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좌충우돌 꽃미남 흥신소: Chapter 1 - Chapter 10

58 Chapters

프롤로그

"아파요... 너무 아파...요...."그녀가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으며 눈을 떴을때, 가장 먼저 들린 것은 가냘픈 아이의 목소리였다.비현실적으로 하얀 천장조명에 시야가 번졌고 고막에는 날카로운 이명이 울려퍼졌다.이곳이 천국인지 지옥인지 분간조차 가지 않는 몽롱한 의식 속에서 소하 그녀는 자신의옷소매를 잡아당기는 서늘한 감촉에 고개를 돌렸다.일곱살쯤 되었을까? 창백하다 못해 푸르스름한 안색의 소년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너.. 누구니...?"소하의 물음에 대답 대신 돌아온 것은 섬뜩한 광경이었다.소년의 머리통 절반은 기괴하게 함몰되어 있었고, 그 틈으로 검붉은 피가 울컥울컥 쏟아지고 있었다.아이의 눈동자는 생기를 잃어버린채 탁한 유리구슬처럼 고정되어 있었다.비명조차 나오지 않는 공포에 질려 그녀는 굳어버린 찰나,옆 침대 너머에서 한 여자의 처절한 절규가 터져 나왔다."한성아...! 아가...우리아가...! 한성아 눈떠봐...!!"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무미건조하게 시계를 확인하며 사망선고를 내렸다."사망 시간은 20시 10분.. 영안실로 옮기세요"하얀 시트가 머리끝까지 덮인 작은 몸뚱이. 그 곁에서 짐승처럼 오열하는 여자.그리고 여전히 소하의 소매를 꽉 움켜쥔 채 죽어있는 자신의 육신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소년.현실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괴기스러운 장면에 그녀는 숨이 턱 하고 막혀왔다.그것은 삶과 죽음의 경계가 무너져 내린 순간이었다.***불과 몇 시간전만 해도 그녀의 삶은 평탄하다 못해 지루할 만큼 고요했다.열일곱살에 부모님을 한꺼번에 잃은 비극을 겪긴 했지만, 부모님이 남겨주신 막대한 유산과보험금은 그녀의 삶은 물질적인 풍요속에 가두었다.강남 모처에 반듯한 카페 두 곳은 운영하며 남 부러울것 없는 일상을 보냈지만, 그녀의 마음 한국석은 늘 원인을 알 수 없는 공허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제발 신이시어, 제 인생좀 버라이어티하게 만들어주세요! 네?!"강남 사거리를 달리며 그녀는 진담과 농담이 섞인 기도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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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보다는 귀신이 나을듯요(1)

"안보인다... 나는 안보인다... 난 까막눈이다..."소하는 주문처럼 혼잣말을 내뱉으며 선글라스를 고쳐썼다.사고 이후 처음으로 나선 강남 거리는 그야말로 귀신들의 정모 현장이었따.인구 밀도만큼이나 높은 귀신 밀도 덕분에 소하는 사방에서 튀어나오는 형체들을 피하느라쉴 새 없이 비명을 삼켰다가 질러야했다."으악!"오른쪽으로 피하면 목이 꺾인 귀신이, 왼쪽으로 틀면 눈알이 없는 귀신이 불쑥 고개를 들이 밀었다.소하가 흠칫거릴수록 귀신들은 그런 그녀가 흥미롭다는듯 그녀의 뒤를 졸졸 따르기 시작했다.그녀는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아무렇지 않은듯 최대한 강단있는 척 꼿꼿이 고개를 들고 걸음을 옮겼다.얼마나 걸었을까?식은땀으로 온몸이 젖어갈때쯤, 지도 앱이 가리키는 목적지에 도착했다."하아... 강소하.. 진정해"소하가 고개를 들어 건물 위를 올려다 보았다.화려한 강남 한복판에 이런 폐가 같은 건물이 남아 있다는게 기적처럼 보였다.낡고 허름한 외관에 불신이 솟구쳤지만, 지금 그녀에게 달리 선택지는 없었다.건물 입구로 들어서려던 찰나,소하와 똑같이 까만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입구에서 그녀를 가로막았따.그는 비스듬히 입구 벽에 기대 담배 연기를 깊게 빨아 들이다가 무심하게 툭 내뱉었다."너 뒤에 대체 그것들 몇마리냐?"소하는 순간 멍청하게 고개를 휘둘렀다.하지만 곧 남자의 시선이 제 뒤를 향하고 있다는것을 깨달았다."그것들이라면....""느낌상으론 한 다섯 여섯 되는것 같은데"남자의 말에 소하가 홱하고 뒤를 돌아보았따.그곳엔 아까부터 끈질기게 따라붙던 귀신 다섯이 정확히 서 있었다.소하의 얼굴이 순식간에 사색이 됐다."이게......보...보여요...? 보이는거에요 그쪽도?"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던 남자가 가볍게 몸을 돌려 소하를 바라보았따.그는 삐딱하게 고개를 든 채 마른 입술을 깨물더니 건조한 목소리로 대꾸했따."너구나? 귀신 보는 고객"***남자를 따라 올라간 2층 복도 끝에는 낡아빠진 철문 하나가 버티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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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보다는 귀신이 나을듯요(2)

차라리 귀신을 보는게 더 나을거라고 생각이 든 그녀였다.곰인형이 왠 건장한 남자로 변해버렸다.게다가 찹쌀떡 마냥 하얀 도훈은 정말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쟤 도깨비에요" 라고 말해 그녀는 지금이라도 당장 이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려고 몸을 일으켰다."제가 잘못 찾아온 것..같네요.."아무렇지 않은 척 도도하게 말했지만 사실 선글라스로 감춰진 그녀의 눈은 매우 떨리고 있었다.그런 그녀를 냉장고에 기대 음료수를 마시며 시쿤둥하게 쳐다보는 도깨비 현빈과나가려는 그녀의 팔목을 잡으며찹쌀떡같이 능글맞게 웃는 도훈이었다."아이고 왜이러십니까! 도깨비 그거 별거 아니에요아니 귀신도 보시면서 도깨비가 별건가요?""아니... 근데.. 어떻게... 그래도 ..그렇지..사람이...곰인형이...그러니까..저렇게 큰남자...곰인형이..."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져나올것 같은 그녀였지만 혹여나 울어버리면 이성적인판단이 흐려질까봐 겨우겨우 꾹꾹 울음을 눌러 참았다.그리고선 여전히 자신을 시쿤둥하게 바라보는 도깨비라는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쟤가 도깨비긴 해도 착해요 엄청~그 영안 닫히게 하고 싶다면서요 그냥 가셔도 되겠어요?""갈래요!"착해보이긴 커녕 무섭게 생긴 도깨비때문에 도훈에게 잡힌 손을 팍- 놓고 선성큼성큼 들어왔던 철문을 향해 걸어가는 그녀는 곧 신경질적으로 철문을 열고 선 쾅! 하고 문을 닫고 사무실에서 나가버렸다.그런 그녀가 나간 철문을 바라보다 도깨비 현빈은 이마를 긁적긁적이며그녀가 나간 철문쪽을 바라보며 여전히 미소를 띄우고 있는 도훈을 보며 말했다."저렇게 보낼꺼야?""기다려봐.5.4.3....""뭐하냐 병신아""2...1...땡""꺅!!!!!!!!!!!!!!!!!!!"도훈의 카운트다운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의 비명소리가 건물 곳곳 울려 퍼진다.그 비명에 도훈은 승리의 브이자를 들어올리고 현빈은 소름돋는다는 표정으로고개를 절레절레 지으며 도훈을 바라본다."안재민 나오라해 저것들 조져서 고객 감동 시켜야지" ***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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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들 여기 다모였네 (1)

"이 세상엔 과학적으로는 정말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죠가령 이렇게 건장한 청년이 사실은 도깨비라던가저렇게 멀쩡하게 생겼어도 냉혈한의 퇴마사라던가그리고 저처럼 이렇게 잘생겼지만, 알고 보면 신기가 가득 넘친다거나고객님처럼 갑자기 영안이 트여서 영들이 보인다거나 뭐 기타 등등 너무 많습니다~"눈물 콧물 쏙 빼고 나서 다시 흥신소 소파에 앉아있는 그녀에게 마치 보험 상품 설명하듯 쉴 새 없이 속사포 래퍼처럼 그녀에게 이야기하는 도훈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반짝였다.사실 들어올 적부터 상당히 고가의 가방과 옷들로 치장한 그녀를 보고서 최고의 호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훈은 아주 작정하고 그녀를 놓치지 않기로 결심했다."뭐 평소에 가위도 안 눌리고 한 번도 영혼을 본 적도 없는데사고 이후 갑자기 영안이 트였다는 거죠?""네..이거 어떻게 다시 안 보이게 할 수 있어요?""그으럼요~ 저희는 무한 고객 감동 고객 만족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꽃미남 흥신소니까 걱정일랑 마십시요~"그녀에게 한껏 고객용 미소를 짓는 도훈을 멀찍이서 아니꼽게 지켜보던 재민은아까 전 복도에서 울며불며 자기 뒤의 귀신을 가리키던 그녀가 생각나 눈썹을 찡긋거렸고 그걸 보던 현빈은 입을 삐~쭉 내밀며 재민의 옆에 털썩 앉았다."또 뭔 생각하시나 퇴마사~?""야 곰도깨비 저리로 꺼져, 옆에 있는 거 싫으니까“재민의 무심한 말에 현빈은 소파에서 방방 뛰며 말했다."아오!! 나 귀신 아니라고 나 도깨비라고 너 몇 번을 얘기해야 알아 처먹을래?귀신하고 도깨비랑은 다르다고!""귀신이나 도깨비나...“억울한 듯 소리치는 현빈을 관심 없다는 듯이 흘겨보던 재민은 잠시 턱을 괴고서다시 제대로 된 호갱이의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를 쳐다보았다.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아까 전 일을 생각하는데 엄청난 의문이 새록새록 머릿속에 피어오른다."이도훈도 놓친 걸 그렇게 단번에 정확히 볼 리가 없는데정말 이도훈... 미스였나?"골똘하게 생각하는 재민의 옆에서 입을 삐쭉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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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들 여기 다모였네 (2)

"웬일로 박지훈이 쓸데없는 능력 남발?"비꼬는듯한 재민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지훈은 지그시 감았던 눈을 뜬 후 소하를 빤히 바라보며 여전히 무표정인 채로 피곤한지 목을 두어 번 양옆으로 돌리며 말한다."사기당했네 이거 새거 아니야""네?"지훈의 뜬금없는 말에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싶어 소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를 보는데 자신 말을 증명하려는 듯 지훈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그거 핸드폰 좀 이상하지 않나? 자주 꺼지고 고장 나고?그거 다른 사람이 쓰던 거 교환 가져온 거 디스플레이 해놨다가 그 쪽한테 팔았네""네????????? 설마요 그가 잘 아는 가게에서 산 건데..""그리고..............."소하의 말은 귓등으로 듣지 않고 다시 눈을 감는 지훈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더니 감은 눈을 찡긋거리다가 눈을 확 뜨고 선 그녀를 다시 바라본다.그 눈빛에 그녀는 혹시 이 남자가 핸드폰으로 내 흑역사를 다 보는건 아니겠지란 생각에이젠 조금 무서워지기까지 했다."잠깐만 뭐지?""왜? 뭐가 이상해?"도훈의 물음에 자기 어깨에 둘린 도훈의 팔을 뿌리치고선 상체를 소하의 앞으로 훅 다가선 지훈,그는 말릴새도 없이 자신의 팔을 뻗어 그녀의 팔을 붙잡았고 덕분에 그녀는 깜짝 놀라 토끼 눈이 되었고그리고 왜 인지 사무실 안에 있는 나머지 남자의 눈도 땡그래졌다."박지훈 뭐야 갑자기 왜 그래?“지훈의 옆에 서 있던 도훈이 궁금한 듯이 묻자 소파에 앉아있던 재민이 몸을 끙차 일으키며 고개를 절레절레 지었다."오늘 왜 저러냐 박지훈 쓸데없는 능력 남발에 이젠 사람까지..""나한테 커피 타오라고 할 때부터 이상했다니까"현빈의 말에도 아무 대답 없는 지훈이 이상했는지 매서운 눈이 더욱 매서워진 정혁이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러는데?"나머지 남자들의 물음에도 아무 말 하지 않는 그 남자 박지훈은 그저 떨리는 그녀의 팔목을 세게 휘감은 채 한참이나 소하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곧 피식하고 웃는 지훈이다.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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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같은 도깨비 같으니라고(1)

"아니 귀신 안보이게 해달라니까 갑자기 무슨소리에요?"소하가 눈에 힘을 주며 쏘아붙였다. 하지만 앞에 앉은 남자들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오히려 도훈은 소하의 반응이 즐겁다는듯 여유로운 미소를 띠며 쇼파 깊숙히 몸을 묻었다."헛소리라니. 이건 엄연한 제안이야. 그쪽처럼 귀하게 열린 영안을 아무런 대가없이 그냥 썩히는건 이 업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도훈의 말에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던 재민이 귀찮다는 듯 한마디 거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서늘해서 마치 얼음 조각이 살갖에 닿는 기분이었다."귀신, 그거 생각보다 별거 아니야. 익숙해지면 옆집 이웃이랑 다를게 없을걸" "와..! 별거 아니라고요? 난 지금 무서워 죽겠다구요!"소하가 기가 막혀 헛웃음을 터트렸다. 별거 아니라고? 방금전까지만 해도 강남 대로판에서 머리통이 함몰된 아이와 눈알이 없는 노인에게 쫓겨 온 사람앞에서 이게 할 소린가? 소하의 심장은 여전히 진동 모드인 휴대폰처럼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뭐야? 삐삐 우리랑 같이 일하는거야? 난 찬성! 완전 찬성!"그때, 소하의 옆에 있던 거구의 사내 현빈이 강아지처럼 방방 뛰며 환호했다. 소하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곰 인형에서 갑자기 남자로 변한 이 황당한 생명체는 천진난만하게 웃고있었지만 소하의 눈에는 그저 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해괴한 존재일 뿐이었다.소하의 눈에서 번뜩이는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범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한 현빈이 잽싸게 입을 다물며 소하의 눈치를 살폈다. 현빈을 노려보던 소하가 다시 앞에 앉은 두 남자를 향해 선언했다."헛소리는 그만 하시죠? 전 심장이 약해서 더는 귀신 못보고 산다구요! 당장 해결책을 내놓으라구요!" "그럼 그냥 평생 그렇게 살든가. 우리는 아쉬울 거 없으니까"재민의 차가운 콧방귀에 소하의 인내심에 툭 끊어졌다. 부모님이 남겨주신 유산이 얼마인데, 고작 이런 허름한 흥신소에서 월급이나 받으며 귀신 뒤꽁무니를 쫓으란 말인가.그때 장난기 가득하던 도훈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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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같은 도깨비 같으니라고(2)

꽃미남 흥신소에서 거의 훔치다시피 가져온 노란 부적의 효능은 실로 대단했다.사무실을 나설 때만 해도 소하의 눈앞엔 여전히 기괴한 형체들이 일렁였다. 하지만 마치 투명한 방어막이라도 쳐진듯 그들은 소하의 전방 3미터 안으로는 발을 들이지 못했다. 다가오던 귀신들이 흠칫 놀라 물러나는 모습에 소하는 묘한 승리감마저 느꼈다."그래 이정도면 살만해. 그 해괴망측한 놈들한테 내 인생을 맡길순 없지"소하는 흥신소 건물을 향해 예의상 가벼운 목례는 한뒤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영안을 닫아줄 곳을 찾을때까지만 잠시만 이 부적을 빌리기로 마음먹은 채 말이다. 부적의 효능이 48시간 단 이틀뿐이라는 시한폭탄같은 사실은 꿈에도 모른채...그로부터 하루 뒤. 소하는 말 그대로 파김치가 되기 일보 직전이었다.부적의 유효 기간을 알리 없는 그녀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생전 근처에도 안가던 교회를 찾아가 목사님에게 기도도 받아보고. 영화 '검은사제들'의 장면을 떠올리며 성당 신부님ㅇ르 붙잡고 매달리기도 했다. 그것도 모잘라 용하다는 무당집을 찾아가 굿판을 벌이며 단숨에 천만원을 날렸다.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기도를 할때도 징을 올리며 굿을 할 때도 그녀의 전방 3미터 밖에서 자기를 구경하는 귀신들은 사라지지 않앗다. 오히려 '저 인간 지금 뭐하냐'는 듯 비웃는 눈초리만 늘어갈 뿐이었다.슬슬 정신적인 한계에 부딪힐 무렵. 소하는 친구로부터 아주 용한 스님이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친구가 알려준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에 도착해 있었다."으으... 추워..."산 중턱에 위치해 있다는 절이라 마을 초입에 차를 주차하고 바깥으로 나오자 뼛속까지 시린 냉기가 엄습했다. 가뜩이나 을씨년 스러운 시걸 풍경에 오한이 일어 소하는 제 팔을 꽉 감싸쥐었다. 마을은 기이할 정도로 휑했다. 사람의 기척은 커녕 바람소리조차 죽어있는 동네에서 소하의 시선을 사로잡은건 마을 입구의 거대한 노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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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같은 도깨비 같으니라고(3)

얼마나 배가 고팠던건지 벌써 밥 세공기째 비워내는 현빈을 보며 소하는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흥신소에서 이 덩치 큰 사내를 굶기기라도 하는걸까?소하는 밥 한 수저를 입에 넣으려다 말고 복스럽게(아니 거의 무식하게) 밥을 먹어 치우고 있는 현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어이 도깨비씨. 밥만 먹지 말고 아까 말한 부적 이야기좀 해봐요. 중대한 이야기라면서요"현빈은 볼때기가 터져라 밥을 쑤셔 넣으며 웅얼거렸다."밥 먹을때는 개도 안건들인다고 했거든? 내가 도깨비라고 해서 예외라 생각하지마""근데 설마 흥신소에서 굶겨요? 뭐 이렇게 전투적으로 먹는거야...""아니! 나 원래 이것보다 더 많이 먹는데. 오늘은 삐삐 생각해서 조금만 먹으려고"소하가 한숨을 쉬며 젓가락을 내려놓다가 저번부터 자신을 '삐삐'라고 부르는 것이 문득 궁금해졌다."근데 저번부터 나한테 삐삐라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뜻이에요? 뭐 말괄량이 삐삐 이런건가?"그 말에 현빈이 숟가락질을 멈추고선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묘한 웃음소리에 소하는 기분이 급격히 껄쩍지근해졌다.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아니 저번에 나 인형이었을때 니가 나 꽉 안아줬잖아. 그때 그 느낌이...아마도...비..커...ㅂ..""야이씨 변태 도깨비야!!!!!!!!!!"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하는 들고 있던 숟가락을 현빈의 머리를 향해 힘껏 휘둘렀다."으아아악!! 잘못했어!! 미안!! 으악!! 아파!!""죽어봐라 이 변태 도깨비!!! 어디서 그런 소리를 지껄여!!"무차별적인 숟가락 폭행에 식당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한참을 숟가락으로 두들겨 맞은 현빈은 결국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 쥐고선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덩치는 산만한 놈이 애처럼 우는 꼴을 보니 소하는 오히려 자기가 당황스러워졌다."이렇게 힘센 인간 여자는 처음이야...흐어어엉...""아니...아니 왜 울어요! 아 진짜 미치겠네""흐어어엉...무서워..삐삐 무서워...""뚝! 도깨비씨 뚝! 이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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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님 존나 쎈캐시네요(1)

현빈의 눈에 귀신이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제 팔을 붙잡고 있는 소하의 손등 위로 불거진 핏줄과 이가 맞부딪힐 정도로 격렬한 그녀의 떨림을 보니 상황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니라는 것쯤은 본능적으로 알수 있었다."이거..장난 아니네...."현빈이 다급히 휴대폰을 들어올린 그 순간이었다.쿵, 쿵, 쿵-!거대한 망치로 차체를 두드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차가 좌우로 격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으악!! 엄마야!!!!!!"소하의 찢어지는 비명에 놀란 현빈도 엉겹결에 손잡이를 꽉 움켜쥐었다."뭐야 차가 왜이래! 왜 흔들려!!!"본래 영혼이란 이승의 물건에 간섭할 히미 미미한 법이다.헌데 지금 차는 마치 거인이 장난감을 흔들듯 무섭게 들썩이고 있었다. 이건 필시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증거였다. 현빈은 다급하게 핸드폰에서 재민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수화기 너머에선 낭랑한 안내원의 목소리만 흘러 나올 뿐이었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수 없사오니.... ]"아 하여튼 안재 이새끼 도움이 안돼!!!"현빈이 험한말을 내뱉으며 표정을 구겼고 욕이라도 한번 더 할까 싶었지만 옆에서 사색이 되어 비명을 지르는 소하를 보니 투덜 댈 여유조차 없었다.그는 차가 뒤집힐 듯 흔들리는 와중에도 별표 버튼까지 꾹 눌러 음성 메세지를 남겼다."야 안재민! 빨리 튀어나와! 건물 앞 결계 풀렸어! 차 박살나기 일보 직전이라고!"녹음을 마치자 마자 차가 45도 각도로 기울어졌다.그 반동으로 현빈은 중심을 잃고 휴대폰을 바닥에 놓쳐 버렸다. 머리끝까지 차오른 공포에 소하가 현빈을 향해 빽하고 소리를 질렀다."이게 다 당신을 때문이잖아!!! 이 사기꾼들아!!! 어떻게 좀 해보라고요!!""아니 난 보이지도 않는데 뭘 어떻게 하라구!!""아니 도깨비가 왜 귀신을 못봐! 이 허당 도깨비야!!!!"두 사람이 차 안에서 티격태격하며 놀이기구 타듯 몸을 가누지 못할때 쯤, 현빈은 결단을 내린 듯 차 문을 박차고 밖으로 튀어나갔다.하지만 밖으로 나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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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님 존나 쎈캐시네요(2)

어쩌다 다시 이 낡고 기묘한 흥신소 사무실 소파에 앉게 된 건지, 소하는 스스로도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하지만 좌중을 압도하는 ‘사자’라는 여자의 서늘한 눈빛 앞에서 소하가 할 수 있는 건그저 얌전히 꼬리를 내리는 것뿐이었다.소파 한쪽에 처박히듯 앉아 있는 소하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맞은편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자신을 훑어보는 사자의 시선이 닿을 때마다 온몸의 털이 바짝 곤두섰다."그러니까, 사고 이후로 갑자기 영안이 트인 여자다?"사자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어, 뭐. 사자도 보면 알겠지만 저 눈 좀 봐. 보통이 아니야. 영력이 아주 펄펄 넘친다고."도훈의 설명에 사자는 소하의 눈을 더욱 집요하게 빤히 쳐다보았다.소하는 숨조차 쉬기 힘든 압박감에 눈을 질끈 감고 싶었지만 왠지 그래선 안 될 것 같은 위압감에 억지로 시선을 버텼다."그러네. 옛날 안재민 눈보다 더 흥미롭긴 하네""내 얘긴 좀 빼지?"벽에 기대어 서 있던 재민이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무표정하던 사자의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갔다."예민하게 굴긴. 다 옛날일인데 왜 그렇게 아직도 꼬리를 바짝 세우나 몰라?"사자의 비꼬는 말투에 기분이 상했는지, 재민은 대답 대신 냉장고 쪽으로 거칠게 걸음을 옮겼다.사자는 승리자의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한 모금 ‘후룹’ 들이켰다.그때, 무거운 철문이 열리며 꼬리를 내린 대형견 모드의 현빈과 흥신소 사장 정혁이 들어왔다.정혁은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사자를 보더니 관자놀이를 매만지며 한숨을 내쉬었다.또 골치 아픈 일을 들고 왔으리라는 예감이 적중한 모양이었다. 정혁이 소하의 바로 옆자리에 앉자, 소하는 그야말로 사방이 막힌 느낌이었다.앞에는 무서운 사자, 옆에는 매서운 눈매의 정혁, 그리고 뒤에선 도깨비 현빈이 괜찮냐며 속삭이고 있었다. 그야말로 기가 통째로 빨려 나가는 기분이었다."웬일이야, 여기까지?"정혁의 낮은 물음에 사자가 잔을 내려놓았다."뭐, 별건 아닌데. 자, 다 모였으니까 본론으로 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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