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마친 후, 지원과 하연은 외투를 챙겨 입고 밖으로 나섰다.거리에는 설렁한 공기와 비어 있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었지만, 곳곳에 새해 인사를 적어둔 포스터들이 붙어 있었다.편의점 앞, 포장마차에서 따끈한 호빵 두 개를 사서, 둘은 공원 벤치에 앉았다.입을 크게 앙, 벌리는 하연.호빵의 김이 하연의 뺨을 타고 올라가, 하얗게 피어올랐다.지원이 웃으며 말했다.“그렇게 바로 뜨겁게 먹다간 입 데인다.”“괜찮아. 언니가 있잖아.”“내가 무슨 데인 입천장 대변인이라도 돼?”“그런 건 아니고, 언니는.. 약간, 식혀주는 사람?”"..그게 뭐야.""안알려줌."지원은 그 말에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호빵 속 팥소의 달콤한 향이 코끝을 스치는 사이, 마음속 어딘가가 조용히 풀어지는 기분을 느꼈다.*분식집 앞에서 하연이 걸음을 멈췄다.눈치빠른 지원.“떡볶이 먹고 갈래?”“지금도 배부른데..근데, 언니랑 여기서 떡볶이 먹는 거, 작년 새해 소원이었어.”지원은 잠시 말없이 하연을 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문을 열었다.“그럼, 올해 첫 소원부터 이뤄야지.”허름한 테이블, 김 서린 창문.창밖의 희끄무레한 겨울빛이, 떡볶이 양념의 선명한 붉음을 더욱 도드라지게 했다.떡볶이를 한입 먹자, 입안 가득 달고 매운 맛이 퍼졌고, 하연의 뺨이 그 열기에 발그레해졌다.*집으로 돌아오는 길, 하연이 갑자기 멈춰 섰다.“언니, 우리 싸워본 적 있나?”“응. 있지. 사소하게.”“그럼, 올해는 더 크게 싸워도 돼?”“갑자기 왜?”“그냥.. 싸워도 다시 좋아질 자신이 생겨서.”지원은 잠시 눈을 깜박이다가, 하연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그래. 싸우자. 대신, 꼭 화해하자.”“약속.”손가락을 걸고 약속하는 둘이다.*점심 때부터 다시 침대로 복귀해 늘어지게 낮잠을 자는 둘.저녁엔 둘이 함께 요리를 했다.칼이 도마에 부딪히는 소리, 프라이팬에서 기름이 톡톡 튀는 소리, 양념 냄새가 부엌을 가득 채웠다.서로 손이 부딪힐 때마다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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