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작품은 ‘선녀강림도’였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거액을 들여 정상급 전문가 세 명을 따로 고용했고, 큰 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주제도 여러 가지 미리 준비해 두었다.금가루로 테두리 선을 정교하게 살렸고, 안료 역시 천연 광물과 식물성 재료에서 얻은 색을 사용했다. 화면만 봐도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확 느껴졌다.“아주 좋습니다. 기법도, 색도, 표현도 뛰어나네요.” 장준이 칭찬한 뒤 물었다. “고하늘 씨는 이번 주제인 ‘파괴와 재생’을 어떻게 해석하셨습니까?”하늘은 자신 있게 웃었다. “제가 사용한 안료는 모두 천연 광물과 식물에서 얻은 원료입니다. 식물을 직접 기르고 광석을 모으는 일부터 안료를 하나씩 만드는 과정까지 1년을 들였습니다.”“물론 대회 전에 개인 재료 사용을 미리 제작진에게 신청해서 허가도 받았습니다.”“제가 생각한 ‘파괴’는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는 광석과 식물이 잘게 부서져 원료가 되는 과정입니다.” “그렇게 흩어진 재료들이 한 폭의 그림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재생’으로 표현했습니다.”설명이 끝나자 심사위원들이 연이어 고개를 끄덕였다.“접근이 좋네요. 꽤 새롭습니다.”[와, 하늘 언니 진짜 대단하다.][집안도 좋고 예쁘기까지 한데 저걸 1년을 준비했다고? 끈기도 장난 아니네.][...]하늘은 이번 작품으로 9.6점을 받았다. 기쁜 표정을 숨긴 채 주예가 있는 구석을 슬쩍 바라봤다.놀랍게도 서라의 결과도 매우 좋았다. 서라는 2라운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정면 승부 대신 다른 길을 택했다. 검정, 흰색, 회색 세 가지 색만으로 나무 한 그루를 그렸다. 위쪽의 메마른 가지는 파괴를 뜻했고, 나무줄기보다 열 배 넘게 크게 펼쳐진 뿌리는 강한 생명력을 드러냈다. 세 가지 무채색을 끝까지 밀어붙여 황량한 슬픔과 살아 움직이는 생명감을 동시에 표현했다.서라도 9.4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이 정도의 결과를 얻었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다른 참가자들 중에도 눈에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