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지원과 하연은 동네 작은 꽃가게에 들렀다.가게 안은 습기가 가득했고, 초록 잎에서 나는 흙 냄새와 촉촉한 물비린내가 섞여 있었다. 천장에는 작은 전구들이 달려 있어 잎마다 빛을 머금고 있었다.하연은 한눈에 마음에 드는 화분을 발견했다. 잎이 길쭉하고 통통한 산세베리아였다. 그녀는 허리를 숙여 조심스레 잎을 만졌다.“얘는 숨이 참 고요해 보인다.”지원도 곁에 서서 고개를 끄덕였다.“이 친구는 네가 말한 대로 집 공기를 맑게 해줄 것 같아.”"이름은 뭘로 짓지?"“몽실이가 있으니까.. 얘는 통통이?”“그건 너무 강아지 이름 같잖아.”“그럼.. 봄비?”“너무 감성적이다. 완전 인스타감성.”이름 논쟁은 끝이 없었다. 결국 가게 주인이 재촉하듯 웃으며 계산서를 내밀자, 둘은 그냥 나중에 정하자며 계산을 마친 후 품에 하나씩 화분을 안고 나왔다.저녁 무렵, 집에 돌아와 새 화분을 창가에 나란히 두었다. 몽실이 옆, 그리고 침실 창가 한쪽.밤이 되어 불을 끄고, 지원은 침대에 눕기 전 잠시 창가를 바라봤다. 고무나무 몽실이, 그리고 이제 막 가족이 된 산세베리아 두 그루. 그 작은 생명체들이 어둠 속에서도 고요히 숨 쉬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그 소리가 평온하게 들려온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연은 이미 지원의 손을 꼭, 붙잡고 잠에 빠져있었고, 지원은 그런 하연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으으.."살짝 구겨진 미간이 귀여워 지원은 속으로 킥킥, 웃었다.그러다, 지원은 속으로 생각했다.사랑은 거창한 약속보다 이런 반복 속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하고.같이 화분을 고르고, 같은 밥상을 차리고, 같은 시간에 잠들고, 같은 아침에 눈을 뜨는 일. 그 모든 ‘같이’가 쌓여 결국 하나의 계절이 되는 것 같았다.*며칠 뒤, 지원은 거실을 둘러보다가 무심코 물었다.“이름 정했어?”하연은 책상에 엎드려 과제를 하다 고개를 들었다.“아직. 언니는?”지원은 창가에 놓인 두 화분을 번갈아 보며 천천히 말했다.“왼쪽은 너, 오른쪽은 나.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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