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완벽한 안도감 속에 서로를 마주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화연사를 부드럽게 감싸 안던 천계의 장엄한 황금빛 여운이 마당 위를 고요하게 뒤흔들고 완전히 사라진 뒤, 지훈과 현빈은 여전히 부러진 팔과 머리의 피를 툴툴거리며 서로에게 몸을 의지했다.재민과 도훈 역시 서로의 어깨를 부축한 채, 이제 진짜 끝났다는 눈빛으로 화연사의 무너진 교문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그것은 지독한 난전 끝에 찾아온 눈물겹도록 따스한 평화의 시작처럼 보였다.정혁은 품에 안았던 소하를 조심스럽게 떼어내며, 그녀의 하얀 뺨에 묻은 피눈물 자국을 커다란 손으로 부드럽게 쓸어내렸다.평생 가문의 족쇄에 묶여 살아가던 가혹한 사냥개의 눈동자에는 더는 살기가 남아 있지 않았다.그저 평범한 사람으로서, 사랑하는 계집의 얼굴을 온전히 마주 보는 온기만이 가득할 뿐이었다.“가자...... 강소하..... 정형외과든 흥신소든..... 네가 가자는 곳으로.”정혁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소하가 안도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서로의 손가락을 단단히 맞잡은 채 식구들의 뒤를 따라 화연사 마당을 가로질러 걸어가려 몸을 돌렸다.무방비하기 짝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인간들의 뒷모습이었다.그렇기에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천계의 신성이 거두어지며 지극히 평범하고 둔한 일반인의 육신으로 돌아온 순간, 그 대가가 얼마나 잔혹한 파국을 부추기는지....화연사 대웅전 마당 구석, 시커먼 암흑 결계가 깨져나갔던 틈새의 그림자 속.옥황상제의 황금빛 광명이 채 닿지 못하고 지나쳐버린 지독한 어둠의 밑바닥에서 사멸당한 수장의 장검 파편을 손에 쥔 채 숨죽이고 있던 담이 기어 나왔다.전신에 치명상을 입어 피를 흘리고 있으면서도 담의 눈동자는 이성을 완전히 잃어버린 기괴한 광기와 악의로 번뜩이고 있었다.담은 거친 숨을 허파 깊숙이 밀어 넣으며 발소리를 완벽하게 지운 채 정혁의 등 뒤를 향해 무섭게 질주하기 시작했다.스으으으으--바람을 가르는 그림자의 움직임은 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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