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성 본관은 새벽에도 불이 꺼지지 않았다.높은 유리 외벽 위로 아직 밤의 색이 남아 있었지만, 건물 안쪽은 이미 전쟁터였다. 정문 앞에는 기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보안팀은 입구마다 줄을 세웠다. 회장의 사고 영상, 강릉 기록실 폭로, 강도현의 이름, 그리고 한재욱의 가처분 보류.모든 것이 한꺼번에 터지고 있었다.도윤이 차를 지하 진입로 쪽으로 몰며 말했다.“본관 보안 권한이 둘로 갈라졌습니다. 회장님 라인과 Founder Line. 현재 지하 금고 쪽은 Founder Line이 우선권을 잡고 있습니다.”회장이 낮게 말했다.“형님이 먼저 들어갔군.”서아는 창밖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혈연 원장이라는 게 정확히 뭐예요.”회장은 잠시 대답하지 못했다.태준이 대신 물었다.“회장님.”회장은 힘겹게 숨을 내쉬었다.“태성 창업 초기부터 내려온 비공식 혈연 장부다. 인정된 피, 지워진 피, 방계로 흡수된 피, 외부로 밀어낸 피.”지연이 있었다면 또 미쳤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차 안에는 아무도 웃지 않았다.서아가 낮게 말했다.“그러니까 사람을 가족으로 본 게 아니라, 자산 목록처럼 적어둔 거네요.”회장은 고개를 숙였다.“그래.”서아는 손에 든 파일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Y-00. S-01. N-12. 그리고 Y-01.“강도현이 그 원장을 다시 쓰면 어떻게 돼요?”도윤이 화면을 확인하며 답했다.“법적으로 바로 효력이 생기진 않습니다. 하지만 태성 내부와 재단, 병원, 보호 라인에서는 원장 기준이 최상위 기록처럼 작동할 가능성이 큽니다.”태준이 낮게 덧붙였다.“서아의 폭로는 유출 자료가 되고, 강도현은 원본을 근거로 ‘조작’이라고 밀어붙일 수 있어.”서아가 물었다.“하윤이는?”차 안 공기가 조용해졌다.회장이 대답했다.“하윤의 이름을 원장에서 지우거나, 보호 계열로 묶을 수 있다.”서아의 눈빛이 완전히 차가워졌다.“그럼 빨리 가요.”차가 지하 주차장에 멈췄다.문이 열리자마자 차가운 공기가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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