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의 울음소리가 공항 활주로 위로 작게 번졌다.서아는 아이를 품에 안은 채 움직이지 못했다. 작고 따뜻한 몸, 손가락 끝에 닿는 작은 숨, 가슴에 닿는 심장 박동.살아 있었다.숫자가 아니라, 코드가 아니라, 기록상 생존 표시가 아니라.진짜로.하윤이 살아 있었다.태준이 낮게 말했다.“서아, 움직여야 해.”서아는 아이를 품에 더 끌어안았다.“알아.”말은 했지만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하윤은 서아 품 안에서 계속 울었다. 낯선 소리, 낯선 공기, 낯선 품이 불안한 듯했다. 그런데도 서아는 아이를 놓을 수 없었다.지연이 민서윤을 막아선 채 소리쳤다.“언니, 감동은 나중에 해. 지금 저 여자 눈빛 봐. 아직 안 끝났어.”민서윤은 정말 그대로 서 있었다.분명 흔들렸다. 하지만 무너지진 않았다.그녀는 서아의 품에 안긴 하윤을 바라보다가, 아주 낮게 말했다.“이름을 되찾았다고 끝난 줄 아나.”서아가 고개를 들었다.“끝났다고 한 적 없어.”민서윤의 입가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그래. 네가 제일 잘 알겠지. 이름이 생기면 더 위험해진다는 걸.”태준이 서아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그만해.”민서윤은 태준을 보며 말했다.“네가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이번엔 막아.”“이번엔?”민서윤이 차갑게 웃었다.“그 말 참 편하네, 강태준. 넌 늘 이번엔, 다음엔, 아직은, 그렇게 말하면서 시간을 벌었지.”태준의 얼굴이 굳었다.서아가 낮게 말했다.“태준.”태준은 돌아보지 않았다.서아가 다시 말했다.“지금은 싸우지 마.”그 말에 태준의 눈빛이 흔들렸다.예전 같으면 서아가 태준을 밀어냈을 것이다. 믿지 못한다며, 뒤로 물러서라 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서아의 품에는 하윤이 있었다. 그리고 하윤을 지키려면, 지금 이 순간 누구라도 쓸 수 있어야 했다.서아는 다시 민서윤을 봤다.“네가 뭘 하든.”짧은 숨.“하윤이는 다시 못 데려가.”민서윤이 낮게 말했다.“내가 데려가는 게 아니야.”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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