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R. 서명은 사람이 한 게 아니야.”민서윤의 목소리가 병실 안을 갈랐다.“민유라의 예전 음성 샘플로 만든 승인 키야.”순간, 아무도 말을 잇지 못했다.서아는 손에 쥔 녹음기를 천천히 내려다봤다.엄마의 목소리. 서아를 부르던 목소리. 태어나기도 전부터 자신에게 남겨졌던 첫 번째 사랑.태성은 그것마저 가져가, 승인 도구로 만들었다.태준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목소리로 보호자 승인 흉내를 냈다는 뜻이야?”민서윤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처음엔 단순한 신원 확인용이라고 들었어. 오래된 녹음 파일에서 음성 패턴을 추출해서, 보호자 동의가 필요한 내부 절차를 통과시키는 방식.”지연이 낮게 욕을 삼켰다.“미친 인간들.”민유라의 목소리가 전화 너머에서 들렸다.“내가… 내 손녀를 옮기는 데 쓰였다고?”민서윤은 눈물을 흘렸다.“유라야, 미안해.”“미안하다는 말로는 안 돼.”민유라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내 목소리가 내 딸을 부르지 못하게 막았고, 내 손녀를 옮기는 데 쓰였다는 거잖아.”그 말에 서아의 눈빛이 완전히 식었다.이름을 빼앗고, 목소리를 빼앗고, 그 목소리로 다시 아이를 빼앗았다.핏빛 유산은 피가 아니었다.빼앗는 방식의 상속이었다.도윤이 빠르게 화면을 넘겼다.“확인합니다. M.Y.R. 음성 승인 키는 세 번 사용됐습니다.”서아가 물었다.“하윤이 때 말고 또 있어요?”도윤의 얼굴이 굳었다.“첫 번째는 S-01 출생 후 모성 접촉 제한. 두 번째는 Y-00 사망 처리 이후 잔여 기록 봉인. 세 번째가 N-12 최종 보호자 이전.”민유라가 숨을 삼켰다.“내가 나를 지우는 데도 쓰였구나.”병실은 고요해졌다.자기 이름을 잃는 절차에, 자기 목소리가 찍혀 있었다.한재욱의 음성이 낮게 이어졌다.“이건 단순 위조가 아닙니다. 생체 인증 도용, 보호자 권한 조작, 미성년자 이동 승인 위조, 사망 처리 기록 조작까지 연결됩니다.”태준이 차갑게 말했다.“누가 만들었어.”민서윤은 눈을 감았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