀가 깍듯하게 대꾸했다."세자 저하, 저희 주인님께서는 오늘 시간이 없으셔서 손님을 받지 않으십니다."소명준이 욕설을 내뱉었다."정말 예의라곤 없구나. 본 세자 앞에서 감히 '노비'라 자칭하지도 않고 예의를 밥 말아 먹었느냐!"하녀가 코웃음을 쳤다."공자님이 대체 누구신데요?"소명준은 모욕감을 느꼈다."나는 위원후부 세자 소명준이다!"하녀가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4화

    대청에서 나온 소설아는 거처를 새로 옮겼다.그 연놈이 더럽힌 곳에는 단 한 발자국도 들여놓고 싶지 않았다.이 후부도 이제는 더는 머물 곳이 못 되었다. 하지만 조정의 법도상 여인은 홀로 호적을 가질 수 없으니, 혼인도 하지 않은 몸으로 그녀가 갈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후부를 떠나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야 했다.소설아가 하녀들을 시켜 이삿짐을 옮기게 하고, 거처를 옮긴 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 소명주의 시녀가 찾아왔다. "큰 아가씨, 둘째 아가씨께서 노비를 보내 물어보라 하셨습니다. 아가씨께서 이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3화

    "소명주,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고나 있느냐?!"민씨는 염주를 쥔 손끝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힘을 주었고, 눈앞이 캄캄해지며 하마터면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했다.소명주는 민씨의 표정에 겁을 먹었다."어머니, 제 설명을 들어보십시오…"민씨는 무의식적으로 소설아를 붙잡으려 손을 뻗었으나 허공만을 휘저었다.미간을 살짝 찌푸린 민씨는 소설아가 오늘따라 왜 저러나 싶었다.'후부의 세자가 기녀를 아내로 맞겠다는데, 이토록 큰일 앞에서 소설아가 이토록 침착하다니?''가장 격렬하게 반대해야 할 사람은 바로 소설아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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