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음..아, 그거. 그냥.. ..뭐라해야 되나..그냥.. 너가 더 좋은 세상을 살았으면 해서.나랑 얽히지 않았더라면 너가 더 편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 생각을 가끔 하긴 해. 이런 이상..한 관계가 아니라, 남들처럼, 평범한 사람이랑, 평범하게. 주변 사람들의 축복도 받고. 가끔은 질투도 받으면서.”하연은 그 말을 듣고선, 한참을 가만히 지원만 바라봤다.그 눈빛 속엔 서운함, 따뜻함, 그리고 조금의 분노도 섞여있었다.“..난 언니랑 얽힌 인생이, 오빠 장례식장에서 언니가 잡은 손 떨쳐내지 않고 따라간 그때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 중에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이 생각은 아마 죽을 때까지, 절대 안 변할 거야. 다시 돌아간대도 언니가 내민 그 손을 놓치지 않고 꼭 잡을 거고.”순간, 지원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들었다.애써 자연스러운 척 고개를 하연의 반대로 돌리는 지원.하연은 서서히 지원에게 다가갔다.그리고 조심스럽게, 이마를 지원의 어깨에 기댔다.“언니는 나한텐, 처음으로 나도 조건없는 무제한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사람이야.단순히 내가 나이기 때문에, 나라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말이아.그게 이 세상 모두에게도 사랑인지 아닌지, 자기들끼리도 대립하는 세상 기준으론 몰라도..내 기준으론 난 적어도 그렇게 생각해. 사랑이라고. 의심할 여지가 없는.”바위에서 일어나 먼지를 툭툭, 터는 지원."..더 늦어지기 전에 올라가자."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지만, 목소리에 남은 구슬픈 물기는 하연도 알아차릴 정도였다.씨익, 웃는 하연."네!"둘은 나란히 산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산을 내려온 후, 근처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둘은 한동안 아무 말도 없이 창밖만 바라봤다.차창 너머, 은은하게 내리는 햇살.연분홍빛 벚꽃이 아닌 초록빛 나뭇잎이 흔들리는 계절.평범한 풍경 속에서, 지원은 커피를 마시다가 문득 말했다.“하연아.우리..앞으로도 계속 이런 날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