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이 된 하연의 방.옷가지, 이불, 베개들로 이루어진 자그마한 폭풍.그 어지러운 폭풍 한가운데에서, 나른한 향기 폴폴 풍겨대는 것들 사이에 자리잡고 앉아 팔짱을 낀 채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는 하연."내가.. 남는 베갯잇을 어디다가 뒀더라.."무릎으로 기어다니며 다시 한 번,방 안 구석구석 서랍 하나까지 뒤져보는 하연."이씨.. 베갯잇에 다리라도 달린거야, 뭐야.야, 이 정도면 눈치껏 나와라, 내가 작정하고 찾아야겠니? 넌 나한테 들키면 죽어, 그니까 빨리 순순히 자수하도록."베겟잇 세탁할 때가 되서 세탁기에 던져놓고,하얀 속베개에, 그 전에 미리 세탁해놓은 새 베갯잇을 씌우려고 하는데 그게 보이지 않았다.하연은 난장판이 된 방 한가운데에서 골똘히 생각에 집중하는데,"..방 안에 없나? 세탁기에 있나? 언니가 나 몰래 세탁기 돌렸나? 내 베갯잇만? 나 골탕먹이려고?!..그건 아니겠지. 그럼 어디있는거야 대체.."고개를 갸웃거리며 어질러진 방 안을 다시 정리하는 하연.팽개친 옷들을 다시 개고, 이불을 집어넣고, 베개들을 깔끔하게 털고 방 안을 정돈한다.태풍 속 같던 방 안이 다시 한 번 평화로운 밀밭처럼 깔끔히 잠잠해졌다."그래,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 나한테도 필살기가 있다는 말씀.."하연의 필살기란 바로.."언니! 내꺼 베갯잇 못봤어요?"거실에서 들려오는 지원의 목소리."음.. 글쎄?아, 그거 저번에 빨래 갤 때 너껀 너가 정리한다고 방에 가져가지 않았어?""맞아요! 근데 방에 없어요!""내가 찾으면 너 큰일난다, 아주.""히잉."시무룩한 얼굴로 자기 방에서 나와 지원의 옆, 거실 소파에 털썩 쓰러지는 하연."빨래 갤 때던, 빨래 갠 거 가져갈 때던, 늘 두던 자리에 두라고 했지.""언니는 모르는 저만의 기분 전환 인테리어 방식이라구요.""그걸 다른 말로 하면 아무데나 쑤셔박는다고 하지, 아마?"뾰루퉁, 입술을 내밀며 쳇, 하는 하연."베개 빌려줘?""...""베개 없이 자면 불
Huling Na-update : 2026-04-08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