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의 법도에 따르면, 황제에게 하사받은 물건을 고의로 훼손한 자는 절도죄에 준하여 다스렸으며, 죄가 무거울 경우에는 중죄로 취급했다.실수로 훼손한 경우에는 죄를 한 등급 낮추어, 형벌 대신 벌금을 물리는 것으로 끝내기도 했다.예전에 어느 궁인이 하사받은 찻잔을 깨뜨렸다가 곤장 백 대를 맞은 일도 있었다.하물며 황제가 몸소 지니고 다니던 옥패를 망가뜨렸으니, 그 죄가 가벼울 리 없었다. 그에 따른 처벌 역시 훨씬 무거울 터였다.설현정은 순식간에 당황했다.방금 넘어졌을 때, 분명 옥패는 부딪히지 않았다는 것을 설현정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그 어린 궁녀가 넘어지는 순간 손을 뻗어 자신의 허리춤을 스쳐 간 것 같기도 했다.그 순간, 채빈과 추영우가 했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용비를 조심하라고 했던 경고였다.용비가 워낙 다정한 데다 겉으로 보기에도 자신을 해칠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기에, 설현정은 어느새 경계를 풀고 방심하고 있었던 것이다.정신을 차린 설현정은 어린 궁녀를 가리키며 다급하게 말했다.“네가, 네가 망가뜨린 게지? 이 옥패, 네가 내리쳐서 깨뜨린 게 아니더냐! 방 상궁, 이 아이 몸을 뒤져 보세요!”어린 궁녀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변했다.“분명 아가씨께서 술을 드신 탓에 제대로 서 계시지도 못하셨잖습니까. 넘어지시면서 하사받은 물건을 망가뜨리신 것 아닙니까? 어찌 그 죄를 소인에게 뒤집어씌우십니까?! 방 상궁 마마께서도 방금 아가씨께서 직접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똑똑히 들으셨잖습니까!”방금 전까지만 해도 벌벌 떨며 용서를 빌던 어린 궁녀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더니, 오히려 당당하게 따져 들었다.“뒤지시려거든 뒤지십시오.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면, 그때는 절대로 제게 죄를 뒤집어씌우지 마십시오!”설현정은 어린 궁녀가 이토록 뻔뻔하게 나올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순간 무슨 말로 받아쳐야 할지 몰라 말문이 막혔다.어린 궁녀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방 상궁 마마, 황제께서 하사하신 물건을 망가뜨린 것은 큰 죄입니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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