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나와 함께 소파에 앉아내가 그대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테레비 속 축구를 보며 웃을 때에도그대는 테레비 너머의 벽을 보았지난 홀로 웃다가 괜히 멋쩍어서그대에게 재밌지 않냐고 물었고그대는 그 벽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대강의 대답으로 나의 질문을 넘겼지나는 그러려니 했어뭐, 누구에게는 테레비 속 축구보다테레비 너머 벽이 더 흥미로울 수도 있으니까그게 우리의 일상이었지하지만 그날은 유독 심했어우리가 함께 밥을 먹을 때도,우리가 함께 커피를 마실 때도,우리가 함께 침대에 누울 때까지도그대는 그 벽만 바라보았잖아그래도 나는 참으려 했어우리의 대화가 단절되고우리의 시선이 마주치지 않고그대는 나와 생각을 맞추려 하지 않았지만나는 그런데도 참고, 또 참으려 했어하지만 그대는 선을 넘어버렸지나는 그대에게 도대체 왜 그러냐고 소리쳤고그대는 조용히 떨면서 울었지그리고는 말했어 저 벽 너머에는 무엇이 있냐고나는 그게 뭐가 중요한 거냐고 조용히 물었지또, 알고 싶냐고 물었어그대는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지나는 테레비를 옆으로 밀고더듬더듬 벽에 달린 손잡이를 찾았어실은 벽이 아닌 커다란 문이었지근데 고작 손잡이의 유무에 따라 벽과 문으로 나뉘는 것이라면굳이 벽과 문에 차이를 둬야 할까?아무튼 나는 벽인지 문인지를 열었고그대는 그 안에 채워진 그대들을 보고 소리를 질렀지나는 그대 전의 그대에게 사용한 망치를 들고그대의 머리칼을 잡고 그 안으로 들어갔지문을 닫고 보니자그마한 구멍이 뚫려있네그 구멍에 눈을 갖다 대보니피 흘리는 그대가 보여그래서 그대가 그랬나 봐다음 그대를 위해 이 구멍은 메꿔야겠어알려줘서 고마워이제는 그대들이 되어버린 그대여
Last Updated : 2026-04-06 Read more