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자빈이 이토록 참을성이 없어 벌써 허점을 드러내다니… 감히 제 사람들을 처벌하려 들다니!“태자빈 마마, 신첩의 사람들을 모두 벌하시면 신첩은 누구의 시중을 받으란 말씀이십니까?”태자빈이 미소를 지었다.“용비 마마, 염려 마십시오. 내무부에는 사람이 넘쳐나니, 원하는 인원수 만큼 얼마든지 배정해드리겠습니다.”궁인이 소명지의 상처를 씻어 내자, 소명지는 통증에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용비를 두둔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태자빈 마마, 새로 온 이들은 용비 마마의 성정을 잘 모르니 필시 제대로 모시지 못할 것입니다. 게다가 요광전의 하인들은 당연히 용비 마마께서 벌하셔야 할 터인데, 태자빈 마마의 이러한 처사는 월권이 아니겠습니까?”태자빈은 이미 소명지의 횡설수설에 익숙해져 있었다.“용비 마마께서 다치지 않은 건 잘 알고 있습니다. 전 그저 용비 마마가 마음이 약해 차마 사람을 벌하지 못할까 염려했을 뿐입니다. 이 궁궐에서 악독한 하인이 주인을 능멸하는 일이 어디 한둘이겠습니까?”악독한 하인이 주인을 능멸하는 것은 총애를 받지 못하는 주인에게나 일어나는 일이었다. 용비처럼 총애를 받는 이를 감히 누가 업신여기겠는가?태자빈의 얕은 수작 따위는 용비의 안중에도 없었다.“걱정을 해 주시려거든 황후 마마께서 하셔야지요. 신첩은 태자빈 마마께 감사드릴 따름이니, 태자빈 마마와 설 아가씨는 이만 돌아가시지요. 저는 몸이 불편하여 두 분을 더는 대접하지 못하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내저으며 물러가라 손짓했다.설현정이 물러났다. “용비 마마, 물러가겠습니다.”태자빈과 설현정이 떠난 후, 태의가 도착했다.용비의 상처는 보기에는 흉측했지만 턱 아래에 집중되어 있어, 나중에 상처가 아물면 분을 살짝 발라 가릴 수 있을 정도였다.태의는 약을 처방하고 몇 가지 주의사항을 당부한 뒤 물러갔다.상처를 소독하고 지혈까지 마치자 용비도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녀는 서둘러 궁인들에게 고양이를 잡으라고 재촉하는 대신 소명지를 바라보았다.“명지야, 날 구해줘서 고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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